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다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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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다녀 왔습니다
  • 송용현 목사
  • 승인 2020.09.2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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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현 목사/안성중앙교회

주말 저녁 7:55분부터 9시15분까지 방영된 K 본부의 주말연속극 ‘한번 다녀 왔습니다’. 지난 3월 첫 방송을 탔고 드디어 지난 9월 13일 저녁 10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어려운 시기 2.5단계 거리두기가 시행된 시기여서 방콕 일수도 있겠다 싶지만 시청률 37%를 찍고 40%를 육박하는 인기의 비결이 무얼까?

시놉시스는 바람 잘날 없는 송가네의 파란만장한 이혼 스토리로 시작해 결국 사랑과 가족애로 따뜻하게 스며드는 이야기. 짠돌이 아빠, 귀여운 속물엄마, 단순무식 스턴트맨 장남, 이혼이 유행임을 외치는 장녀, 헛똑똑 둘째 딸, 파혼 당하고 재입시를 선언한 막내 등등 결코 평범하지 않은 송가네 가족들과 복작복작 사람 사는 냄새 풍기는 시장 사람들의 뻔하지 않은 캐릭터들로 채워진 로맨틱 코메디 작품이다.

용주시장의 터줏대감으로 또봉이 통닭집 사장 송영달과 그의 아내 장옥분 여사, 시장 상인연합회 회장으로 한 집안의 가장으로 살아가는 송가네의 가훈은 “아끼며 살자”이다. 짠돌이에 구두쇠인 것 같지만 실상은 소심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웃집 아제다. 출가한 네 자녀, 그러나 각각 가정이 편안치 못하여 큰 아들 준선은 큰소리만 칠 뿐 딸바보 아빠에 대책없는 아빠, 실속없는 남편이다.  첫째 딸 가희는 허황기 있는 이혼녀로 바람기 많은 남편 때문에 이혼하고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버거운 삶을 살아가지만 마침내 1인 기업 쇼핑몰 사장으로 우뚝선다. 둘째 딸 나희는 잘나가는 남편과 함께 아동전문병원의 소아과 의사로 살아가지만 알량한 자존심과 내려놓지 못한 우월감에 이혼을 선언하고 불편한 관계로 대하지만 결국은 서로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임을 확인하고 재결합 한다. 셋째 딸 다희는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골인 한다.

아마도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는 속담처럼 우리들의 일상의 이야기이며 한번 쯤 겪을 법한 나의 스토리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한번 다녀 왔기에 아니, 한번 겪었기에 또 다른 성장과 기쁨이 있는 것처럼 우리들의 신앙의 삶의 자리 역시도 한번 겪고 있고, 겼었기에 더 큰 기쁨과 감사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옛날 우리네 집에서 쓰던 키를 기억하시리라. 쌀, 보리, 콩, 깨 등 곡물들의 잡티를 골라내던 기구 말이다. 몇 번씩 까불면 쭉정이와 잡티들은 바람에 날아가지만 알곡들은 키질할 때 마다 안으로 모여드는 것처럼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이런저런 세파의 바람을 통해서 거르고 알곡으로 모으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마침내 ‘한번 다녀 왔기에’ 더 큰 행복이 자리 할 수 있는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코로나로 권면하고 계신다. 

바울사도는 빌립보서 4장과 데살로니가전서 5장을 통해서 빌립보 교인들과 데살로니가 교인들에게 이런 저런 권면을 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권면’이란 말은 ‘알아듣도록 타일러서 힘쓰게 하는 것’ 혹은 ‘용기를 북돋는 일’을 말한다. 가톨릭사전에는 ‘외교인을 신앙으로 인도하기 위해 혹은 냉담한 교우나 믿음이 약해진 교우를 다시 신앙으로 인도하기 위해 신앙을 권하고 격려하는 일’로 정의하고 있다. 요즘 언어로 표현하면 멘토링과 코칭이라 할 수 있다. 성경적 멘토링과 코칭의 특징은 충고가 아닌 권면이다. 충고는 나의 관점에서 상대방을 가르치고자 하는 것이기에 나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라면 권면은 상대방의 관점에서 사랑과 긍휼로 출발하기에 아버지의 마음과 목자의 심정을 머금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모쪼록 한 주를 열 때마다 코로나로 우리를 권면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는 성도가 되어서 코로나 사태로 한번 겪고 있는 우리네의 삶의 자리와 믿음의 터전이 더욱 견고해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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