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기 겪은 2020 기독 문화계…새해엔 소통으로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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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위기 겪은 2020 기독 문화계…새해엔 소통으로 극복하자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12.15 0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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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문화 기자 모임 CC플러스, 2020 연말 결산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 장르별 정리 및 전망
기독교 문화 기자 모임 CC플러스가 지난 10일 필름포럼에서 ‘연말 결산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이 강사로 나서 2020년 기독 문화계 전반을 정리하고 2021년을 전망했다.
기독교 문화 기자 모임 CC플러스가 지난 10일 필름포럼에서 ‘연말 결산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이 강사로 나서 2020년 기독 문화계 전반을 정리하고 2021년을 전망했다.

2020년 기독 문화계는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공연계와 영화계가 처참할 정도의 타격을 입었다. 그나마 기독 출판계가 예년에 준하는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코로나의 한복판에서 연말을 맞이한 기독 문화계의 한 해를 결산하기 위해 기독교 문화 기자 모임 CC플러스가 지난 10일 필름포럼에서 연말 결산 세미나를가졌다. 이날 세미나는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해 결산의 시간을 가졌던 예년과 달리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목사가 홀로 2020년 기독 문화계를 정리했다. 백 원장은 뼈아팠던 한 해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면서도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생존의 위협을 직면하다

기독 영화계를 말하기에 앞서 전체 극장가가 전에 없던 어려움에 직면한 한 해였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극장을 찾는 사람들 자체가 없었다. 배급사들이 아예 영화들을 배급하지 않았다.

기독교 영화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한국기독교단편영화제’, ‘모두를 위한 기독교영화제등 기독 영화계를 대표해 온 영화제들도 대폭 규모를 축소하거나 아예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백광훈 원장은 영화계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 가운데 있고, 내년을 바라본다는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정도로 힘들었다2020년을 회고했다.

한국 기독 영화계의 한 축을 감당하고 있는 독립영화관 필름포럼도 운영난을 겪고 있다. 백 원장은 필름포럼은 좋은 영화, 좋은 기독 영화들이 있어야 운영이 되는데, 올해는 기독 영화들이 거의 제작이 안 됐다라며 내년에 코로나가 종식된 후에도 기독교인들을 불러 모으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백 원장은 올해 개봉한 부활’, ‘봉쇄 수도원 카르투시오’, ‘저 산 너머’,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등 주목할 만한 작품들이 있었고 CBS가 수입배급한 가나의 혼인잔치’, ‘아이 빌리브등이 개봉됐다고 소개했다.

백 원장은 2021년을 전망하면서 해외에서도 기독교 영화의 제작 소식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반 영화계에서 고전 영화 재개봉하거나 디지털 리마스터스터링이 유행한 것처럼 기독교 영화들도 다시 보기형태의 개봉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 공연계도 공연 자체가 굉장히 어려웠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약화됐을 때 잠시 회복되는 기미가 보이는가 싶었지만, 커다란 흐름을 깨지는 못했다. 그 와중에 공연의 온라인 전환을 모색한 몇 작품들의 악전고투가 눈에 뗬다. ‘뮤지컬 천로역정’, ‘뮤지컬 평양마켓등이 유튜브에서 관객들과 만났고, 개그맨 출신 표인봉 목사가 직접 제작과 연출을 맡은 뮤지컬 마마누요가 소소하게 런칭해 좋은 반응을 받았다. 대학로에서 강남으로 무대를 옮긴 광야 아트센터는 복음 뮤지컬 언택트 집회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불굴의 노력을 보여줬다.

 

의미 있는 약진들

올해 세미나에서는 영화나 출판, 공연 등에 국한됐던 예년과 달리 유튜브분야가 새롭게 다뤄졌다. 백 원장은 올해는 유튜브 콘텐츠들이 굉장한 변화를 맞이했다기독 콘텐츠 가운데에도 1억 뷰를 넘긴 사례가 나왔다. 유튜브는 한국교회가 앞으로도 반드시 주목해야 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유튜브는 문화선교연구원에서도 주기적으로 관찰하고 있는 영역이다. 백 원장은 주목할 만한 채널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설교 콘텐츠 일변도였다면 이제는 기독교 가치관을 담은 제작물들이 많아졌고, 영성, 교육, 성경 공부, 문화 읽기 등 다양한 장르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교회 위주가 아닌 각개전투 형태의 콘텐츠가 많이 생산되고 주목도도 높다는 점이다. ‘골목교회’, ‘오늘의 신학 공부’, ‘교회 언니’, ‘위러브’, ‘카우치워십등 다양한 기독교 콘텐츠와 채널들이 생성되면서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하고 플랫폼으로서 선교하는 지점을 모색하는 한 해였다.

기독 출판계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부터 다른 곳보다는 선방했던 한 해를 보냈다.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목록을 살펴보면 나는 예수입니다’,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등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목록에 등장한 대부분의 책이 기존에도 기독교계에서 베스트셀러였거나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작품이었다는 점은 편중 현상을 더욱 강화하는 모양새여서 아쉬움으로 남았다. 백광훈 원장은 새로운 작가의 발굴이 이뤄지지 않는 점이 아쉽다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연초부터 위축된 상태로 출발한 출판사뿐 아니라 독자들도 보수적인 선택을 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백 원장은 기독교 소형 출판사들의 등장과 이어진 도전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 작지만, 개성 있는 소형 출판사와 기독성을 지향하는 동네 서점들의 등장은 기독 출판과 소비 행태가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꼽았다.

이어 올해는 교양서적 가운데 개신교 분야에서 현대인을 위로하는 책이 주목을 받았다기독교적 정체성과 교양을 가지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작가들의 발굴이 요구된 한 해라고 평가했다.

 

소통 역량 강화가 최대 과제

백 원장은 2021년 기독 문화계를 전망하면서 첫 번째 과제로 디지털 소통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2021년을 대표하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버츄얼 콘택트(가상 접촉)’”이라고 소개했다. 코로나19온라인의 영역이 비약적으로 발달했고,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이런 경향이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게 백 원장의 전망이다. 그는 한 번 개설한 채널은 지속할 수밖에 없다올해 시작된 기독 유튜브 채널들은 내년에도 그 영역을 넓혀갈 것인데, 어떻게 이 콘텐츠들의 질을 높일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온라인으로 사역을 하더라도 만들어 보여준다는 일방적 개념을 넘어 소통이라는 상호 작용성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백 원장은 또 문화가 지닌 위로와 격려의 힘을 조명하면서 “2020년이 교회를 향한 공격으로 인해 기독교인들의 사기가 떨어진 해였다면, 2021년은 문화가 교회와 교인들을 위로하고 자랑할 만한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신앙인을 격려하는 콘텐츠들이 많이 등장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끝으로 팬데믹 세대라고 알려진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들이 다양한 주도권을 가지고 더욱 공동선을 지향하는 기독교 콘텐츠들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안전, 위생, 공동체, 연대, 생명, 생태 등의 중요한 키워드가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기독교 문화가 사회적 이슈를 담아내고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을 함께 만들어 낼 때 교회가 다음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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