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문제 여전" 반대도, 기윤실 "한기총 관계 재개 중단해야"
예장 합동총회(총회장:소강석 목사)가 이단 논란 때문에 탈퇴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까지 포함하는 내용의 연합기관 통합 추진을 결의했다. 한기총의 이단성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교단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합동총회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라움에서 제105회기 첫 실행위원회를 개최하고, 교단교류협력특별위원회(위원장:김찬곤 목사)가 청원한 안건을 다뤘다. 해당 안건은 9월 정기총회에서 헌의돼 임원회에 위임된 사항으로, 임원회는 5인으로 구성된 교단교류특별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했다.
연구 끝에 교류협력특별위원회는 “교회연합기관인 한교총, 한기총, 한교연 등이 하나 됨과 발전을 위하여 (합동) 총회가 선도적으로 추진해 달라”고 청원했다. 이날 실행위원회는 소강석 총회장에게 위임해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특별위원회 청원안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연합기관에 대한 총회 결의를 확인하여 추진을 검토함이 필요함”이라 단서 조항이다. 단서 조항은 한기총 이단성 문제를 염두에 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합동총회는 2013년 행정보류를 거쳐 2014년 제99회 정기총회에서 한기총 탈퇴를 결의한 바 있다. 당시 합동총회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류광수 다락방과 평강제일교회(박윤식 목사)를 한기총이 이단에서 해제한 것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결의 당시 정기총회에서 증경총회장 서기행 목사는 “다락방과 평강제일교회를 이단으로 규정한 우리 교단과는 다르게 한기총은 이단에서 해제하고 감싸고 있다”며 탈퇴 당위성을 강조했다.
역시 한기총 탈퇴를 강하게 주장했던 새로남교회 오정호 목사는 이날 실행위원에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오 목사는 “이단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한기총을 포함해서 연합기관 통합 논의는 재고되어야 한다. 이단 문제는 반드시 짚고나서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2014년 이후에도 이단성 논란 인사들이 한기총에 가입하는 등 문제점이 있어 왔고, 심지어 교단에서 이단성 규정이 있다고 규정된 인물이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합동총회 결의 소식이 알려지자 한기총 해체 캠페인을 전개했던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지난 26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합동 교단은 한기총과 관계 재개를 중단하고 새로운 연합기관은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기윤실은 “한기총은 금권선거 등 심각한 도덕적 타락과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교단과 단체들을 무분별하게 가입시켜 교회 연합기관으로 권위를 잃어버렸고, 이 문제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더 심화되었다”며 “합동이 한기총과 교류를 재개하고 연합기관 통합에 한기총을 포함시키는 것은 한기총 잘못을 용인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 아니라 2014년 총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강석 총회장은 “이단과 함께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과거 이단문제가 있던 한기총과 지금의 한기총의 상황이 달라졌다고 본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움에 처한 한국교회를 돕기 위해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합동총회 실행위는 이날 교역자최저생활기금으로 적립되어 있는 40억원 중 20억원을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래자립교회(미자립교회)를 돕기 위해 사용하기로 결의했다. 구체적은 지원은 총회교회자립개발원 주관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