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계륵, ‘어린아이 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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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계륵, ‘어린아이 신자’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1.02.02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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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141)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담임목사.

“목사님~ 저는 한번 한다 하면 하는 사람이에요~”

자신 있게 말하는 성도가 가끔 보입니다. 그분들은 자신이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확신시키기 위해 말하지만, 대부분 여유가 없는 사람이거나, 편협한 부분이 있거나 자기 생각만 고집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어린아이의 특징을 사도 바울은 말하는 것, 깨닫는 것, 생각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는데요.

첫째 어린아이의 말은 누군가를 격려하고 위로하고 배려하는 말이 아니라 주로 보채고 칭얼거리고 무의미하고 자기만 생각하고 내뱉는 말이 대부분입니다.

제 친구 목사님 교회 장로님과 권사님이 주일예배 후 로비에서 누가 보든 말든 싸웠답니다. 평소에도 서로 감정이 안 좋은 분들이기도 했지만, 그 주일은 더 했다죠.

“야~ 네가 장로냐? 나는 너를 장로라고 한번도 생각했던 적이 없어~”
“야~~ 그런 너는 권사야? 권사가 뭐 그래. 나도 너를 권사라고 생각 안해~”

아이고~ 창피해 죽겠더라구요. 새신자들도 그 주일 꽤 왔고, 초신자들도 있는데 장로님과 권사님이 로비에서 그렇게 싸움을 한다는 게 말이 되기나 해요? 말이 안 되지만, 어린아이 신자는 그런 거 상관 안합니다. 자기 생각만 옳은 말이거든요. 남을 배려하거나, 상황에 맞는 말을 하지 못합니다.

둘째 어린아이의 깨달음은 지혜나 상식이 통하지 않고 수준이 낮습니다.

자기는 똑똑하게 깨달은 어떤 것을 말한다고 해도 옆에 있는 사람들은 불편합니다. 어떤 모임이든, 그 어린아이 성도가 말하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힘듭니다. 그 말에 동의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럼에도 어쩌면 그 성도가 나이가 많거나, 교회 직분이 있거나, 교회에 오래 다녀서 그분에게 뭐라 하지 못하지만 늘 불편하고 버거운 존재입니다. 그는 어린아이 성도거든요.

셋째 생각이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입니다.

사탕 하나만 잃어버려도 온 지구를 잃어버린 듯 떠들고 울어대고 칭얼댑니다. 사탕이 뭐 그리 대수라고 어린아이는 대단한 걸 잃은 듯 행동합니다. 자기가 조금만 서운하고 아쉬운 게 있으면 그걸 이리저리 과장해서 옮겨대고 자기 이해를 구합니다. 잠잠히 참을 수 있는 성도가 못되거든요.

목회자는요, 그럼에도 이런 성도들을 다 품어내야 합니다. 컨디션이 좋고 은혜로우면 쉽게 품어낼 수 있는데요. 때로 목회자가 힘들고 성령 충만하지 못하면 그것도 힘이 듭니다. 이런 어린아이 성도들이 생각 없이 “툭”하고 내뱉는 말 한마디가 때론 상처가 되기도 하구요.

설교단에서 그 성도를 보며 때론 마음으로 싸우며 설교해야 될 때도 있습니다. “목사가 문제야, 목사가 문제야” 하는 세상에 우리 기독교가 들어온 지 130년이 넘었습니다. 오래된 교회, 오래된 성도, 어린아이와 같은 성도와 목회하는 목회자의 심정을 아시는지요?

부천 성만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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