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과제 드러낸 KWMA 총회…신임 사무총장엔 강대흥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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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과제 드러낸 KWMA 총회…신임 사무총장엔 강대흥 선교사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1.01.2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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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폐회 논란으로 개회부터 난항, 재투표 규정 없어 혼선
대형교회 중심의 이사회, 장기집권 문제... 선교단체 불만 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지난 22일 사무총장 재선거를 위한 속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강대흥 선교사(GMS)를 신임 사무총장에 선출했다.

이날 총회에는 지난 12일 정기총회 참석인원인 141명보다 약간 줄어든 128명의 총대가 참여했다. 투표 결과 강대흥 선교사가 66, 김종국 선교사가 54표를 얻어 선출기준인 과반을 턱걸이로 넘기고 신임 사무총장에 당선됐다.

강대흥 선교사는 표가 치열하게 갈렸지만 모두 KWMA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라 믿는다. 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 한국선교계가 화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교회와 선교단체, 현장 선교사의 의견을 고루 청취해 코로나 이후 미래 선교를 위한 전략을 고민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신임 사무총장 선출로 당장 눈앞에 놓인 과제는 해결했지만 절차 문제로 혼선을 빚으며 많은 문제점을 노출한 총회였다. 선거규정과 정관, 이사회 구조 등 총회 진행 과정에서 드러난 개혁과제들을 짚어본다.

# 회원 동의 없이 정회에서 폐회로?

총회 개회부터가 난관이었다. 당초 지난 12일 정기총회는 폐회로 막을 내렸고 KWMA 이사회는 임시총회 소집을 공고했었다. 하지만 회의를 3일 앞둔 지난 19일 회원들에게 이사장 명의의 메일이 발송됐다. 정기총회는 정회로 끝나야 했지만 의장 주승중 목사의 실수로 폐회라고 발언했고, 때문에 22일 회의는 정기총회의 속회로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몇몇 회원단체들은 반발했다. 회의의 시작과 동시에 한 총대는 회원들의 동의, 재청에 의해 폐회한 정기총회를 임의로 정회로 변경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의장을 맡은 주승중 목사는 당시 정기총회에서 모든 회원들은 22일 재투표를 전제로 하고 회의를 마치는 것에 동의했다. 변호사에게 문의해 실수로 폐회라고 발언했더라도 사실상 정회의 의미로 선언한 것이고 회의의 동일성이 유지된다면 속회의 적법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북방선교방송 성훈경 대표는 변호사의 자문은 모두가 정회의 의미에 사실상 동의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참석자들이 그날 폐회를 정회의 의미로 파악했는지 그것부터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인터서브 조샘 대표는 이사회는 변호사에게 투표 시스템의 하자로 인해 재투표가 불가능해졌다면 정회와 속회로 볼 수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이번 문제의 핵심은 전자투표 시스템이 아니라 정관에 재투표 관련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한 질문부터 전제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한 토론 끝에 속회 여부는 무기명 투표에 부쳐졌다. 123명의 총대 중 속회 찬성에 97, 반대 26표가 나오면서 회의는 결국 정기총회의 속회로 결정됐다.

 

# 빈약한 선거규정이 빚은 혼선

선거에서도 잡음이 일었다. KWMA의 정관에서 사무총장 선출 관련 규정을 출석회원 수의 과반수 득표로 선출한다라고만 명시하고, 과반수가 넘지 않았을 경우의 상황을 규정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이날 선관위원장으로 나선 나성균 목사는 재투표에서도 과반을 넘지 않을 시 다득표자로 선출한다는 규정이 정관에 없다. 오늘은 규정상 과반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재투표를 반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 총대는 사실 첫 투표에서 과반수가 넘지 않았을 경우 재투표를 한다는 것도 정관에 없는 내용이라면서 만약 이사회에서 추천한 후보들이 회원단체에서 탐탁지 않아 대다수의 총대들이 기권표를 던졌다고 가정하자. 그래도 과반이 나올 때까지 재투표를 반복할 것인가.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다행히 이날 재투표는 한 번에 마무리됐지만 차후 사무총장 선출 관련 선거조항을 보다 세밀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선관위원장 나성균 목사의 깜짝 등장도 의문으로 남았다. KWMA 정관에는 사무총장 선거 관련 선관위원회 구성에 대한 규정이 없다. 때문에 지난 12일 정기총회 선거 진행도 KWMA 사무국이 담당했다. 그런데 22일 속회에는 갑자기 나성균 목사가 선관위원장으로 나섰다. 이에 대해 회원들에게 의견을 묻거나 동의를 구한 절차는 없었다.

 

# 이사회 구조 문제는 여전히

회의가 정기총회의 속회로 진행되면서 회원단체들이 올린 거버넌스 개혁 TF팀 구성안건도 다뤄지지 않았다. 12일 정기총회에서 의장 주승중 목사는 “22일 임시총회에서 거버넌스 안건을 다루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날 회의는 선거 종료 후 황급히 마무리됐다. 대신 주승중 목사는 이규현 이사장이 공문에서 언급한대로 올해 7월 총회에서 다룰 것이라고 답했다.

거버넌스 개혁 TF팀 구성안건은 이사회가 갖는 권한이 너무 강력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KWMA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업무진행에 관한 사항 사업계획의 운영 본회의 운영상 이사장이 부의하는 사항 등을 심의, 의결할 수 있다. 반면 사무총장의 경우 본희의 업무를 총괄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이와 함께 사무총장은 정기적으로 이사장과 회장에게 주요 업무를 보고한다고 적혀있다. 사단법인의 최고의결기구인 총회의 권한도 이사회에 비하면 초라하다. 사무총장과 총회가 이사회의 꼭두각시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사회의 구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KWMA 법인이사회는 21명으로 구성돼있다. 효율적 의사결정을 하기에 너무 많은 수라는 것도 문제지만, 이사 구성이 대형교회 담임목사들로만 이뤄져있어 선교단체와 여성, 청년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또 연임 제한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장기집권과 노령화를 막기 힘든 상황이다.

KWMA 회원은 정관에 의하면 이사는 총회에 의해 선출돼야 함에도 선임 및 재임 시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거버넌스 개혁 안건의 초점이 이사회에 맞춰져 있는데, 이를 이사회에서 논의하고 7월 총회 안건으로 올린다는 것은 수술 대상자가 칼자루를 쥐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 회원단체 철저히 검증해야

이번 총회에서 선교계와 KWMA의 관심이 사무총장 선거에 맞춰져 있었던 반면, 사회의 기대는 그렇지 않았다. 많은 이들은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감염의 확산지로 지목되고 백신관련 음모론을 퍼뜨린 인터콥에 대한 조치를 기다렸다. 하지만 두 차례에 걸친 회의에도 인터콥 문제는 안건으로조차 거론되지 않았다.

사실 인터콥은 이미 한국교회 주요 교단에서 참여 금지나 자제, 교류 금지 등을 결의한 상태다. 방역 문제가 이슈가 되며 한국교회총연합도 인터콥을 불건전 단체로 규정하고, 회원 교단에 참여금지 및 제한을 요청했다. 하지만 KWMA에서 인터콥의 회원권은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

인터콥은 이미 공격적 선교와 백투예루살렘 운동 등이 문제가 돼 2011KWMA의 신학지도를 받은 바 있다. 2018년에는 파키스탄 중국인 피살 사건과 관련, 협조 등의 문제로 2년간 회원권이 정지됐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신학지도와 징계의 효과가 미미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KWMA가 건강한 한국선교 연합단체로 남기 위해서는 회원단체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실사가 요청된다. 회원의 자격을 건전한 단체(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에 속한 교단에 소속된 자일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운영규정도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KWMA는 지난 2014년 한기총에서 탈퇴를 결정했고, 당시 한기총이 먼저 제명처리하며 회원권을 상실했다. 하지만 운영규정에는 여전히 건전한 단체로 한기총을 명시해놓고 있어 행정적 오류를 시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신규 회원을 받는 과정 역시, 선교사 파송과 활동에 대한 실사나 신학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는 점도 개선할 부분이다.

이처럼 총회 진행 과정에서 노출된 문제점을 놓고 이사회와 선교단체, 그리고 한국교회 전체가 국내 유일의 선교협의체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선교단체 회원은 아마 KWMA가 생긴 이래 선교단체 대표들이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모습은 처음일 것이라면서 일련의 상황을 겪으며 이사회 안에도 변화가 있길 기대한다. KWMA에서 정치가 아닌 화합이 남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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