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만 보내 불안하다고요? 놀라운 변화가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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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만 보내 불안하다고요? 놀라운 변화가 따라옵니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0.07.21 15:4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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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주도하는 선교여행 ‘히위고’

3~5명의 대학생들이 전 세계를 돌며 선교지를 순회한다. 그 기간은 무려 5개월에 이른다. 청년들의 선교여행에 으레 동행하곤 하는 목사도, 전도사도, 간사도 없다. 청년들은 인솔자가 짜놓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자신의 심장이 이끄는 곳으로 향한다. 위험하고 불안하지 않겠느냐고? 김지행 간사(한국CCC)는 대답 대신 선교지에 다녀온 청년들의 삶을 보여준다.

스무 살이 되어 성인이라는 자격을 부여받곤 마치 내가 다 큰 어른이 된 양 착각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기고만장함은 오히려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갈수록 무참히 깨졌다. 취업과 진로선택을 눈앞에 둔 졸업 즈음엔 스스로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몰라 혼란스러웠다.

자신의 장점과 비전에 대한 고민은 비단 기자 혼자만의 것은 아니리라. 삶의 방향을 놓고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한국대학생선교회(대표:박성민 목사)He We Go(He and We Go·히위고)를 소개한다. 뻔한 프로그램이 반복되는 단기선교에 더 이상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면 히위고의 이야기를 들어보시라.

히위고는 대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기획부터 진행까지 스스로 꾸려나가는 선교여행이다. 사진은 히위고 1기 청년들의 선교여행 당시 모습.
히위고는 대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기획부터 진행까지 스스로 꾸려나가는 선교여행이다. 사진은 히위고 1기 청년들의 선교여행 당시 모습.

 

CCC 졸업생이 왜 이럴까

25년의 캠퍼스 사역을 내려놓는 일을 앞둔 김지행 간사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CCC에서 훈련받은 졸업생들의 삶이었다. CCC에서 훈련받고 꾸준히 간사들을 후원하며 연락을 취하는 제자도 많았지만 개중에는 돌연 연락을 끊어버리거나 심지어 욕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 간사가 찾아낸 둘 사이의 차이점은 확고한 신념과 비전이었다. 자기 생각을 갖고 훈련받은 학생은 졸업 이후에도 그 삶을 살아내려 노력했지만, 분위기를 따라, 친구 손을 잡고 흘러온 학생들은 성장이 더뎠다. 그 생각에 이르자 고민은 다음 계단을 밟았다. 어떻게 하면 자기 생각을 갖고 비전을 품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때 그에게 영감을 준 것은 곁에 있던 제자 한 사람이었다. 세계를 돌며 선교지에 가보겠다는 학생에게, 김 간사조차 처음엔 ‘CCC 선교 프로그램을 가면 되지 뭐하러 그렇게 가느냐며 핀잔을 줬다. 하지만 6개월 동안 세계를 돌고 온 학생의 삶은 놀랍게 달라졌다. 열쇠가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렇게 2018히위고’ 1기가 출발했다. 남학생 1, 여학생 3명으로 구성된 선교팀은 5개월 동안 대만, 말레이시아, 우크라이나, 체코, 러시아, 덴마크 등 세계 각국을 원 없이 밟고 또 걸었다. 한국을 넘어 더 넓은 세계를 봤고 살아온 20여 년의 삶이 무색할 만한 다양한 경험을 얻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막연하게 교사가 돼야겠다며 임용고시를 준비했던 학생은 비전을 발견해 진로를 틀었고, 성경 한 번 제대로 펼쳐본 적 없던 학생은 히위고에 다녀와서 성경 통독을 마쳤다. 목회자인 아버지가 목회자의 길을 걸으라는 조언을 피해 다니기만 하던 학생은 부르심에 응답해 신학공부를 시작했다. 김지행 간사가 품었던 가능성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준비에만 8개월, 5개월의 선교 여행시작부터 끝까지 청년 손으로

청년 삶과 선교지 모두 놀라운 변화, 스스로 비전 발견하는 시간

 

삶과 비전 바꾸는 청년들의 여행

히위고의 5개월 일정에는 학생들을 인솔하는 간사가 따라붙지 않는다. 학생들끼리 이동하고 현지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주체적으로 일정을 이끈다. 짧게는 2, 길게는 한 달 동안 한 지역에서 머무는 시간 역시 현지 선교사와의 협의 하에 자율적으로 이뤄진다.

시작부터 남다르다. 히위고 프로그램에는 가는 나라가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 먼저 히위고에 참여하고 싶은 학생들이 모이고 나면 그때서야 어느 나라에 가보고 싶은지 학생들의 의견을 묻는다. 학생들이 마음을 모아 나라를 선정하고 일정과 프로그램 기획을 마친다. 무려 8개월 동안 기도와 회의로 꼼꼼하게 준비하며 자신들만의 히위고를 꾸려나간다. 학생들이 가고 싶은 나라를 제시하면 현지에서 만날 선교사들을 섭외하는 것 정도만이 김지행 간사의 몫이다.

김 간사는 “CCC를 비롯한 선교단체들은 대부분 간사들의 리더십에 학생들이 따라오는 구조다. 교회 청년부의 환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학생들에게는 능동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 자기 생각을 발견하고, 비전을 그려가는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학생들에게 드넓게 펼쳐진 세계의 선교지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며 자신을 발견해나가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학생들끼리 수개월 동안 해외 각국을 돌아다닌다고 하자 주변에선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가장 많이 접하는 우려는 책임자가 없이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하느냐’, ‘남녀가 같이 가는 일정에 성적인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하느냐’, ‘현지 선교사를 믿고 보낼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김 간사는 안전사고는 한 번도 없었다. 8개월에 걸쳐 일정을 준비할 때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지 수차례 점검한다. 오히려 소수로 움직이다보니 운신의 폭이 넓었고 선교사들이 픽업을 해 학생들을 데리고 다니기도 수월했다. 요즘은 청년들이 혼자서도 세계 각국에 자유 여행을 많이 다니는 시대라고 답했다.

선교사들을 선정할 땐 김지행 간사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섭외하고, 그 다음으론 믿을 만한 이들의 추천과 보증을 받아 섭외를 진행한다. 이성문제의 경우, 오히려 건강한 크리스천 커플이 생겼으면 하는 게 김 간사의 바람이었지만 여행 기간 중 부대끼며 볼 것 못 볼 것을 함께 하느라 서로를 전혀 이성으로 보지 않더라는 후문이다. 물론 조금이라도 문제점을 보이는 학생이 있다면 즉각 소환 조치된다.

히위고 1기 학생들이 대륙을 넘나드는 5개월의 선교여행을 하는데 소요된 비용은 약 700만 원. 5개월의 일정과 방문한 유럽 국가들의 물가를 고려하면 저렴하다고도 할 수 있는 금액이다. 김 간사는 무엇보다 다녀온 학생들과 선교지 모두를 변화시키는 여행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학생들이 대만 현지인들로 이뤄진 교회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하필 사모님과 교인 사이에 갈등이 있어 1년 뒤 목사님이 교회를 떠나게 된 상황이었죠. 그 교회에서 해외 단기선교팀을 받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학생들의 열정과 헌신에 대만 교인들이 자극을 받기 시작했어요. 싸움을 멈추고 선교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다음 기수도 이 교회로 섭외하려고 전화를 하니 자기들도 이젠 선교팀을 꾸리느라 외부 선교팀을 받을 여력이 없다고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저는 할렐루야를 외쳤습니다. 물론 목사님이 1년 뒤에 떠나기로 했던 것도 없던 일이 됐죠. 학생들의 삶과 선교지를 놀랍게 변화시키는 히위고에 청년들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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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행 2020-07-22 10:58:27
관련영상 FCCNTV https://www.youtube.com/c/fccntv?disable_polymer=true

김지행 2020-07-21 22:06:59
감사합니다! HeWeGo 문의는 카카오톡채널 HeWeGo 로 해주시면 되고요 관련 영상은 유튜브채널 FCCNTV 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