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가지 않아도 외국인 친구 ‘해시태그(#)’ 찾아 복음 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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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가지 않아도 외국인 친구 ‘해시태그(#)’ 찾아 복음 전해요”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1.03.22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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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적 세계관이 흔들린다 – 5(끝). 크리스천 청년들의 선교관

“개인화된 신앙”, 청년선교 위축 야기
복음 전도의 방향과 모습 다양해져
SNS, 청년 전도를 위한 ‘기회의 문’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전망으로 미래학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 대변혁에 대해 경고한다. 청년선교의 영역도 마찬가지다. 청년 복음화율 3%. 바닥에 가까운 청년 복음화율은 어느새 이 시대 청년들이 ‘미전도 종족화’되어 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에 청년층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높은 실업률과 고용난 속에서 어려움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선교적 관점과 사명을 심어주는 일도 쉽지 않다.

장기적인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예배가 일상이 되면서 청년들의 신앙도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 교회연구소(소장:정재영 교수)가 기독 청년남녀(19세부터 39세 이하)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청년들 3명 중 1명은 신앙심이 약해졌다고 응답했다. 신앙생활의 질적인 변화를 묻는 질문에 ‘약해졌다’는 응답이 34.3%, ‘비슷하다’가 41.9%, ‘깊어졌다’는 12.4%였다. 청년 전도와 선교에 대한 관점의 변화와 새로운 시도 없이는 한국교회 청년의 미래를 답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청년들의 신앙이 점점 개인화되고 있지만, 코로나 시대 온라인을 통한 청년 선교영역의 확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 

개인화된 ‘신앙’, 선교관심 줄어

캠퍼스에서 10년 넘게 대학생 선교운동을 해온 CCC(한국대학생선교회) 제천지구 대표 김성중 간사(39)는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캠퍼스 선교사역이 전무후무한 위기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캠퍼스 수업은 온라인 강의를 비롯한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됐고 교회도 문을 닫았다. 이 상황에서 학생들을 접촉하기도 어려웠거니와 기존에 가입된 청년들을 대상으로 선교훈련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특히 코로나19의 교회발 확산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잇따라 나오면서 캠퍼스 선교활동도 큰 난항을 겪었다. 김 간사는 “코로나 사태로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자 학생들은 전도하면서 적대적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직접적인 복음 전도는 자연스럽게 위축될 수밖에 없었고 함께 모여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기에, 대부분의 훈련이 온라인과 줌미팅으로 대체됐다”고 말했다.

현 청년세대의 달라진 선교문화도 짚었다. 그는 “누군가에게 복음을 전하기보다 자신만 신앙생활을 하면 잘된다고 인식이 대다수 기독 청년들에게 퍼져있다. 또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기를 꺼려하고, 누군가에게 공격당하는 것도 굉장히 불편해한다. 과거처럼 ‘4영리’를 통해 현장에서 영접기도까지 시키며 직접적으로 전도하는 활동은 거의 줄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기독 청년들의 전도방법도 달라지고 있다. 김성중 간사는 “과거엔 직접적이고 과격한 방법으로 복음을 전했다면, 기독 청년들이 SNS와 온라인을 활용해 사람을 만나고 복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대에 맞는 전도방법을 찾고 고민하는 청년들이 있다는 것은 희망적”이라며, “척박한 선교환경 속에서도 온라인을 통해 불신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이 있기에 위로가 된다”고 밝혔다.

“온라인 시대, 선교의 확장 기대”

코로나가 불러온 온라인 시대가 오히려 시공간의 물리적 거리를 초월해 청년들의 선교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20년 동안 청년선교 현장에서 활동해온 청년사역연구소 이상갑 목사(산본교회)는 “교회에 대한 신뢰가 낮고 전도에 대한 반감이 커진 상황에서 직접적 전도는 어려워졌지만, SNS는 이 시대 새로운 선교적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기독교인으로 세상 속에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는 일상을 자연스럽게 SNS를 통해 나누는 것도 선교”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일상과 일터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경험하는 기쁨과 평안, 감사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것이 이 시대 가장 효과적 전도방법”이라며, “바울시대에서는 서신을 통해 복음을 전했다면, 우리 시대 복음을 전하는 서신으로 SNS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올해 초 CCC에서 첫 시도한 ‘온라인 단기선교’는 청년선교의 영역을 크게 확장했다고 평가할만 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해외 단기선교가 어려워지면서 대학생 청년들이 선교의 비전과 열정을 잃지 않기 위해 온라인 단기선교를 신청한 것이다. 온라인 단기선교는 △삿포로 △필리핀 △소아시아 △코스타리카 △K국 등을 대상으로 올해 1~2월 1주일간 진행됐다.

조민구 간사(수원 CCC 선교담당)는 “코로나 시대에도 청년들의 선교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이어지기 위해 SNS를 활용한 선교방법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SNS를 통해 단기선교를 홍보하고 학생들을 모집했다. 온라인 줌미팅을 통해 한국어교실, 온라인 땅 밟기 기도, 선교사 간증 등을 주요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면서 해외의 친구들과도 연결해 선교의 비전과 열정을 공유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밝혔다.

실제적인 예로 그는 “필리핀 선교에 참여한 한국팀 학생들은 직접 현지학생과 관계를 맺기 위해 SNS에 직접 글을 올렸고, 해시태그를 단 학생들을 추적해서 채팅 대화를 시도하고 복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조 간사는 “현지의 소통기간도 짧고 구체적 필요를 체우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고 온라인 단기성교의 성과를 평가했다.

‘삶으로’ 복음 전하는 청년 기대

직접적인 복음 전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희망이 있다면 시대에 맞는 전도의 방법을 고민하고 관계를 맺으려 애쓰는 청년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서동주 씨(37)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온라인 동호회에 가입해 취미활동을 하면서 지속적인 관계를 맺기와 복음전도를 하고 있다.

서 씨는 “처음에는 익명의 누군가를 만난다는 게 다소 불편하고 걱정도 됐지만 같은 취미생활을 하며 맺어진 관계라 공감도 잘되고 소통도 쉬웠다. 처음 관계의 장벽이 무너지니 이후에 자연스럽게 예수님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은 교회에서 진행하는 양육 교재를 나누고 있고, 지난주엔 교회에 와서 함께 예배도 드렸다”면서 “비대면 시대에 이렇게 맺어진 영혼과의 만남이 너무 귀하다”고 밝혔다.

이렇듯 코로나 시대는 청년선교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청년들이 대면해 복음을 전하기가 쉽지 않고, 해외선교도 어려운 상황에서 일터와 일상에서 ‘선교적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

이상갑 목사는 “선교적 삶은 그리스도인이 ‘저 사람 참 좋은 신앙인이야’라는 말을 듣기 이전에 ‘참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신앙인 개개인이 먼저 그리스도의 편지요 향기가 되어서 ‘선교적 미셔널 라이프’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외선교가 어려워진 현 상황에서 캠퍼스에 있는 타문화권의 외국인 학생들을 섬기고 복음을 전파하는 것도 선교임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굳이 해외선교를 나가지 않아도 한국에 유학생 근로자를 섬기는 것 자체가 선교라고 본다. 크리스천 청년들이 이들을 환대하고, 그들을 정말 좋은 이웃으로 섬긴다면 복음의 능력이 그들에게도 역사할 것”이라며, “청년들이 일터와 일상 속에서 어떻게 선교적 삶을 살아갈까 고민한다면, 어쩌면 우리는 코로나가 불러온 이 시대에 과거보다 더 많은 선교적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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