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으로 엿보는 청년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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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으로 엿보는 청년 문화
  • 차성진 목사
  • 승인 2020.07.13 2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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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진 목사의 SNS 세대와 소통하는 글쓰기-23
차성진 목사 / 임마누엘덕정교회 담임, 글쓰기 강사
차성진 목사 / 글쓰기 강사

사실 힙합이 젊은 세대의 상징적 문화가 된지는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1990년대 후반,힙합이 가요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이래로, 청년 중에 힙합을 좋아하진 않더라도 안 들어본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힙합이 청년 문화의 중심이다라는 말을 마치 새로운 주장인 듯 2020년에 한다는 건 조금 식상하고 새삼스러운 느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날, 좀 더 정확히 말해 2010년 이후의 힙합 문화는 그 이전과 양상이 판이하게 달라졌습니다.

2010년 이전까지 힙합은 락 음악과 비슷한 부류로 종종 묶였습니다.

[매니아 층이 있지만 대중적이진 못한 음악. 소비 시장이 작고 자본이 적게 도는 음악. 가끔씩 하나둘 대중 음악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다수는 배고픔을 참으며 하는 음악.]

이라는 공통점 때문이었죠.

하지만 현재, 힙합은 우리 나라 음악 중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이룬 장르가 되었습니다.

가온 차트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음원 시장에서 힙합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9년엔 7%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14년엔 급상승해 18% 그리고 불과 1년 후인 2015년에는 27%까지 성장합니다. 31%를 차지한 댄스 음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그런데 사실 아이돌로 대변되는 댄스 음악은 거대 기업 단위의 자본이 투자되어 설계된 시장인데 반해, 힙합은 그에 비해 100분의 1도 안 되는 자본을 들여 만든 음악임이 주를 이룹니다. 이점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 장르는 힙합이라 해도 무관할 것입니다.

시장 규모 외에도 2010년 이후 힙합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창작자와 향유자의 경계가 무너졌다는 겁니다.

직접 스스로 랩을 만들어 본 사람들을 이제는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장난으로든 추억으로든 나름의 진지함으로든 굉장히 많은 비음악인들도 랩을 만들고, 녹음하고 심지어 음원도 냅니다. (사실 저도 청년부 집회에 설교자로 초청 받으면 설교 내용을 랩으로 만든 곡을 부르곤 합니다) 2010년 이후 급격하게 상승한 기술과 SNS 문화의 발달로 인해 가능해 진 일입니다.

결과적으로 요즘 청년들은

힙합을 듣고, 힙합을 만들고, 힙합을 입고, 힙합을 말합니다.

이렇게 복합적이면서도 지배적으로 청년들을 (혹은 청년들이) 사로잡은 문화는 해방 이후 힙합이 처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서 청년을 이해하고 싶다면 힙합을 알아야만 합니다.

의무를 얹는듯한 뉘앙스라 부담이 되었나요?

같은 말이지만, 조금 다르게 해보겠습니다.

청년을 알고 싶으나 대화할 기회가 마땅치 않아 그들의 내면과 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우셨나요? 걱정 마십시오. 힙합만 봐도, 청년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가 될지 모르나, 이 기획 칼럼을 통해서 힙합 문화를 통해 드러난 청년들의 심리와 마음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더불어 칼럼 맨 마지막에 항상 추천곡들을 하나씩 실으려고 합니다.

여러분께 익숙하지 않은 소리와 음악들일 테지만, 청년을 이해한다는 마음으로 하루에 3분씩은 이런 음악에 귀를 내어주면 어떨까요?

오늘의 추천곡 : 호랑나비 - 보이비 (Feat. Gill, 리듬파워, 김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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