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준 선물
상태바
코로나 19가 준 선물
  • 이정익 목사
  • 승인 2020.10.16 13: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세계인의 발을 묶어 놓고 말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비로소 조용히 집콕하고 앉아 생각하게 되었다. 무엇이 문제인가. 이 재앙은 왜 왔으며 어디서 왔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생각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면 발견하는 것도 있고 느끼는 것도 있으며 해답도 얻게 된다.


그래서 발견하게 된 것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는 인간이 너무 앞서나갔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 지구에는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영역이 70%이고 나머지 30%는 짐승들과 곤충들의 영역이라고 한다. 그 30%의 세계는 인간이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그런데 그곳마저 침범하여 짐승들을 토벌하고 곤충들이 살아갈 영역까지 파괴해 버렸다. 그곳에 살아가던 원숭이들을 토벌하고 천산갑까지 먹은 것 아닌가. 그런데 인간이 넘지 말아야 할 영역까지 침범한 결과는 참혹하였다. 마침내 그들의 반격이 시작되어 인간의 세상에 바이러스를 살포한 것이다. 그들도 생존을 위하여 세상에 독을 퍼트렸을 것이다. 5년 전에 발생한 사스 역시 중국에서 발원되지 않았던가. 그때도 박쥐에게서 독이 퍼졌다고 하였다.


그동안 인간의 무분별한 욕망은 넘지 말아야 하는 선까지 넘어버렸다. 이 바이러스들의 반격은 곧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염이 시작되자 하늘 길, 육지의 길이 막혀 버렸다. 그리고 즉시 나타난 것이 세계의 하늘이 맑아진 것이다. 공기가 정화되었다. 미세먼지가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짐승들이 인간 세상으로 도시로 내려왔다. 이것은 세상이 회복되어 가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세상에 만연한 개인주의로 타락한 인류의 양심을 회복시켰다. 코로나 확진자들이 발생하자마자 자기 일에만 몰두하던 의료진들과 간호사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 자원봉사자들이 3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어느 의사는 자신의 병원 문을 닫고 현장으로 달려갔다가 전염되어 목숨을 잃었다. 역설적으로 이 바이러스가 인간의 무디어진 양심을 회복시키고 극심한 이기주의의 잠에서 깨어나 봉사와 섬김의 눈을 뜨게 해 주었다. 생각해 보니 이것은 모두 코로나 바이러스가 준 선물들이다.


그리고 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의 교회들에게도 아주 준엄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동안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미친 듯이 교회성장을 위하여 매진하여 왔다. 그래서 모험을 하면서까지 교회 건축에 전념하여 왔다. 순리적인 건축이 아니고 수십억 수백억까지 빚을 얻어서 교회를 아주 크게 건축하는데 경쟁적이었다. 그것이 성공의 척도였고 성공의 가시적 증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러한 행태에 여지없이 철퇴를 내리고 말았다. 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마침내 그 큰 교회들의 큰 공간들을 모두 텅 비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마침내 빚으로 건축한 교회들은 감당할 길이 없어 경매 사이트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그동안 골돌하게 질주하던 발걸음을 심각한 마음으로 되돌아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금 온 세상을 쥐었다 놓았다 마음대로 농락하고 있다. 그리고 인류에게 아주 준엄하게 타이르고 왜곡된 현실을 수선하고 바로 잡고 있는 중이다. 소련의 노벨 문학상을 받은 솔제니친이 상을 받고 소감을 말할 때 외친 말이 “감방이여 고맙소” 라는 멘트였다고 한다. 시베리아 감옥에 갇히는 일이 없었더라면 ‘수용소 군도’라는 소설을 쓸 생각도 없었을 것인데 감옥생활은 어려웠지만 그 때문에 수용소 군도라는 소설책을 쓰게 되어 오늘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되었으니 그렇게 외칠 만도 하다. 오늘 우리도 그렇게 외쳐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여 고맙다”라고.


희망재단 이사장·신촌성결교회 원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