세상 즐거움에 빠지는 것 경계한 기독교인, 극장 출입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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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즐거움에 빠지는 것 경계한 기독교인, 극장 출입도 반대
  • 이상규 교수
  • 승인 2021.04.13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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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초기 기독교 산책 (55)- 초기 기독교와 오락(4)

검투경기와 더불어 로마제국에서 행해지던 또 한 가지 오락은 극장 연극이었다. 연극은 일반적으로 기원전 6세기 경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 축제인 디오니소스제(祭)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오니소스는 올림포스 신들 중에서 유일하게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쾌락의 신이었다. 연극의 기원이 암시하듯이 연극은 이교적이고 음란하고 인간 쾌락의 추구였다. 고대 그리스에서 연극은 사실상 신께 바치는 제사였다. 이런 기원과 함께 그리스 아테네에 세워진 디오니소스 극장은 최초의 석조 극장으로 대략 1만7천여 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라고 한다. 그리스의 유명한 극작가가 아이스킬로스(Aeschylus), 소포클레스(Sophocles), 유리피데스(Euripides) 등인데 이들의 극은 다 신들의 이야기였다. 로마가 기원전 146년 그리스를 정복한 후 그리스 연극은 로마에 영향을 주었는데, 로마의 연극은 그리스의 것 보다 덜 종교적이었으나 음란하고 잔인한 내용이 중심을 이루었다. 로마인들은 기원전 3세기부터 연극 작품을 쓰고 공연했다고 한다. 기원전 55년에는 로마의 캄포 마르치오에 폼페이우스에 의해 돌로 지은 극장이 등장했는데, 2만 7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이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로마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극장은 기원전 11년에 완성된 캄피돌리움 광장 밑의 테베레 강쪽에 위치한 마루켈루스 극장인데, 1만 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이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치하(161~180)에서 건축가 제노가 지은 아스펜도스의 극장은 1만 2천명을 수용할 수 있었다. 이렇게 대형 극장이 건축되면서 로마제국 전역에 지어진 상설 극장만 125개에 달했다고 한다. 로마인 가운데 대표적인 극작가로는 세네카(Seneca), 플라우투스(Plautus), 테렌티우스(Terentiuce)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살고 있던 초기 기독교 신자들에게 있어서 연극 관람은 바람직한 일이었을까? 교회는 어떻게 가르쳤을까? 한마디로 교회는 세속적인 눈요기 혹은 구경꺼리(the Show)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연극만이 아니었다. 마차 경기나 검투사들의 경기에 대해서도 동일했다. 이런 입장을 보여준 대표적인 인물이 테르툴리아누스였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가려고 하는 하나님의 종들이여, 자신을 하나님께 온전히 드리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당신의 믿음의 상태, 진리에 대한 깊은 생각, 기독교적인 생활의 규칙이  어떠한지 부지런히 성찰해야 합니다. 그것은 무의식적으로든지 의도적으로든지 무지 때문에 죄를 짓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적인 즐거움이 주는 힘은 엄청납니다. 우리의 육신은 우리로 하여금 의식적으로 무지에 빠지는 길로 인도합니다. 그 길은 계속하여 그런 세상의 즐거움에 탐닉하게 하는 길입니다.”

터테르툴리아누스는 극장을 ‘악마의 집’이라고 불렀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믿음에서 멀어지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뿐 아니라 이 세상의 죄로 우리 자신을 더럽히기 때문이다.” 구경꾼으로 서커스나 연극을 보러가는 것은 세라피스(Serapis)의 신전에 제물을 바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인식이었다.

기독교인들의 극장 출입을 반대한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극 중에서 신들(gods)과 인간 간의 부도덕이 만연해 있었기 때문이다. 타티안(Tatian, c.120~173)은 “그들은 허세를 부리며 떠들썩하게 마시고, 품위 없는 몸짓을 한다. 당신의 아들과 딸들에게 무대 위에서 행해지는 간음을 따르게 한다”고 지적한다. 기독교 신앙을 풍자하는 연극도 있었는데, 이교도 배우인 게네시우스(Genesius)가 연기를 하던 중 죄를 깨닫게 된 사건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 그는 세례를 풍자적으로 모방하는 중 회심하는 역사가 일어난 것이다.

백석대 석좌교수·역사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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