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의 역작 ‘기독교 강요’ 라틴어 최종판 한글로 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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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의 역작 ‘기독교 강요’ 라틴어 최종판 한글로 직역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7.21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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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 문병호 교수, 10년 작업 끝 최근 출간
“한국 신학의 성장 세계에 자랑할 사건” 평가
문병호 교수가 최근 ‘라틴어 최종판 직역 기독교 강요’를 펴내고 출판사인 생명의말씀사에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문병호 교수가 최근 ‘라틴어 최종판 직역 기독교 강요’를 펴내고 출판사인 생명의말씀사에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기독교 신학의 요체를 총망라한 개혁신학의 기초로 불리는 ‘기독교 강요’가 국내 칼빈신학 권위자 문병호 교수(총신대)에 의해 최근 완역됐다.

데이비드 라이트, 존 헤셀링크, 유진 오스터헤이븐 등 세계적인 칼빈 신학자에게 수학하고, 17년간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해 온 문병호 교수. 문 교수가 2011년부터 약 10년간 라틴어 원문 기독교 강요를 번역해 이번에 책으로 엮었다. 1559년 라틴어 최종판을 번역한 이 책은 5,200여 항목에 달하는 각주와 3,500여 개의 라틴어 단어 해설집, 성구 색인, 1536년 초판부터 1559년 최종판까지의 변화를 보여주는 판별 일람표를 수록했다. 

‘기독교 강요’는 잘 알려진 대로 개신교 근본 교리를 정치하게 제시하는 칼빈의 역작이다. 칼빈은 종교개혁기의 신학자이자 교육자, 교회 정치가로 교회 안팎으로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가 로마 가톨릭과 결별한 뒤 1535년 스위스에서 망명 생활을 하며 개혁자들을 옹호하기 위해 집필하기 시작한 ‘기독교 강요’는 총 6장으로 구성된 라틴어 초판이 1536년에 출간됐고, 이후 여러 차례 수정 증보를 거쳐 1559년에 총 4권 80장으로 구성된 최종판이 나왔다. 

문병호 교수는 “한국의 신학 수준이 이제는 서방세계와 견주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증거”라며 이번 ‘기독교 강요’ 라틴어 최종판 직역본의 출간의 의의를 자랑스럽게 말했다. 

내용의 이해를 위해 각 장의 절에 제목을 달아 제목만 보고도 내용이 이해되게 한 점이 이번 책의 특징이다. 단지 소재를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주제를 제시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 제목만 보고서도 해당 절과 장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성경의 가르침을 담은 주제들을 교훈적, 고백적, 변증적으로 서술한 ‘기독교 강요’ 최종판은 단지 개혁신학의 초석을 다지고 토대를 놓았다는 의의를 지니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 자체로 개혁신학의 효시로서 ‘원천들의 원천으로 돌아가자’는 신학적 외침에 따라 성경 말씀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신학화 한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에 이어 기독교와 교회 역사에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하여 그 체계와 조직과 내용에 있어서 성경적 교의신학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최종판이 나온 지 500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에 ‘기독교 강요’가 필요한 이유는 뭘까. 문 교수는 침체기를 지나고 있는 오늘날 한국교회에 ‘기독교 강요’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기독교가 우민화·천민화 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소요리 문답을 가르치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도무지 책을 읽지 않는 시대가 됐습니다. 성경은 지식이 없어서 망한다고 가르치는데 지금 한국교회는 종교개혁의 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종교개혁은 가르치는 교회, 설교하는 교회로 시작했습니다. 기독교가 침체한다고 해서 이런저런 방법론을 도입하기보다 가르치는 교회로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방대한 분량으로 인해 읽을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문 교수는 쉽고 친절한 독서법도 안내했다. 

“책 전체에 가득한 성경구절과 각주를 잘 활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전체가 1,277절로 이뤄져있는데, 새벽예배 설교 때 매일 한 절씩 진행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각 절의 분량이 평균 2페이지인데, 이를 토대로 가족이 함께 읽으며 가정예배를 드려도 좋습니다. 순서대로 읽는 것도 좋지만 주제별로 관심 있는 분야들을 찾아서 읽는 것도 좋습니다. 이밖에 이전에 출간한 ‘30주제로 풀어쓴 기독교 강요’를 함께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한편 문병호 교수는 고려대학교 법학과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했고, 미국 홀랜드의 웨스턴 신학교에서 신학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학에서 ‘칼빈의 기독교적 율법 이해’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로서 기독론과 신학서론, 칼빈신학, 라틴어 등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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