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채널은 유튜브에서도 구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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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채널은 유튜브에서도 구별돼야 한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7.13 2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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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 기획 - 오해와 이해 : 나는□ 입니다 ⑲ 조회수가 다가 아냐 ‘기독 유튜버’

브이로그 찍는 전도사…영향력 유명 유튜버 못지않아
‘요게벳의 노래’ 조회 수 폭발했지만 높은 수익은 NO
유튜브는 어렵다는 생각은 편견…단순하게도 흥행 가능

유튜브 채널 ‘헌이의 일상’을 운영하는 최진헌 전도사.
유튜브 채널 ‘헌이의 일상’을 운영하는 최진헌 전도사.

페이스북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한국교회에서는 “페이스북이 선교지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통용됐다. 많은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에서 건전하게 기독교인의 영향력을 발휘하자는 취지였다. 당시의 관점을 그대로 옮겨오자면 ‘유튜브’ 또한 선교지가 되지 말란 법이 없다. 1분마다 400시간 이상 분량의 동영상이 업로드되고, 전 세계인이 매일 10억 시간 이상을 유튜브에 체류한다는 통계가 이유를 잘 말해준다. 

페이스북 페이지 ‘엠마오 연구소’를 통해 2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차성진 목사도 최근 유튜브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줄어든 반면 유튜브에 많이 몰렸기 때문이다. 기존의 작업방식을 버리고 영상 편집을 배워야 했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복음을 주제로 소통할 수 있다면 플랫폼이 어디인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2019년 한 해 동안 유튜브가 벌어들인 광고 매출만 18조 원에 달한다. 유튜브가 그만큼의 돈을 버는 동안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들 또한 수익을 올렸다. 사회적으로도 ‘돈 버는’ 유튜버들의 성공신화는 이미 잘 알려진 래퍼토리가 됐다. 그래서인지 유튜브를 무대로 활동하는 많은 크리스천들에게도 ‘돈’에 대한 오해가 꼬리표처럼 붙는다. 

 

돈벌이라는 오해

유튜브 채널 ‘헌이의 일상’을 운영하는 최진헌 전도사. 최 전도사의 채널은 구독자가 13만 명이 넘고, 영상들은 많게는 100만, 보통 수십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한다. 총신대 학부 4학년의 신학생인 최 전도사는 지난해 2월말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다. 계기는 단순하다. 

“교회에서 청소년 사역을 하니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뭔지 알아야겠더라고요.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유튜브를 보는데, 대부분이 자극적인 콘텐츠들이었죠. 청소년들이 유튜브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데, 아이들이 기독교적 쉼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유튜브 채널을 열게 됐습니다.”

그는 자신의 영상에서 새벽기도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찬양인도 하는 모습, 여름성경학교를 준비하는 모습 등 전도사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여러 일상을 자연스럽게 선보였다. 

총신대 신학과 4학년인 최 전도사는 자신이 맡은 중고등부 청소년들과 더 가까이 소통하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했다. 그는 현재 13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총신대 신학과 4학년인 최 전도사는 자신이 맡은 중고등부 청소년들과 더 가까이 소통하고 싶어 유튜브를 시작했다. 그는 현재 13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영상 속의 그는 ‘예수 믿으세요’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는다. 다만 ‘예수 믿는 사람은 이렇게 산다’는 것을 영상에 담았다. 그러자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예수를 믿지 않는 이들도, 교회에 대해 선입견이 있던 사람들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 얼마나 벌었을까. 대답은 의외였다. “큰돈을 벌진 못했어요. 영상 편집자께 드리는 사례비를 빼면 오히려 마이너스입니다. 다른 유튜버들은 수익을 창출한 후부터는 목숨을 걸고 영상을 올린다고 하는데, 저는 교회 사역도 학부 생활도 있기 때문에 온전히 유튜브에 집중하기는 어렵습니다.”

악플이나 비난하는 메시지를 받을 때도 많다. 자신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아버지 목사님의 위로로 마음을 추스르기는 하지만, 사람인지라 억울하고 속상할 때도 있다. 

“악플 때문에 악몽에 시달리기까지 했습니다. 돈벌이로 하냐는 비난과 같은 기독교인의 혐오도 경험했어요. 하지만 다음세대와 만나기 위해 이 일은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SNS를 통해 청소년과 비신자와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사역을 하고 싶습니다. 나중에는 기독 유튜버들을 지원하는 서포터로서 역할을 하고 싶은 꿈도 있습니다.”

 

염평안 씨가 쓴 ‘요게벳의 노래’는 한국 CCM계에서 유튜브를 통해 이름을 알린 곡으로 손꼽힌다.
염평안 씨가 쓴 ‘요게벳의 노래’는 한국 CCM계에서 유튜브를 통해 이름을 알린 곡으로 손꼽힌다.

 

유튜브는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

‘요게벳의 노래’로 잘 알려진 CCM 작곡가 염평안 씨 또한 기독교 유튜버 가운데 기록할만한 족적을 남긴 사례다. 이 노래는 염 씨가 직접 올린 영상의 조회수만 390만, 다른 유튜버가 유명 애니메이션을 편집해 올린 영상에서 무려 800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요게벳의 노래’의 성공에 크게 고무된 건 CCM계였다. 스트리밍 위주로 음원 시장이 재편되고 CCM 시장 자체가 침체 일로를 걸어왔다. 유튜브의 등장, 요게벳의 노래의 성공으로 무명도 ‘히트곡’을 낼 수 있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곳곳에서 나왔다.

최진헌 전도사와 마찬가지로 염평안 씨 역시 요게벳의 노래가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던 초창기 몇 달간은 반짝 수익이 많이 나오긴 했지만 ‘큰 돈’을 벌지는 못했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유튜브는 그에게 어디까지나 사역의 ‘보조 수단’에 불과하다. 

“많은 교회들이 유튜브를 통해 사역자를 섭외하더라고요. 제가 어떤 사역을 하는 사람인지 보여주기에 유튜브는 좋은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튜브만으로 돈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뛰어드는 것은 적어도 CCM에서는 힘들 것 같습니다.”

히트곡을 낸다고 해도 그것이 다음 활동의 흥행으로까지 보장하지 않는다. 염 씨는 이 점을 지적하며 “‘요게벳의 노래’ 때문에 들어왔다가 다음 노래가 원하는 느낌이 아니면 곧바로 빠져 나가더라. 유튜브는 그런 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성이 곧 조회수는 아니더라

개척한 지 4년 여, 출석 성도 300명 남짓의 행신침례교회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면서 유튜브를 효과적으로 사용한 사례다. 구독자는 3천 명 조금 못 미치지만 교인수와 비교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주일예배 영상이 기본적으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지만 그밖에 교회 담임인 김관성 목사가 부교역자들과 함께 신앙 서적에 대해 이야기 나누거나, 말씀을 강해하는 영상 클립들은 기존 유튜브 성공 공식에 반하지만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관성 목사는 “우리 교회가 하는 유튜브 방송 수준은 누구나 가능하다. 카메라 한 대, 교회마다 있는 마이크면 준비 끝”이라며 “자막도 편집도 없다. 유튜브 만든다고 시간을 많이 들이고 애쓰는 것은 우리 교회의 교회론과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김 목사는 다만 1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교회의 교역자들이 함께 출연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 하는 것이 영상을 풍족하게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교회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봄 온라인 예배에 참석하는 소위 ‘가나안 신도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성도’로 받겠다고 선언하면서 김 목사가 온라인 교회를 지향한다는 오해도 받았다. 그는 이 일에 대해 “결코 아니다. 코로나로 인해 전국의 교회가 온라인 예배를 드렸는데, 온라인 예배 참석자 가운데 적도 없이 떠돌고 있는 분들이 있으면 이 기회에 교회에 등록하게 하고 후에 인근의 교회로 연결하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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