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지켜온 여성목사 노회 임원의 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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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지켜온 여성목사 노회 임원의 길 열렸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1.03.1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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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위서 정치국이 올린 여성 목사 구제안 통과
지난 9일, 분평교회 분쟁 건 화해조정위로 넘겨
지난 9일 열린 총회 실행위원회는 예수 생명의 공동체로 화해와 협력의 다양한 결과물이 도출됐다. 화해조정안과 여성 목사 구제, 회의록 수정 등이 모두 원만히 처리됐다.
지난 9일 열린 총회 실행위원회는 예수 생명의 공동체로 화해와 협력의 다양한 결과물이 도출됐다. 화해조정안과 여성 목사 구제, 회의록 수정 등이 모두 원만히 처리됐다.

여성안수가 통과되기까지 총회와 함께 동고동락해온 여성목사에 대한 구제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여성목사 안수가 시행되기 전 여 조사나 강도사로 담임목회를 했던 여성목사들은 경력을 인정받아 노회 임원의 자격을 얻게 됐다. 

또한 재판 전 화해조정을 거치는 헌법에 따라 충북노회 분평교회 갈등이 화해조정위원회로 넘어갔다. 분평교회 사건은 충북노회 재판을 거친 사안이지만 실행위원들의 결의에 따라 화해조정을 권고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총회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내용은 지난 9일 열린 제43-2차 정기실행위원회에서 다뤄졌으며 ‘예수 생명의 공동체’로 백석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결정이었다. 

총회장 장종현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실행위는 총회 역사로 남는 회의록과 감사보고서를 원만히 수정하여 보고했으며 덕스러운 용어를 사용하여 내용을 순화시켜 실행위원들의 허락을 받았다. 

부활절을 앞두고 진행되는 ‘생명나눔 헌혈운동’도 실행위 결의로 통과됐다. 따라서 오는 3월 29일부터 전국 거점교회에서 헌혈운동이 시작된다. 헌혈운동TF본부장 이승수 목사는 “개혁주의생명신학 나눔운동의 정신을 살려 전국교회가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하며 헌혈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진행상황을 보고했다. 

교육국장 유영삼 목사도 오는 22일 강도사 합격자 연수교육을 시작으로 총회 산하 주요 교육이 진행됨을 설명하며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오는 4월 둘째 주로 예정된 봄 정기노회는 임원이 교체되는 인사노회로, 사무총장 김종명 목사는 “노회를 마치면 신임원 명단, 교세현황, 회계, 총대보고 등 총회로 주요 보고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노회에서 선출된 신임원들은 교육국 주관 노회 신임원 워크숍에 참여해야 한다. 

세계선교위원장 임인기 목사는 “이번 정기노회에서 세계선교위 이사를 파송해달라”며 “세계 선교는 모든 노회가 함께 이루어 가야 할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장기화로 고립된 선교사를 돕기위한 운동을 진행중이며 총 100가정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실행위에서는 건전한 개혁주의신학을 표방하는 장로교단이 신학교육 위탁을 요청할 경우 총회와 MOU를 체결하여 교단 신학교에 위탁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회의에 앞서 드린 예배에서 말씀을 전한 총회장 장종현 목사는 “실행위원들이 먼저 희생하고 봉사하고, 섬김으로서 신앙의 인격과 믿음의 뿌리를 든든히 내려가길 바란다”면서 “백석 공동체는 성령으로 묶여야 하며 영적으로 승리하는 백석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목사 구제안 의미 
여성 목사 경력 인정의 건은 정치국에서 실행위원회에 올렸다. 총회에서 여성안수가 통과된 것은 지난 2009년. 노회 수의를 거쳐 여성안수가 시행된 해가 2011년으로 올해 꼭 10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여성안수 헌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여교역자연합회를 중심으로 목회활동을 해온 여강도사(조사)들이 여성도 안수를 받도록 허락해달라는 여론을 조성했고, 2003년 21세기발전위원회(위원장:최낙중 목사)가 여성안수를 헌의하면서 처음 공식적으로 다뤄졌다. 

당초 분위기는 상당히 긍정적이었으나 막상 총회가 시작되자 “시기상조”라는 다수의 의견으로 표결도 하지 못한 채 기각됐다. 이듬해에는 표결로 이어졌다. 다만 의결에 50표가 모자라 부결됐다. 이후 거의 해마다 총회 안건으로 올라온 여성안수 문제는 여교역자들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통과까지 약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목사안수를 받기 위해 교단을 떠난 여강도사들이 상당수였다. 여교역자연합회는 좋은 인재를 다 빼앗긴다며 여성안수를 통과시켜달라고 호소했지만 높은 벽을 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2011년 헌법에 ‘여성 목사도 남성에 준한다’는 조항을 삽입되고서야 백석총회는 여성목사를 배출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백석에 대한 사랑과 충성심으로 버텨온 여성목사들에게 문제가 발생했다. 2013년 교단 통합 이후 가입자들 가운데 여성목사들은 타 교단 안수 경력을 그대로 인정받은 것. 백석에서 10년 넘게 강도사로 시무하며 여성안수만 기다렸던 백석 출신 여 목사들은 2011년 이후 첫 노회에서 안수를 받아 2021년이 된 지금도 목회 경력을 10년 밖에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노회나 총회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15년의 목회 경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작 백석 출신 여 목사들은 자격을 얻지 못했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총회 정치국에서는 “법보다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라며 실행위원회에 구제안을 상정했고, 실행위원들은 만장일치 박수로 이 안건을 통과시켰다. 다만 이미 정년을 넘긴 여 목사들이 상당수이고, 여조사나 강도사로 사역할 당시 담임목회를 한 사람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실제 대상자는 20명 안팎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안수 통과까지 오랜 시간 교단을 떠나지 않고 ‘백석’ 정체성을 고수해온 여 목사들은 이번 실행위 구제안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다. 

한 여 목회자는 “늦었지만 총회에 대한 사랑과 충성심이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지금이라도 노회를 위해, 총회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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