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거진천의 땅에서 최고의 복지타운 일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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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거진천의 땅에서 최고의 복지타운 일구렵니다”
  • 충북 진천=이인창 기자 
  • 승인 2020.12.0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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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진천 ‘사랑의 주원힐링타운’

노인전문요양병원과 주간보호센터, 12월 중순 개원감사예배
‘통합예술 치료센터’ 비전 첫발, “노인들의 영육 치유를 위해”
최적의 자연환경과 접근성 장점…현대의료와 자연치유 접목

생거진천(生居鎭天), 살아 있을 때 살기 좋다는 고장 충북 진천이 이렇게 가까운지 몰랐다.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에 오른 지 한 시간 남짓, 지도에서 본 것보다 주원교회(담임:윤경수 목사)는 훨씬 가까웠다.

윤경수 목사는 지난 2002년, 아는 사람이라곤 단 한명도 없던 이곳 진천군 이월면에서 주원교회를 개척했다. 농촌 목회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고 주원교회는 자립했다. 나아가 지역 안에서 꼭 필요한 사역을 찾아내며 이웃들과 함께한 결과, 주민들의 신뢰와 협력 속에 칭찬받는 교회가 되어 있었다. 이제 윤 목사와 주원교회는 하나님께서 주신 새로운 비전을 따라갈 채비를 마쳤다. 12월 중순이면 개원감사예배를 드리고 노인들을 위한 요양전문병원과 주간보호센터의 문을 연다. 바로 ‘사랑의 주원힐링타운’의 꿈이 첫 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윤경수 목사가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인 노인전문요양병원 앞에서 ‘사랑의 주원힐링타운’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윤경수 목사가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인 노인전문요양병원 앞에서 ‘사랑의 주원힐링타운’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주원힐링타운’을 위한 하나님의 준비
우리나라도 노령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노인들을 위한 교회의 사역이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다. 윤경수 목사는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가 중풍을 겪고 그 영향으로 치매를 앓게 된 경험을 계기로 노인 사역을 본격적으로 생각하게 됐다. 치매 어머니가 호전을 보인 것처럼 또 다른 어르신들이 치유를 경험하고, 무엇보다 인생의 말년에 하나님을 만나는 신앙과 힐링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주고 싶은 비전이다.

진천의 공기 맑고 물 좋은 자연환경 속에서 운동을 하고 꽃과 나무를 가꾸면서 영육을 치유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값진 사역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윤 목사를 지금까지 이끌어왔다.
물론 사역을 준비하는 일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당장 적당한 부지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노인복지 사역을 생각하며 계속 기도로 준비했는데 길이 열리지 않는 겁니다. 시간이 길어지면서 하나님이 뜻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하던 차에 좋은 부지를 어느 분이 소개해주셨어요. 땅 주인도 목사님께서 좋은 일에 쓰신다면 기꺼이 팔겠다고 하시는 겁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일사천리 진행될 것 같았던 공사가 시작되기까지 3년이나 걸렸다. 윤 목사는 “뒤돌아보니 계획이 미뤄지고, 안 되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였다. 당장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는 것보다 저를 준비시키고 자금 마련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때를 만들어주셨던 것이다. 처음부터 과정이 쉬웠다면 교만해질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시간, 윤 목사는 백석대 보건복지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노인복지 전문가들을 만나며 하나씩 준비를 해나갔다. 일이 되기 시작하니 지적측량이 신청 하루 만에 나오는 등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지역에서 쌓아온 신뢰관계는 그의 사역에 큰 도움이 됐다. 주원교회가 그동안 어린이와 청소년 돌봄 사역을 펼쳐왔던 것을 지켜본 사람들이 기꺼이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윤 목사는 교회 안에 지역아동센터를 설립해 도시에 비해 교육여건이 부족한 아이들을 오랫동안 돌보았고, 교회는 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실대는 곳이었다. 윤 목사의 서재에는 지역 단체와 기업에서 받은 감사장과 위촉장이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노인전문요양병원과 주간보호센터 개원
주원교회에서 윤경수 목사의 설명을 잠시 듣고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인 ‘주원힐링타운’에 도착했다. 교회에서 자동차로 5분 정도 거리이니,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도 10분이 채 걸리지 않을 듯했다.

일단 75병상 규모 노인전문요양병원과 주간보호센터를 개원한다. 병원은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상주하며 어르신들을 돌보고 치료하게 된다. 바로 옆 건물 주간보호센터 건물에 들어서자 너른 거실에서 나오는 편백나무 향이 은은하다. 어르신들이 머무는 동안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좋은 자재를 고르는 데 신경을 썼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건물 바로 앞에는 뒷산을 배경으로 넓은 땅을 다져두었다. 윤 목사는 훗날 이곳에 기도의 집, 무료 게스트하우스, 지역아동센터, 커피숍과 식당까지 만들고, 농작물을 직접 기를 수 있는 텃밭도 조성할 계획이다. 산에서 흘러나오는 좋은 물을 얻기 위해 샘까지 이미 파놓았다.

“도시 요양원을 가보면 가족과 어르신들이 오랫동안 함께하기 힘들잖아요. 우리는 또 하나의 노인전문병원이나 요양원을 세우자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여가와 취미를 갖고, 전원의 삶을 누리도록 도울 겁니다. 가족들이 찾아와도 게스트하우스에서 함께 자고, 멀리 가지 않아도 음식도 같이 먹을 수 있는 공간 말이죠.”

“주님 안에서 영육 치유를 위해”
윤 목사는 애초 아동 청소년 사역을 하면서 사용해온 ‘뜰안’이라는 이름을 생각하다, 주님이 원하시는 사역을 하겠다는 뜻에서 교회 이름 ‘주원’을 힐링타운 앞에 사용하기로 했다. 주님 안에서 어르신들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만나 영의 안식까지 얻을 수 있는 그런 공동체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뇌에 대해서 공부해보면 인간은 하나님의 종합 작품입니다. 우리의 창조주가 하나님이신데, 하나님이 원하시면 몸이 나을 수도 있고, 그보다 더 값진 영혼의 치유가 가능합니다.”

노인성 질환, 특히 치매의 경우 사실상 완치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래서 가족들도 오랜 간병에 지치고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한다. 최근에는 코로나 이후 요양병원의 약물 과다 투여 소식이 들리면서 가족들이 믿고 맡길 곳을 찾아 전전하는 모양새다. 그래서 윤 목사는 약물보다 다양한 치료활동으로 치매환자를 돌볼 계획이다. 좋은 환경에서 종합적인 치료를 받는다면 더 적극적으로 완화를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나님이 하시면 못할 것이 없다는 믿음은 당연한 것이다.

특히 윤경수 목사는 주원힐링타운이 노인복지의 모델이 되길 소망하고 있다. 음악과 미술, 원예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한 ‘통합예술치료센터’를 꿈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음악치료를 공부하고, 상담까지 전문 과정을 모두 이수했다. 

“현대 의술을 배제하는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친환경적이고 다양한 생활체험을 토대로 어르신들이 조금 더 좋은 치료를 받고,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서 인생 여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치매에 호전을 보였던 어머니의 치유 경험을 토대로 제 부모님을 모시듯 섬기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노인들을 위한 최적의 고장, 진천
진천은 차령산맥에 둘러싸인 분지 지형인데다 미령천 등 하천이 감싸 아늑한 느낌을 주는 물 맑고 공기 좋은 고장이다. 

경부고속도로와 인접하고 중부고속도로가 관통하는 교통 요충지어서, 청주와 대전뿐 아니라 서울까지도 접근성이 뛰어난 장점이 매력이다. 더구나 충북혁신도시이면서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12개 공기업과 기관이 들어와 있을 정도로 경제기반도 갖추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에다가 그동안 사회간접자본 인프라가 쌓이면서 노인복지 사역을 하기 최적의 여건이 진천에 만들어졌다. 윤 목사는 노인복지를 위한 사역을 오랫동안 기도로 준비했고, 처음 하나님께서 부르셨던 마음을 끝까지 진천에서 지켜 나아가겠다는 각오이다.

백석대 신대원을 졸업하고 완도 보길도에서 섬 목회를 감당했던 패기, 아는 사람 한명 없는 진천에서 개척하며 복음 전파자로서 사명을 묵묵히 이루어낸 은혜, 백석대 보건복지대학원에서 특수심리치료학을 공부하며 갖춘 전문성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치매 어르신들을 위한 치유 사역으로 더 긍정의 영향력을 발하게 됐다.

윤경수 목사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생애 모든 과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지역아동센터를 이곳으로 이전함으로써 센터는 완성된다. 아이들의 밝고 힘찬 에너지가 어르신들에게 삶의 의지와 희망을 심어줄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어르신들이 낫고자 하는 의지와 치료 진전도가 훨씬 좋아질 것입니다. 아이들의 노랫소리, 웃음소리, 악기연주와 뛰어노는 소리까지 환자들에겐 영양제 같은 것이죠. 머지않아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종합복지 타운이 되도록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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