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단 영구결번 4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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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구단 영구결번 42 (1)
  • 이웅용 목사
  • 승인 2021.03.11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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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이웅용 목사의 스포츠로 읽는 선교 ①

‘어,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투수) 등번호가 바뀌었나? 왜 42번이지, 원래 99번인데!’

2020년 8월 28일 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 경기를 시청하다 의문이 들었어요. 류현진 선수가 99번 대신 42번을 달고 나왔기 때문이죠. 이유가 너무 궁금해 검색을 했어요. 그 날, 등번호 42번이 메이저리그 전 구단이 결정한 유일한 영구결번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1-2 팀의 영구결번도 아니고 30개 팀 전체 영구결번이라니! 도대체 42번이 어떤 선수였길래 전 구단이 영구결번을 했을까 궁금해 졌어요.

등번호 42번. 200년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1903년 설립)에서 유일한 전구단 영구결번. 주인공은 바로 브룩클린 다저스(LA 다저스 전신)의 재키 로빈슨(이하 재키)이에요. 흔히 야구를 기록 스포츠라고 하는 데요. 타율, 출루율, 장타율 등 온통 통계로 가득한데요. 재키도 기록이 훌륭하고 수상도 엄청났어요(1947 MLB 신인왕, 1949 NL 타격왕, 1949 NL MVP, 1947/1949 NL 도루왕, 1949 NL MVP, 1949-1954 NL 올스타 6회, 1955 WS 우승).

그러나 이 정도 기록은 200년 넘는 역사의 메이저리그에 이미 많아요. 루 게릭, 베이브 루스, 행크 아론 등 더 뛰어난 기록의 전설도 수두룩하고요. 그들의 기록과 비교하면 다소 평범한 재키를 대체 왜 전구단 영구결번이었을까요? 바로 그가 메이저리그 첫 흑인 선수였기 때문이에요. 재키가 데뷔한 시절은 지금보다 더 대단한 백인 중심 사회였고, 특별히 야구는 백인의 상징과 같은 스포츠였어요. 그 현장에 한 흑인이 나타난 거예요.

1947년에 28살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재키는 선수 시절 내내 편파판정, 상대팀의 비난과 폭력, 동료로부터 외면과 같은 부침을 엄청나게 겪었어요. 그의 선수 생활 초반 3년을 다룬 영화 42를 보면, 브랜치 리키 단장(해리슨 포드 역)은 운동 능력이 탁월한 수준의 흑인 선수가 아닌 야구 전반을 바꿀 배짱(Guts)을 가진 선수가 되어 달라고 합니다. 재키(채드윅 보스만 역, 영화 블랙팬서 주인공)는 응답했고 모진 시간에도 용기를 내며 상황을 자신의 편으로 서서히 돌려세웁니다. 영화는 브랜치 리키 단장, 재키의 아내 레이첼, 동료 선수의 지지로부터 재키가 힘을 얻는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재키가 이룩한 성과는 정말 대단하지만, 영화와 기록 영상에서 보인 그의 정신력(강철 멘탈)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1947년 유색인종을 향한 험한 차별 비하의 시기를 왜 그는 마주한 것 일까요? 어떻게 그가 이겨낼 수 있었던 걸까요? 개인의 성공을 향한 집념과 성취만으로 재키가 전구단 영구결번 될 정도로 기억된 것 일까요? 과연 그를 기억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야기가 길어 졌네요. 이번은 여기서 줄이고, 다음 글에서 개인의 성공을 넘어 재키가 미친 사회적 영향력을 다뤄 볼게요. 더 나아가 그의 내면을 형성한 정신력이 과연 어디에서 온 것인가를 신앙의 관점에서 더 다뤄 볼까 해요. 이 글이 읽는 독자들께 재미와 도움이 되길 바라며 다음 편도 꾹꾹 눌러 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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