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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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라
  • 박재신 목사
  • 승인 2020.10.1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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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양 메카니즘”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한 사회 안에서 불안, 불만과 갈등 등이 일어났을 때 가장 적은 대가를 치르고, 일시적으로 가장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응책은 누군가 또는 일부 소수자들에게 문제의 책임을 전가하고 그 사회는 이러한 책임으로 지목된 사람에게 온갖 증오와 분노 그리고 적대감을 터뜨리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혼란과 갈등을 무마하고 일시적으로 질서를 되찾는 방식을 희생양 메카니즘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표현은 스탠퍼드대학교 교수였으며 프랑스의 현대 지성을 대표하는 문화 연구가인 르네 지라르씨가 그의 저서 ‘희생양’이라는 책에서 주창했던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들이 사는 이 세상은 ‘희생양 메카니즘’이 너무나 많이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런 잘못 없이 누명을 쓰고 죄인이 되어 그 사회에서 추방당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요즘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우리들이 잘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그리스도인들이 이 사회의 범죄자들로 동일시가 되어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이 사회 현상을 보면서 ‘희생양 메카니즘’이 잘 작동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요나서를 보면 이런 ‘희생양 메카니즘’이 작동될 때 반응하는 요나 선지자의 모습을 배울 수 있습니다. 먼저 하나님께서 요나 선지자에게 니느웨에 가서 회개를 선포하라고 명하십니다. 하지만 요나는 이방인인 니느웨 사람들이 회개하고 구원받은 것이 싫어 다시스행 배를 타고 반대 방향으로 떠났던 것입니다. 이때 하나님께서 큰 바람을 내리셔서 요나가 탄 배가 파선 직전에 몰리게 됩니다.

사람들은 이 풍랑에서 벗어나 보려고 배에 있는 물건들을 바다에 버리기도 하고 잠자는 요나를 깨우며 네가 섬기는 신께 기도해 달라도 했지만, 풍랑이 잠잠해지지 않자 결국 ‘희생양 메카니즘’을 작동시킵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 재앙의 원인이 누구임을 찾고 그를 희생양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희생양으로 선택된 요나는 결코 그들과 맞서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이런 풍랑을 당하는 것은 내가 하나님의 얼굴을 피하였기 때문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이제 요나서 1장 12절 상반절을 보면 “그가 대답하되 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라 그리하면 바다가 너희를 위하여 잔잔하리라”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보면 “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라” 말하는 요나의 모습에 마음이 찡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자기 본능적으로 고난을 회피하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요나는 “나를 들어 바라에 던지라”고 자기희생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습은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는 모습인 것입니다.

요즘 우리들은 우리들의 행동에 책임지지 못하고 도리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요나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나의 잘못으로 너희들이 이러한 폭풍에 빠지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고 “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라”고 고백했던 것입니다. 이 요나의 모습을 우리는 배워야 합니다. 세상의 온갖 핍박에 비굴하게 도망하지 말고 예수님 믿음을 당당하게 외쳐야 할 것입니다.

우리도 이 요나와 같이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믿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이십니다. 따라서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물로 바칠 때 미리 숫양을 예비해 주신 것처럼 세상이 아무리 우리들을 핍박하고 희생양을 찾아도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을 확신하며 담대하고 위풍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나를 들어 바다에 던지라” 외치시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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