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목회를 위해 꼭 알아야 할 두 가지
상태바
청년 목회를 위해 꼭 알아야 할 두 가지
  • 공종은 기자
  • 승인 2020.06.09 0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벤저스처치 이승빈(빈리) 목사

‘힙’한 목회 - ‘밀레니얼 세대’ 이해
다양한 콘텐츠로 사회와의 접촉점 마련


빈리(Bin Lee. 이승빈) 목사, 이름부터 헤어스타일, 입음새까지 하나하나 빠짐없이 독특했다. 청년들과 호흡하는 목회자라면 이 정도 공감은 기본이라는 듯, 강서구 까치산로에 있는 어벤저스처치에서 만난 빈리, 이승빈 목사는 개성 강한 20~30대 청년들이 대부분인 교회의 독특하고 전통적인 목회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성세대에게는 독특함으로 보이는 청년세대의 문화를 빈리 목사는 ‘독창성과 창조성’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것도 청년세대에겐 이미 일상. 2006년에 미국 달라스로 공부하러 갔다가 2017년에 귀국하기까지의 사역과 경험이 목회에도 녹아있었다. 그래서 청년세대와 함께할 수 있었고, 청년 문화를 공감하고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 ‘독창성-창조성’ 인정 필요
 
빈리 목사는 청년 목회자라면 꼭 알아야 할 두 가지를 꼽았다. ‘힙(hip)’해야 한다는 것과 ‘밀레니얼세대’에 대한 이해. ‘힙하다’는 말은 ‘최신 유행에 정통하고 정보에 밝다’는 뜻의 ‘hip’과 ‘하다’가 복합된 신조어로, ‘고유한 개성과 감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2010년 이후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하고 있는 밀레니얼세대. 이들은 64%가 집에서도 스마트폰만 사용하면서 소통하고, 소유에 대한 개념보다는 효율성과 가치에 중심을 두고 틀에 박힌 일보다는 가치 있는 일을 통해 소득을 창출하려는 성향의 세대. 모바일 세대를 일컫는다.

그는 “유행을 민감하게 수용하고 따르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개성과 생각으로 똘똘 뭉친 힙한 청년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한다. 기업들이 앞다투어 밀레니얼 세대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기업이 망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면서, 한국 교회 또한 이런 힙한 청년세대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고, 힙한 목사가 청년 목회를 담당하면 더 좋다고 했다. 하지만 “장년 목회의 연장 선상에서 청년 목회를 이어가서는 안 된다. 이러면 다음세대 목회 또한 소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빈리 목사는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청년들의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개성을 발휘하게 한다. “하나님의 캐릭터 자체가 크리에이티브(creative. 창조적)하다”고 스스로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교회가 창조적인 하나님의 본성을 닮지 못하게 억누르고 있다는 것. 청년들의 창조성을 기성세대의 신앙과 프레임으로 이끌지 말고 창조성과 독창성을 개발시키고, 이것을 펼쳐 낼 밀레니얼세대를 위한 신앙적 공간을 만들어주라고 말한다.

빈리 목사는 까치산로와 합정동 두 곳의 교회를 통해 청년들이 창조적으로 복음을 만나고 신앙 안에서 성장해가기를 원한다. 그래서 교회도 문화공간으로, 공유의 공간으로 열었다.
빈리 목사는 까치산로와 합정동 두 곳의 교회를 통해 청년들이 창조적으로 복음을 만나고 신앙 안에서 성장해가기를 원한다. 그래서 교회도 문화공간으로, 공유의 공간으로 열었다.

#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

청년들을 위한 콘텐츠 개발과 SNS는 특히 신경 쓰는 부분. 교인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일반인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주라. 전도는 복음을 전하는 것이지만, 삶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빈리 목사의 생각이다. 다양한 콘텐츠들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페이지 등 개인 SNS를 통해 제공되는데, 크리스천 뮤직을 비롯한 일반 음악, 설교, 크리에이티브, 영어, 신학생들에게 쓴 편지, 개인적인 이야기, 영상과 음향 등 현재 운영하는 계정만 7개 정도다.

무료 강의를 볼 수 있는 Bin Lee의 MasterClass는 팔로워가 1만여 명에 육박하고, 정보 제공의 범주를 넘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고 대화하는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한다. 최근에는 음악을 공부하거나 뮤지션 등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글을 쓰면서 “이젠 음악을 하더라도 코딩 능력이 중요하다. 학부와 대학원에 진학하는 대신 컴퓨터공학과나 코딩학원에 들어가서 공부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 더 좋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청년 목회자라면 스스로를 브랜드화하고 인싸(‘인사이더’라는 뜻으로,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면서 관심을 끄는 사람을 이르는 말)가 돼 좋은 정보를 유통하라고 제안한다. 그리고 “자발적 인싸가 되면 역으로 사람들이 나를 찾아온다. 엄청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벤저스처치 또한 음향과 영상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소문난 교회. 젊은 뮤지션과 영상, 음향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콘텐츠가 월등할 뿐 아니라, 어느 교회에서나 갖추고 있는 기본 장비로 뽑아내는 결과물이 상당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을 비롯해 개인과 단체, 교회 등의 방문이 이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공유 개념으로 교회 활용
 
까치산로와 합정동에 있는 교회는 언제나 열려있고, 공간 또한 공유 개념으로 활용된다. 예배가 없는 평일에는 공연이 열리기도 하고, 누구나 프로듀싱과 녹음을 위한 작업실, 사무실 공간, 배움의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합정동 교회는 리모델링이 마무리 단계. 먼저 시작했던 합정동 공간과 까치산로 공간 모두를 교회와 문화공간, 공유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청년들이 활동하게 하고, 그들만의 독창성과 창조성으로 복음이 건강하게 확산되기를 바란다.

빈리 목사는 “청년 목회를 한다고 해서 특정 계층을 타깃으로 설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청년들이 모이면 자연스레 부류가 형성되고 그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운영하게 된다는 것. 오히려 “나를 정확하게 표현하게 하고, 창조적인 공동체가 건강하게 운영되게 지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최근에 교회에 등록한 세 명이 있는데, 한 사람은 프로그래머, 한 사람은 간호조무사, 또 한 사람은 웹디자이너다. 이런 사람들이 어벤저스처치 안에서 창조적으로 활동하면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또 하나님의 지체로서 한 몸을 이루어간다”고 설명했다.

이런 공동체성으로 인해 어벤저스처치는 전통적인 교회 형태를 유지한다. 매주 성찬을 나누면서 복음의 참 의미와 주 안에서 한 형제자매로서 살아가는 삶에 대해 생각한다. 예배 후에는 식탁 교제로 깊은 만남의 시간을 이어가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주중 일대일 모임을 진행할 예정이다.

빈리 목사는 밀레니얼세대의 독창적인 창조성을 인정하되 복음의 본질은 잃어버리지 않는 것, 힙한 사람들이 모이고 힙한 음악과 영상이 있지만, 복음은 놓지 않고 붙드는 것, 이것이 청년 목회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