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구단 영구결번 4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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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구단 영구결번 42 (2)
  • 이웅용 목사
  • 승인 2021.04.0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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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이웅용 목사의 스포츠로 읽는 선교 ②
이웅용 목사 / 국제스포츠선교사, 선교한국
이웅용 목사 / 국제스포츠선교사, 선교한국

‘재키 루즈벨트 로빈슨’은 1919년 1월 31일에 5남매의 막내로 태어났어요. 흑인으로 사는 게 지지리도 어려운 시대, 더 가혹한 지역, 왜 태어나서 사는지 모를 상황, 그 가운데 소작농이니 자식은 무조건 많이 낳아 노동력으로 삼는 분위기 아니었을까요.

말 그대로 당장 아무 것도 없고, 미래도 보이지 않는 집 같지 않나요? 그런데 이 상황에 재키의 아버지는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가버렸어요. 하여간 아버지가 나갔으니 청천병력 아닙니까. 이때가 재키가 생후 6개월 때였어요. 홀로 남은 재키 어머니와 5남매는 어떻게 했을까요? 좌절하며 분노하고 포기했을까요? 물론 무척이나 힘들었겠죠? 하지만 여기서 기막힌 도전이 이 집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재키의 어머니(말리 로빈슨)는 5남매와 조지아주에서 캘리포니아주로 이사합니다. 엄청납니다. 강인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당시 미국 사회는 인종 차별의 장벽이 컸죠. 흑인이면서 미혼모에 의해 양육되는 상황에, 신체적으로는 누구보다 강인했던 재키가 그 분노를 어디에 풀었겠어요. 재키는 폭력조직에 가담했고, 인종 갈등에서 비롯된 싸움에도 휘말렸어요(42 Faith, 에드 헨리 저). 그러나 재키의 이야기는 이런 종류의 신파에 그치지 않고 비상한 이야기로 전환됩니다. 그 원인은 ‘젊은 목사’와의 만남에서 비롯되었어요.

어느 날, 분노와 낙담을 쏟는 삶을 살던 재키에게 스콧 유나이티드 감리교회의 젊은 목사 ‘칼 에버릿 다운스’가 개입했어요. ‘재키, 갱단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않으면, 모든 운동 능력이 다 낭비될 거야.’ 칼은 재키의 내면을 움직였고 재키에게 아버지 같은 인물, 모델이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영향력을 겪지 못했던 그에게 칼 다운스가 멘토이자 모범이 된 게 아닐까 싶어요. 

칼과의 만남 이후 재키의 신체는 폭력이 아닌 운동의 탁월함을 갈고 닦는데 쓰였어요. 절망의 상황에 저항하던 도구였던 신체는 운동선수로서 탁월성을 연마하는 강인함으로 변모하게 된 거죠. 한 젊은 인격체가 불우한 환경을 뚫고 나가는 제일의 무기가 된 것입니다. 가족을 버린 생부처럼 불한당이 되어 가던 재키에게 칼 다운스라는 한 사람의 신앙이 영향력을 미쳤고, 그 영향력은 후에 더 큰 영향력의 물결을 이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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