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 어디든 우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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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 어디든 우리가 있습니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0.11.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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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와 이해 (28) 나는 '사회복지시설 운영자'입니다

먼 땅 북유럽의 산물인줄로만 알았던 ‘사회복지’가 대한민국의 일상에도 스며들었다. 갓 태어난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이젠 한 사람의 인생에 사회복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다. 

그런데 사회복지시설과 사회복지사를 바라보는 대중의 관점은 그다지 탐탁지 않은 듯싶다. 언론에 비춰진 사회복지시설의 모습은 노인과 아이, 장애인을 학대하는 비리의 공간일 때가 많다. 영화 도가니 등 미디어를 통해서도 복지시설은 부정적인 모습으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하지만 미디어에 비춰진 사회복지의 이면에는 사회복지사들의 희생과 눈물이 있다. 오히려 돌보는 이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겪는 이들도 적지 않다. 2019년 발표된 사회복지사 통계연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민원인으로부터 폭언과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46.6%에 달했다. 피해를 입은 사회복지사의 77.2%는 ‘어떠한 대처도 하지 않고 참고 넘길’ 수밖에 없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헌신하며 섬기지만, 일그러진 렌즈로 오해를 사고 있는 기독 사회복지시설 운영자들의 고충을 들어봤다.

 

공공성·투명성 확보에 만전 기해

자신과 딸이 희귀병을 앓아 전 국민으로부터 격려와 후원을 받았던 일명 ‘어금니 아빠’, 하지만 그의 잔혹한 범행이 드러나며 시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런데 사건의 여파는 사회복지시설에까지 미쳤다. 속았다고 느낀 시민들이 사회복지시설에 후원금을 보내는데 난색을 표하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사회복지시설이 복지의 탈을 쓴 돈벌이 수단에 불과하다는 인식도 생겨났다. 

전국 지역아동센터협의회 회장으로 섬기며 일생을 사회복지에 바쳐온 남세도 목사는 이런 오해에 마음이 아프다. 남 목사는 “지금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섬기는 분들은, 사회복지를 국가가 감당하기 전부터 이 사역을 진행해왔다. 그때는 국가의 지원도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대부분 사명감 하나로 이 사역에 헌신해왔다”면서 “우리나라가 발전하고 사회복지에 국가의 지원이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돈과 관련된 오해가 생겨난 것 같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지금 사회복지시설의 운영 구조상 재정과 관련한 비리는 생기기 힘들다는 것이 남 목사의 의견이다. 그는 “국가에서 자금을 투입하는 만큼 정기적으로 감사를 하며 공공성, 투명성, 객관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크리스천으로서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 많은 목사님들은 신앙적 양심에 따라 투명하게 재정을 관리하고 운영하도록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인천에서 노인요양원을 운영하며 재가복지 사역도 함께 펼치고 있는 조성현 목사는 사회복지를 바라보는 개념이 달라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많은 시민들이 사회복지를 아무 소득이 없는 전적인 자원봉사로만 여기기에 이런 오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조 목사는 “재정을 횡령하거나 부당하게 사용하는 일은 당연히 용서받지 못하겠지만, 사회복지시설에 재정이 투입되는 것만으로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사회복지시설 운영에도, 사회복지사를 고용하는 것도 다 재정이 투입된다. 만약 희생정신으로만 사회복지시설이 운영된다면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젠 사회복지라는 개념보다 사회사업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님 마음으로 존중하며 섬겨

통계에서처럼 사회복지시설 내부의 풍경은 대중의 시선과는 반대다. 시설 내의 장애인과 어르신, 아이들이 학대를 받고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사회복지사들이 폭행과 폭언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언론의 보도처럼 사회복지시설에서 학대가 이뤄지는 경우가 아예 없진 않겠지만, 일부 자극적인 사례로 사회복지시설을 평가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항변이다. 

남세도 목사는 “미취학아동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아이들을 돌보는 지역아동센터의 경우 성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히 조심한다. 법이 워낙 빠르게 달라져서 오랜 기간 종사하는 사역자들이 적응에 애를 먹는 경우도 있지만 기준은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현 목사 역시 “요즘은 어르신들에게 큰소리만 쳐도 노인학대로 제재를 받는 시대다. 굳이 표현하자면 시설에 계신 어르신들이 ‘갑’, 직원들이 ‘을’에 가깝다. 저도 직원들에게 어르신들을 하나님 다음으로 잘 모시라고 강조한다”면서 “어느 사회나 완전할 순 없지만 요즘 시대에 학대가 있을 거라는 것은 사정을 잘 몰라 생긴 오해”라고 설명했다. 

장애인 복지 기관인 신망애복지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김양원 목사는 “저부터가 소아마비를 앓은 장애인이다. 시설 장애인을 함부로 대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직원들에게도 장애인을 무시하는 것은 곧 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면서 “시설 장애인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다보니 자원봉사자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시설에 들어오면 발전이 없이 그저 돌봄만 받는다는 오해에 대해서도 손을 내저었다. 김 목사는 “장애인들의 질 높은 생활을 목표로 직업 재활을 시행하고 있다. 법인 내 4개 시설에서 180명 정도가 일하며 자신의 벌이를 책임지고 있다. 시설 주변의 장애인 부모들은 자녀를 신망애에 취직시키는 것이 꿈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남세도 목사는 “사회적 사각지대, 우리 주변의 암울한 지역에 다녀보면 곳곳에 우리 목회자들의 사랑과 애정과 눈물이 스며들어있다. 그 헌신의 땀이 대한민국 복지의 꽃이 됐다”면서 “주님의 사랑 안에 거하면 코로나19의 어려움도 능히 견딜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품고 사역을 감당하는 기독 사회복지시설 사역자들을 향해 기도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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