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아침, 고통 당하는 이웃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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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아침, 고통 당하는 이웃을 생각하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04.05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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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4일 새벽 2021 부활절 예배로 모여
예배 순서 곳곳에 미얀마 민중 향한 관심 담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지난 4일 신내교회에서 부활절 새벽예배를 드렸다. 이날 예배는 소규모로 모였지만, 부활의 참 의미를 되새기며 국내외의 고통당하는 이웃들을 위한 순서들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지난 4일 신내교회에서 부활절 새벽예배를 드렸다. 이날 예배는 소규모로 모였지만, 부활의 참 의미를 되새기며 국내외의 고통당하는 이웃들을 위한 순서들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부활을 믿는 것은 전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고 전혀 다른 목표를 가지고 살고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는 것입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목사)가 지난 4일 서울시 중랑구 신내교회(담임:김광년 목사)에서 2021 부활절 새벽예배를 드렸다. ‘그리스도의 부활, 새로운 희망이라는 주제로 모인 이날 예배는 빛의 예식말씀의 예식’, ‘물의 예식’, ‘성찬의 예식’, ‘위탁과 파송5가지 순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말씀의 예식에서 설교를 맡은 교회협 교회일치위원장 육순종 목사는 복음서의 말씀을 보면 예수님과 함께했던 제자들조차도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았던 것을 볼 수 있다왜 그랬을까? 우선 상상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여성마리아의 증언이었기 때문이다. 막달라 마리아는 무려 일곱 귀신에 사로잡혀 고통의 삶을 살았던 사람이었고, 그것도 여성이었다. 제자들은 편견에 사로잡혀 마리아의 말을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육 목사는 이어 부활을 믿는 것은 전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고 전혀 다른 목표를 가지고 살고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전혀 다른 시선으로 세상과 이웃을 보는 것, 새로운 존재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를 만나 일곱 귀신에서 해방되어 새로운 존재가 되었던 마리아는 부활하신 예수를 알아보았으나, 옛사람 그대로, 낡은 질서에 묶여 있던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약자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해고 노동자들, 이주민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소리도 이제 그만하라며 외면한다. 인명 살상이 진행되는 미얀마의 아우성을 지구촌 강대국들은 깊이 귀담아듣지 않는다우리 안에 자리 잡은 편견, 자기중심주의가 부활의 소식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예배에서는 기장 직전 총회장 육순종 목사(교회협 교회일치위원장)가 말씀을 전했다.
예배에서는 기장 직전 총회장 육순종 목사(교회협 교회일치위원장)가 말씀을 전했다.

육 목사는 끝으로 우리 시대 가장 약한 곳, 가장 낮은 곳, 가장 아파하는 자리에 다른 모습으로 오시는 부활하는 주님을 바라보자면서 하나님께 돌이켜, 새로운 존재, 다른 모습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맞이하는 부활절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예배에서는 순서 곳곳에 불의한 폭력으로 인해 고통당하는 미얀마 시민들을 위한 염려와 관심이 담겼다. ‘부활의 증인순서에는 국내에 체류중인 미얀마 성공회의 데이비드 신부가 순서자로 참여했다. 그는 지금 미얀마에서는 불법적인 쿠데타로 어린이와 청소년, 아무 잘못도 없는 민간인들이 총에 맞아 죽어가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거리에서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와 인권, 생명을 위해 투쟁하는 미얀마에 부활의 빛을 비추어 달라고 기도하면서 이 부활의 새벽에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국민들의 자유와 인권의 가치가 존중되는 그 날이 올 것을 바라본다고 말했다. 이밖에 부활의 증인으로는 세월호 가족기후위기 비상행동 공동대표’, ‘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등이 참여했다.

한편 예배 현장에는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최소 인원만 참석했다. 예배를 통해 모인 헌금은 미얀마 민주화와 평화를 위한 연대의 마음으로 미얀마 기독교인들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교회협 총무 이홍정 목사는 혼돈과 무질서 속에 맞이하는 2021 부활절에, 그리스도의 수난 당하시는 사랑과 부활의 영성으로 국적과 인종, 종교와 이념, 성별과 세대의 차이를 넘어서서, 혐오와 차별이 아닌 환대와 연대의 정신으로, 가장 고통 당하는 이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랑을 실천하는 한국교회가 되자고 권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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