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변화 된 한국 신학, 츠빙글리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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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변화 된 한국 신학, 츠빙글리에 답이 있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03.02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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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교수, 신간 ‘츠빙글리를 읽다’ 펴내
원전 직접 번역하며 개혁신학의 뿌리 조명
백석대 부총장을 지낸 주도홍 교수가 최근 신작 ‘개혁신학의 뿌리, 츠빙글리를 읽다’를 펴냈다. 주 교수는 “위기를 만난 한국교회에게 츠빙글리가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백석대 부총장을 지낸 주도홍 교수가 최근 신작 ‘개혁신학의 뿌리, 츠빙글리를 읽다’를 펴냈다. 주 교수는 “위기를 만난 한국교회에게 츠빙글리가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지난 2년여 간 본지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를 연재해 온 주도홍 교수(전 백석대 부총장, 총신대 초빙교수)가 신작 ‘개혁신학의 뿌리, 츠빙글리를 읽다’(세움북스)를 펴냈다. 

최근 주 교수를 만나 그가 주목해 온 ‘츠빙글리’와 신간에 대해, 은퇴 후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7년 한국교회가 루터를 기준으로 한 종교개혁 500주년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에도, 개혁교회가 기억해야 할 종교개혁의 아버지 ‘츠빙글리’에 천착해 온 그의 연구 성과가 신간에 오롯이 담겼다.

한국교회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츠빙글리의 사상을 1차 자료, 즉 원전에 기대서 소개한 점이 책의 특징이다. 주 교수는 “은퇴 2년차였던 지난해 예상 밖의 코로나 팬데믹을 만나 계획이 다 깨졌다. 그 대신 책을 쓸 수 있었다”며 “2천~3천 페이지의 츠빙글리 전집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책 속의 본문은 대부분 스스로 번역하여 인용한 것들”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주 교수는 “하나님께서 정년의 끝자락에 주신 츠빙글리를 더 깊게 만나게 하셨다”며 “440페이지 분량의 책이 열매로 나왔다. 출간 이후 좋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어 더욱 감사하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그간 한국교회에서 츠빙글리를 ‘종교개혁사’의 일부분으로만 치부해온 점을 거듭 안타까워하면서 루터와 칼뱅 못지않게 츠빙글리가 오늘날 한국교회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갈 길을 잃은 위기의 한국교회 앞에 ‘성령의 역사’, ‘공적 신학’, ‘복음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던 츠빙글리를 따라가면 신앙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것. 주 교수의 이야기를 듣는데, 츠빙글리의 신학이 예장 백석 교단이 주창하는 ‘개혁주의 생명신학’과 맞닿아 있다는 인상도 받았다.

“한국교회의 신학이 이지적으로, 지성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그 결과 교회는 위기를 만나고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부흥이 되지 않습니다. 스콜라주의를 공격하면서도 ‘학교의 신학’인 지성주의 중심으로 신학이 흐릅니다. 이게 반드시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성령에 대한 강조가 약해졌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심지어 순복음교단조차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츠빙글리는 성령과 공적신학을 강조했습니다. 동시에 지성적인 측면도 강했습니다. 에라스무스의 추종자로서 논리적이었지요. 그런 점에서 볼 때 츠빙글리는 개혁신학의 뿌리로서 한국교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밖에 츠빙글리는 당시 개혁의 대부로서 성도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주 교수는 “츠빙글리는 교회의 삶과 성도의 삶, 거기에 심지어 목회자의 세금 문제, 전쟁 참여의 문제, 예전과 예배의 모범, 유아세례의 문제, 성찬식의 문제까지 구체적으로 소개했다”며 “그런 내용들이 모두 책 속에 잘 정리돼 있다”고 말했다.

츠빙글리의 삶의 족적을 따라가다 보면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힌트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 교수는 “츠빙글리는 페스트에 걸려 생사의 전환점을 지나며 하나님의 은혜를 느끼고 ‘살려 달라’고 빌었다. 그리고 살아난 뒤 종교개혁의 소명을 가지고 성령 충만한 개혁자가 됐다”며 “개혁신학이 지금 위기를 만났다. 같은 개혁신학의 후예임에도 어떤 교회는 너무 세상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성령에는 무관심하다. 반면에 어떤 교회 누구는 너무 기도만, 성령만 강조하고 세상에는 무관심하다. 개혁신학의 뿌리인 츠빙글리는 성령신학과 동시에 공공신학을 이야기했다. 뿌리로 가면 21세기 한국교회(장로교회)가 나갈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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