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에서 순항한 비결이요? 하나님 은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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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에서 순항한 비결이요? 하나님 은혜죠"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6.08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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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삶-카페 '앨리스토리커피' 공동대표 이원배 집사
"이끄신 분은 하나님 나만 잘살라는 뜻 아닐 것"
말씀과 찬양 가까이 하니 일하면서도 은혜가 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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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토리커피의 공동대표 이원배 집사. 이 집사는 특유의 편안하고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로 인터뷰 내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은혜의 순간들을 회상했다.

카페 사업은 레드오션이다. 2019년 기준 커피전문점이 10만개를 돌파했고, 서울 강남의 경우 1km 반경에 스타벅스만 7~8개씩 보일 정도다. 유명 프랜차이즈도 아닌 소규모 브랜드가 이런 경쟁적인 시장에서 1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양재동 시민의 숲 근처에 자리한 앨리스토리커피(www.alleystorycoffee.com)는 지난 2008년 문을 연 이래 현재 6개까지 매장을 늘렸다. 원두 브랜드로도 이름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판매가 활발하다. 앨리스토리의 공동대표인 이원배 집사(서울광염교회)는 원래 제과제빵 쪽에 관심이 많던 청년이었지만 하나님의 이끄심에 따라 살다보니 이제 커피 전문가가 다 됐다. 업계에서도 소문난 실력자가 됐지만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며 곰돌이 푸우같은 사람 좋은 미소를 보였다.

 

큰길 아닌 좁은 길을 택하다

앨리스토리는 골목길, 오솔길을 뜻한다. 성경에서 말하는 좁은길이 연상된다. 큰 길가에서 손님을 끌어 담으려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동네의 작은 길가에 위치한 카페이지만 훨씬 내실 있게 성장하고 있다. 양재에 위치한 본점은 오랜 기간 한 자리를 지키면서 좋은 가게라는 평이 자자하다. “이 동네 돈은 앨리스토리가 다 끌어 모은다는 소문이 날정도. 이 집사는 잘 되기는 하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라며 겸연쩍게 웃었다. 그는 다만 부모님 도움 하나 없이 이렇게까지 왔다는 것은 돌아보면 뿌듯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지금의 앨리스토리커피를 이루기까지 시련도 많았다. 원래 카센터의 6평짜리 작은 창고를 전전세형태로 임대해 카페를 차렸는데, 카센터가 월세를 내지 못할 형편이 되면서 덩달아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오픈한지 겨우 1년 반 지났을 무렵이다. 우여곡절 끝에 건물을 계속 사용하게 됐지만 적지 않은 손해를 봤다. 눈 뜨고 수천만 원을 떼였다는 생각에 가슴이 쓰렸다. 자책도 많이 했다. 내가 자세하게 못 봐서 손실을 입었다는 생각에 괴로웠다고 했다.

그런데 당시의 고난은 위장된 은혜였다. 훗날 카페가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오른 뒤 옆 매장까지 건물 전체를 사용하게 됐다. 그 자리를 거쳐 간 업체에서 인테리어까지 다 해놓은 덕에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었다. 이 집사는 이 일로 고난을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졌다.

지금의 코로나도 당장은 큰 어려움입니다. 그러나 이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 귀 기울이게 됩니다. 눈에 보이는 어려움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죠. 저의 주된 관심사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 입니다.”

한때는 사람의 지혜와 힘으로 사업을 한다고 자만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기도를 게을리 할 수 없는 이유다.

저희 가게를 두고 기도해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쌍둥이 친동생이 둘 있는데, 모두 목사입니다. 한 분은 해외에서, 한 분은 지방에서 사역중입니다. 와이프랑도 가끔 이야기를 합니다. ‘내가 잘 되는 이유가 있다. 나만 잘 먹고 잘 살라는 것이 아니다라고요. 경제적인 여유를 주신 분은 하나님이시고 거기엔 하나님의 뜻이 있습니다. 저에게 목회자의 소명을 주시지 않은 분명한 이유가 거기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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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동에 위치한 앨리스토리커피 본점.

 

일터에서 나타나는 신앙

이 집사는 앨리스토리커피의 공동 대표다. 동업자 역시 크리스천이기는 하지만 현재는 신앙의 부침을 겪는 중이기에 독단적으로 크리스천 기업이라고 표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다만 두 사람의 경영방침에는 기독교적인 색채가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프렌차이즈 제안이 많이 들어왔지만 그때마다 거절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덜컥 가맹점을 받으면 당장 돈은 벌 수 있지만 잘 되지 않았을 때 그 부담이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간다.

망해도 이름만 바꾸면 된다는 유혹도 하더군요. 하지만 저나 동업자 형님이나 크리스천 마인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맹점주들에게는 생계가 달린 일이기에 그럴 수 없다고 뜻을 모았습니다. 주변에서는 돈 벌기 싫으냐는 말까지 했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에 대한 대우나 복지에도 이런 생각이 반영된다. 이 집사는 우리 직원들이 어디 가서 연봉 등을 이야기할 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정서상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대해 여전히 파트타임이라는 인식이 강하다“3년이 넘으면 경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그런데 업계에 10년 이상 있어보니 경력 쌓인 바리스타들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내 가게처럼 일할 직원을 만나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카페의 성장은 사람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일하는 직원이 손님 보기에 별로이면 이 직원별로야라고 하지 않고 이 가게가 별로야라고 한다는 것. 때문에 직원들을 단순히 시간 때우고 가는 종업원으로 보지 않고 가족처럼 생각한다. 직원들의 근속 연수가 오래된 것도 이런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원들도 이 집사가 예수 믿는 사람임을 다 안다. 작은 행동 하나 하나가 전체 크리스천들을 대표한다는 생각에 말 한마디도 조심한다. 그는 사실 사업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신앙 색을 드러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신앙을 드러내는 분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앨리스토리가 카페 업계에서 본보기가 되고, 누가 와도 믿는 사람이 하는 곳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복음 전하는 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카페로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하나님 앞에 나갈 때 성장한다

어려서부터 교회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당연한 삶을 살았던 이 집사지만 사업을 하면서 몇 년간은 주일 봉사를 내려놓았다. 6일을 일하다보니 주일 봉사가 너무 힘들었던 것. 그렇게 2년 정도가 흐르자 공허함이 찾아왔다. 마냥 편하고 좋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것. 이 대표는 그때부터 신앙회복을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했다. 신앙적인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켰다.

교회를 오래 다녔을 뿐 신앙적으로 한참 모자라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그때부터 이동시간에는 항상 설교를 틀고 있습니다. 영어공부도 할 때처럼 신앙이 성장하려면, 환경을 바꾸고 거기에 스스로를 노출해야 합니다. 공장에서 원두를 볶을 때도 늘 크게 찬양을 틉니다. 교회 남성도회에서 발표했던 율동을 추기도 하죠. 어차피 보는 사람도 없으니까 자유롭게 찬양을 합니다.”

환경을 바꾸니 다른 일을 하는 시간이나 가정에서의 시간에도 변화가 왔다. 사업적인 판단을 할 때도 돈이 될까보다 주님이 싫어하지 않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됐다. 작은 목표도 세웠다. 올해는 금주를 목표로 세웠다. 원래도 술을 즐겨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사업상 술 마시는 환경을 자주 접하게 됐던 것. 이 집사는 아예 주변에 금주 선언을 했다. 처가에 가면 늘 반주 권하던 장인어른이 교회 다니는 사위에게 겨우 술 가르쳐놨더니 이제 안 마신다며 가장 아쉬워하신다는 후문이다.

술 먹는 것이 죄는 아니라고 합리화 시켜왔지만 이런 작은 어려움의 상황들도 주님의 뜻을 따르겠다고 고백 했을 때 다른 큰 어려움 속에서도 지켜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1년은 기본으로 지켜보자는 생각입니다.”

이런 변화들이 쌓이면서 뜻밖의 은혜를 경험하기도 한다. 홀로 로스팅 기계 앞에서 원두를 볶다가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는 것.

최근 스페셜티 커피가 유행하면서 앨리스토리커피도 블랜딩을 수정하고 있다. 보통 브라질원두는 스페셜티 블랜딩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저렴한 가격이 때문이다. 브라질 원두를 쓰면 원가 절감하려고 저런다는 말이 나올까봐 처음부터 재료에서 배제했다. 이 집사는 블랜딩을 완성하기 위해 온갖 비싼 생두를 섞어봤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데 하루는 브라질 원두를 살짝 섞자 딱 원하던 맛이 나오더라는 것. 이후에 좀 더 보완해 블랜딩을 완성했고, 앨리스토리커피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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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배 집사는 일주일 가운데 많은 시간을 커피를 볶는데 사용한다. 혼자 일을 하는 이 시간이 그에게는 찬양의 시간이자 묵상의 시간이다. 

특징 없이 무난하기만 한 브라질 원두가 커피로서 좋은 취급을 받지 못하지만 브라질 원두 없이 블랜딩을 완성할 수 없었습니다. ‘건축자의 버린 돌이 모퉁이돌이 됐다는 말씀처럼 세상에서는 하찮게 보는 사람이어도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면 귀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제 인생 또한 스스로는 특징 없는 삶일지라도 하나님께서 만지시면 훌륭한 동역자들을 더욱 빛나게 하는 그런 삶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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