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환경오염이 낳은 코로나19…생태적 영성으로 창조세계 회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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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환경오염이 낳은 코로나19…생태적 영성으로 창조세계 회복하길”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1.02.0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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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자 (끝) 환경위기 시대,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

지난해 우리는 코로나19는 물론, 살인적인 폭염과 장마 등 극한의 삼중고를 겪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모두가 우연의 일치가 아닌 환경위기에 따른 예견된 징후라고 경고한다. 사람의 이기심이 빚어낸 무분별한 자연 훼손에 따른 뼈아픈 대가라는 것. 지금부터라도 지구를 살리기 위한 노력들이 적극적으로 수반되지 않는다면 언젠가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인류는 또 다른 전염병 및 기후변화의 위협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건, 팬데믹 사태를 계기로 현대인들의 환경 감수성이 높아진 사실이다. 1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19 사태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온몸으로 절감한 국민들이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과 동참 의지를 키워가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보전해야 할 그리스도인들의 사명은 더욱 무거워졌다. 이제라도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말씀을 본받아 이 땅에 생명의 번영을 구현하도록 다 같이 힘과 지혜를 모을 때다.


코로나19, 환경오염이 낳은 괴물
201912월 중국 우한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확산된 코로나19는 박쥐나 천갑산 등 식용으로 쓰이던 야생동물 속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아온 인수공통 전염병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발생 원인에 대해 과학자들은 기후위기와 생태계 파괴라고 입을 모은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무리한 산업화로 삼림 등 서식처가 파괴되고 지구온난화 등 기상이변이 초래되면서 감염병 발생과 전파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결국 코로나19는 그동안 인간이 구축해온 반생태적 문명이 얼마나 큰 재앙을 초래했는지 깨닫게 만든 촉매제가 됐다.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사회경제 활동이 줄어들자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고 미세먼지가 감축되는 등 지구촌 환경이 회복되는 역설적 현상은 이를 반증한다. 실제로 코로나19 때문에 관광객이 급감한 베네치아 운하에서는 60년 만에 처음으로 물고기 떼가 등장했다니 참 웃픈소식이다. 인간의 움직임이 멈추자 지구가 깨끗해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삶의 양식이 본질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망가진 자연을 되돌리기란 한참 역부족이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배달·포장을 위한 일회용 자재 소비는 급증했고 그만큼 쓰레기도 어마어마하게 배출됐다. 더불어숲동산교회 이도영 목사는 저서 코로나19 이후 시대와 한국교회의 과제를 통해 코로나19는 환경 위기에 대한 안이한 대응이 불러온 파국적 결과이자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반면교사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그동안 성장과 발전에만 주력했던 우리의 탐욕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 작금의 상황은 주님이 지으신 피조세계를 경시해온 데 대한 강력한 경고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꾀해야 한다. 이제라도 더불어 살아가는 생태 친화적 세계관을 갖지 못한다면 또 다른 변종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출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피부로 체감하는 환경오염 실태
물론 이미 익숙하고 편리해진 생활을 포기하기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선 공조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분위기다. 특히 신 기후체제가 공식 출범한 2021년 녹색국가·녹색사회 조성이 만국 공통의 과제로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을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경제부양과 디지털 정책이 연관된 한국판 그린뉴딜이 발표됐다. 친환경 산업 육성, 재생에너지 생산, 스마트 리모델링 등에 대한 활발한 투자로 침체된 경기를 함께 살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플라스틱 사용에도 세금을 적용하자는 환경개선 부담금 확대 등도 논의되고 있다. 강제성을 띈, 엄격한 규제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신간 트렌드 2021 모니터생활 속,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피부로 체감하면서 일회용품을 쓸 때 죄책감을 느끼는 등 소비자들의 책임의식이 커졌다. 환경이슈는 글로벌 의제라는 거대 담론에서 벗어나 일상의 문제로 자리 잡은 것이라며 이제는 공공기관과 기업의 환경 관련 정책도 재점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상보다 더 높은 도덕적·윤리적 잣대를 적용 받는 크리스천들의 어깨도 한층 무거워졌다. 더욱이 코로나19를 비롯해 식량난 등을 양산한 환경오염의 피해가 빈곤층과 노인·장애인, 그리고 저개발국가에 집중되는 실정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당장 인도나 아프리카 빈민가만 살펴봐도 손 씻을 물은커녕 식수 확보조차 힘들고 사회적거리두기도 사치에 불과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 김정형 교수는 코로나19는 약자들에게 닥친 위험이 지구촌 전체를 어렵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열악한 처지에 내몰린 이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더불어 공존하는 삶을 만드는 게 크리스천의 책무다. 이 땅을 풍성케 하시려는 하나님의 거룩한 부르심에 응답해 정의를 실현해내야 한다고 전했다.


일상에서 지키는 녹색 습관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푸르른 세상을 구현할 구체적 방안은 무엇일까. 오랫동안 기독교의 생태 리더십을 설파해온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유미호 소장은 일찍이 녹색교회 십계명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는 환경주일 지키기 창조세계 보전을 위한 설교 신음하는 피조물 위해 기도하기 전담 부서 설치 관련 예산 책정 환경 교육 진행 불필요한 행사 줄이기 중고품 재활용품 애용 냉난방 절제 지역교회 간 연계 등이 포함된다.

그런데 이 같은 녹색교회는 우리들의 상상 속에만 존재지 않는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실제로 지난 수년간 생태계 복원에 힘쓴 녹색교회들을 선정해 수상을 이어왔다. 이들 교회는 매년 환경주일예배를 드리는 것은 물론 연중 설교 및 교육을 통해 성도들에게 환경 살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정기적으로 주보 없는 주일’ ‘전기 없는 주간등을 자체적으로 정해 적약을 실천하는 등 환경선교에 앞장서고 있다.

그런가 하면 개인이 생활 속에서 이행할 수 있는 작은 습관들도 눈여겨볼만 한다. 유미호 소장이 제시한 녹색기독인 십계명에는 일회용품 쓰지 말기 대중교통 이용 합성세제 지양 중고용품 애용 ·전기 아껴 쓰기 육식 대신 채식하기 소비 광고에 한 눈 팔지 말기 시간에 쫓기지 말고 안식일 준수하기 작고 단순하고 불편한 것 추구하기 십자가 정신으로 가난한 이웃돕기 등이 담겼다.

유미호 소장은 쉬운 것부터 하나씩 지켜나간다면 어느새 모든 사항을 지키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지금 우리는 생명의 인지, 죽음의 인지를 선택할 기로에 서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코로나19보다 더욱 심각한 지구촌 환경위기 앞에 우리는 다소 불편하고 고통스럽고 조금 느릴지라도 나 자신과 이웃,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삶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여기서 더 늦으면 돌이킬 기회조차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다음세대에 생태적 영성물려줘야
한편 개교회들 혹은 시민들의 각자도생이 아닌, 기독교 안 연대의 당위성도 제기된다. 그래도 최근에는 교계 안에서도 기후위기 녹색교회 비상행동’ ‘기독교 기후위기 비상행동등 여러 연합단체들이 속속 발족했다. 이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환경 이슈에 대한 인식 전환 및 대안 제시를 넘어서 한국교회에 공동 기도문 등이 담긴 자료집을 배포하고, 법과 정책이 제정될 수 있게 촉구하는 역할까지 감당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다음세대를 위한 환경교육의 틀을 마련하는 일도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현재 전담인력이 배치된 교회는 거의 전무하고, 담당자가 있어도 자주 바뀌어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을뿐더러 딱딱한 내용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이 한계라고 지적한다. 이에 신학교 커리큘럼에 환경목회를 추가하고 교단 차원에서 지도자를 양성할 것과 각 교회마다 환경위원회를 둘 것. 무엇보다 먹을거리 등 다양한 주제를 접목시킨 교육 등이 제안된다.

신간 비대면 시대 새로운 교회를 상상하다에서 연세대학교 이성호 교수는 한국교회는 현 사태에 비상한 각오를 갖고 새로운 목회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려면 생태적 영성을 지녀야 한다성경이 말하는 구원은 생태계까지 포괄하는 총체적 개념이다. 개인과 공동체, 사회뿐만 아니라 지구와 우주 등 모든 차원의 회복을 말한다. 피조물들과의 깊은 사귐으로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지는 생태적 영성으로 생명이 풍성한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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