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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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즐거움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1.03.2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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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147)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코로나 장기화가 우리 모두의 마음을 힘들게 만드는 요즘이고,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요즘 뭐 크게 웃을 일 있나 싶을 정도로 침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에는 봄의 새싹이 아직 나 살아 있어요~” 하며 땅을 뚫고 튀어 나오는 것처럼, 작은 움직임들이 있습니다.

교회 화단 테두리가 나무로 되어 있는데 그게 몇 년 됐더니 썩기 시작한 겁니다. 이걸 보고 조경부 박경수 조장님과 조원들이 평균 5Kg이 넘는 돌들을 트럭 두 대에 사갖고 와서 테두리 나무를 돌로 싹 변신시켜 버리더니, 이참에 묘목들도 농원에서 사다가 교회를 꽃나무로 덮어 버렸습니다,

미세먼지도 있고 아직 날씨가 다 풀린 것도 아닌데도, 어떤 성도는 돌을 잘 다루는 남편을 데리고 오기도, 어린 자녀들도 데리고 와 교회에서 놀게 합니다. 10여 명 넘게 모여 일하는 모습들 얼굴엔 거침없는 즐거움들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5월 창립기념주일에 나무 도마(트레이)를 기념품으로 준비하고 있는 브라더스’(각자 자기 직업이 있으면서 교회에 힘든 일이 있으면 감당해 주는 팀) 형제들은 평일 저녁 퇴근 후에는 교회에서 일하는 시간입니다.

현대백화점에 갔더니 나무 도마가 삼십 만원이라 적혀 있어서 깜짝 놀랐었는데요. 제 친구 목사님이 우리 교회가 트레이 만든다는 걸 알고, 인천 청라에 있는 나무 공방이 있어 들어가 봤더니 나무 도마가 이십칠 만원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연락이 왔었구요.

그 말을 들은 브라더스팀은 목사님~~! 그건 인건비 포함이구요. 우리가 직접 통나무 사서 만들면 능히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니까, 걱정 하지마세요하고 퇴근 후 나무 먼지를 뒤집어쓰며 열 일 중입니다, 때론 짜장면 한 그릇이 저녁이지만, 기쁘게 일하고 있는 그 얼굴 얼굴들은 거침없는 즐거움들이 묻어나고 있구요.


한 달에 한번 독거노인들 거의 40여분 반찬을 만들어 주는 지역사회봉사팀이 있거든요. 그 계절에 나오는 식재료들을 사용해서 어르신들을 섬기는데요. 그 비용도 헌신하는 분들 대부분이 감당하고 있습니다. 바로 어제가 그 음식을 만드는 날이었구요.

식당에 들어가 봤더니 음식 만드는 것도 다 분업이 되어 있더라구요. 나이가 어린 사람들은 파, 마늘 다듬는 정도구요. 그래도 가정주부 연륜이 어느 정도 돼야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듯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받는 기쁨도 있지만, 사실 주는 기쁨은 기쁨이 배가 되기도 하지 않습니까? 모두의 얼굴엔 기쁨이 가득, 그리고 참으로 오랜만에 주방이 들썩들썩했습니다.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하고, 다듬고, 만드는 그 얼굴 얼굴들은 거침없는 즐거움들이 가득했었습니다.


어디 숨어 이상한 짓 할 땐 그런 표정들이 도저히 나올 수 없을 겁니다. 어쩌면 그런 거침없는 즐거움의 표정이 바로 예수님 믿는 표정 아닐까 생각도 들더라니까요.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세상 사람 모두에게 24시간을 공평하게 허락해 주셨는데요. 그 시간을 사용하는 건 각자의 마음이기도 하구요. 주님이 허락하신 각자의 방법으로 생업에 매달려 살아가는 우리들이 주님이 원하시는 섬김의 그 자리에 있을 때 거침없는 즐거움의 모습을 가질 수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드는 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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