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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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준 숙제
  • 이정익 목사
  • 승인 2020.12.01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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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대의 특징은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화한다는 것이다. 감이 잡히질 않는다. 5G시대의 여파는 어디까지 변화를 이룰 것인가. 불록체인, 인공지능, 로봇, 유전자 편집, 자율 주행차 등 세상을 바꾸어 놓을 분야가 한둘이 아니다.

그중 우리에게 가장 두렵게 느껴지는 것은 AI의 등장이다. 이미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AI기자가 등장하여 경기 종료 2~3초 후에 원고 송고를 마쳤다. 자동차 자율주행도 도맡아 한다. 이제는 AI가 운전대를 잡고 차주는 그 옆에서 잠을 자고 나면 정확하고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의료계에 AI는 인공지능 기술로 영상 임상 병리학에서 유전자 데이터를 도출해 낼 것이다. 암을 진단해
내는데 세계 최고 의사보다 더 정확하게 분석해 낼 것이다. 장차 인공지능 목사가 나타나 완벽한 설교를 구사하는 날도 올 것이다. 이 분야는 그렇다 치자.

그러면 이렇게 시대가 발전하여 간다면 더 두드러질 것은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개인화 일 것이다. 이 개인화를 더 앞당긴 것이 코로나 여파이다. 코로나는 이 세상을 급격하게 개인화에 불을 질러버렸다. 이제는 함께, 연합, 다수, 수천명 시대는 지나갔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개인, 흩어짐, 소수의 문화를 낳았다. 이제는 함께 있는 것이 부담스럽다 식사도 칸을 막고 대화도 거리를 두어야 하고 모임도 거리를 두고 앉아서 해야 한다.

그동안 혼밥이 처량하게 보였지만 이제는 그것이 문화가 되어 되어버렸다. 앞으로 식당들은 식탁을 모두 개인자리로 바꾸어야 한다.

기업체에서 한 빌딩 안에서 모여 일하던 시대는 지나고 집에서 재택근무로 화상으로 대체된다. 벌써 을
지로, 시청앞, 광화문 일대의 사무실 공실률은 20%나 되고 테헤란로와 강남 상권은 10%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교육도 한교실로 모여 교육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교육도 원격 수업으로 온라인 강의가 활성화되어 대세를 이룰 것이다. 그러니까 온라인을 통한 초 연결사회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앞으로 코로나 같은 전염병이 다반사로 발생할 것이라는 인류학자들의 예측이다. 오늘 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전염병은 36시간 내에 전 세계 반대편까지 신속하게 이동한다. 그것은 이 세계가 촘촘히 연결된 교통과 비행 노선 때문이다. 전염병의 역사는 깊다.

6세기 전 세계 인구 절반인 5천만명을 사망시킨 유스티니아누스 유행병이 있다. 14세기 흑사병은 세계인구 중 3분의 1을 사망하게 하였다. 1796년의 천연두는 백신이 개발되었음에도 20세기에만 3억 명이 사망하였다.

1918년 시작된 독감바이러스는 3명중 1명에 해당하는 5억명에게 감염시켰다. 이같은 전염병의 여파는 오늘 코로나처럼 흩어지는 문화를 촉진하였다.

그런데 이 흩어지는 문화가 치명적으로 적용되는 곳이 기독교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교회의 생명은 모이는데 있다. 교회는 매일 모여 예배드리고 찬미하며 떡을 떼는 일이 중요하다. 이 모임은 곧 종교성의 흡인력을 이루게 한다. 그래서 교회마다 더 공간을 크게 화려하게 고급스럽게 빚을 내서 건축하였다.

그런데 이제 그 넓은 공간이 필요없는 개인화의 시대로 급변해 가고 있다. 오늘 교회는 시급하게 이 개인화의 시대를 연구하고 흩어지면서도 기독교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면 우리는 옛날 환경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기대하는 목회자들이 있다면 시대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

실천신대원 총장·희망재단 이사장

이정익 목사.
이정익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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