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한 시대,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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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한 시대,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 이정익 목사
  • 승인 2020.08.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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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희망재단 이사장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각 방면 모두가 타격이 크지만 교회의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큰 교회는 큰 교회대로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대로 애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교회는 모이는 문제에 신경을 써야 하지만 교회는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 대한 염려도 간과할 수가 없다. 이때 우리 교회는 몇 가지 책임있는 모습으로 세상에 보여주어야 하겠다.

하나는 방역지침을 적극 솔선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교회라고 해서 예외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왜 교회를 향해 무리한 요구를 하느냐고 반문할 일도 아니다. 교회이기 때문에 이 방역에 더 철저해야 한다. 몇몇 교회가 이 방역에 느슨해지고 금지된 식당운영과 수련회다 해서 단체 집합활동을 벌인 결과 오늘의 이 사태의 책임이 교회로 돌아오고 있다. 광화문 집회도 그런 점에서 아쉬움을 주는 집회였다고 본다. 전체 대다수 교회들이 이 방역을 철저하게 이행하여 질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몇몇 교회와 단체들이 오류를 범함으로 한국교회 전체가 심각한 오욕을 당하고 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 방역지침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은데 교회는 이점에서 사회에서 책임있는 자세로 방역문제에 앞장서야 한다. 그 사회가 어려울 때 가장 질서를 완벽하게 지키고 솔선하는 사람들이 그 사회의 종교인들인 것이다. 오늘 한국교회는 이런 점에서 더 철저하여야 하겠다. 그렇다고 오늘 교회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였다고 해서 너무 수세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는 없다. 전국에는 많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있는데 모두 무탈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지만 교회도 완벽할 수는 없다. 다만 오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더 정직하고 더 솔선하고 더 당당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교회는 그동안 공간에 모이는 집합예배에 익숙해져서 새로 주어진 온라인 예배에 정서적으로 생소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생소했던 온라인 예배를 통해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개개인의 신앙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신앙 점검은 평상시에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드시 고난의 어두움과 터널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조용히 온라인 화면 속의 예배를 드리면서 우리는 잃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고 자신을 성찰하고 그동안 좋은 환경에서도 정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리지 못하였음을 알고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자유스러운 환경에서 마음껏 예배드리던 그 예배의 감사함과 소중함을 더 절실하게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바이러스로 인해서 잃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로 긴장된 삶이 길어지면서 마침내 우리 사회 전체에 우울증과 두통 그리고 가슴 쓰림과 위장통증 및 만성 피로감 등 심각한 정신적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런 현상 앞에서 교회는 교회의 어려운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사회에 소망과 위로와 격려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여야 하겠다. 예부터 종교의 위력은 사회의 고난과 어려움 그리고 재해로 인한 침체기에 그 진가를 발휘하여 왔다. 그것이 소망과 위로의 메시지였다. 지금이 바로 한국교회가 그 진가를 발휘할 때라고 생각한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는 그동안 잘 준비된 예배당에서 한 시간 예배드리는 것으로 다한 것처럼 지내왔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주변의 교회들이 어떻게 주일을 보내고 있는지를 알지도 못하였고 관심도 없었다. 이제 우리 한국교회는 차분하게 이 혼란시대를 잘 이겨나가고 묵상 속에 기도하면서 들려오는 하늘의 소리를 들었으면 한다. 그럴 수만 있다면 오늘의 이 어려움은 상처도 남기겠지만 좁고 편협하였던 우리의 영혼의 그릇이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사회와 세상을 품는 큼직한 영혼의 그릇으로 변화를 받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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