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필요에서 출발한 축구 클럽, 퀸즈파크레인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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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필요에서 출발한 축구 클럽, 퀸즈파크레인저스
  • 이웅용 목사
  • 승인 2020.04.2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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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용 목사의 스포츠로 읽는 선교 ⑪
이웅용 목사 / 국제스포츠선교사, 선교한국
이웅용 목사 / 국제스포츠선교사, 선교한국

퀸즈파크, 영국 런던 서쪽 헤머스미스풀럼 구에 위치, 소위 이너런던 지역, 우리 표현으로 하면 도심 정도겠다. 아무튼 비싼 땅이고 주요 기업이나 국제기구가 많은 지역이란다. 그러면 자연히 유려한 역사의 축구팀이 있겠지 생각하실 텐데, 클럽의 역사는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교회의 역사는 꽤 다룰 만하다.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모태는 세인트 쥬드(St. Jude) 클럽이다. 이는 1882년에 세인트 쥬드교회 교육기관의 축구 클럽으로 창단했다. 당시 지역 인구 구성 가운데 무려 16,000여 명이 노동자 계급. 절대 다수가 노동자였으니, 지역의 세인트 쥬드 교회 역시 지역민 자활, 교육 사업에 힘썼다. 그 일환으로 당시 영국 사회의 붐이었던 축구 클럽이 시작된 것이다.

담임 목사 시드니 봇이 전폭적으로 서포트하고 안목을 가진 인물들이 클럽을 이끌었다. 젊은 세대에게 클럽이 인기를 끌며 운영 역시 확대 되었다. 1886년에는 세인트 쥬드라는 클럽 이름이 퀸즈파크레인저스로 변경 되었다. 여기에는 재미난 스토리가 있다. 당시 세인트 쥬드 클럽의 라이벌이 있었다. 그 클럽 이름은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였다.

두 팀은 불꽃 튀는 라이벌전을 펼쳐가며 함께 성장해갔다. 하지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두 팀은 ‘통합’을 시도한다. 크라이스트처치 클럽이 세인트 쥬드 클럽 안으로 통합 되는 방향으로 진행 되자 크라이스트처치 클럽에서 문제를 제기한다. 결국 세인트 쥬드라는 클럽 이름을 퀸즈파크레인저스로 변경하게 된 것이다.

교회는 축구라는 매개체로 지역의 젊은이들을 연대시켰고, 그들을 든든히 지원했다. 이것은 단지 축구팀의 기록이 아니다. 교회가 지역 안에 교육과 연합의 장을 마련한 생생한 현장이다. 그 현장이 영국 런던 서부 퀸즈파크에서 벌어져,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비록 포로축구팀으로서 놀라운 스토리는 없지만, 그 정신은 여전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QPR. 세계적인 축구 클럽은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지역에 살아 있는 클럽이다. 이유가 뭘까? 그만큼 지역과 함께 하며, 필요를 돕고, 애환을 나눴기 때문 아닐까. 지금 교회의 선교는 지역 안에서 어떻게 뿌리 내리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지역에 덩그러니 존재하는 그들만의 공간인가, 아니면 지역에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 곳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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