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화해-용서-사면복권! … “백석은 미래 향한 발전과 화합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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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화해-용서-사면복권! … “백석은 미래 향한 발전과 화합을 선택했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4.2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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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제42회기-3차 정기 실행위에서 대화합 선포하며 갈등 종식
이주훈 직전 총회장 포함한 모든 당사자 ‘사면 복권’ 만장일치 기립박수
7월까지 탈퇴자들 조건없는 복귀, 교단 분열에 대한 책임 묻지 않기로
미자립교회 임대료 후원에 감사 …총 500교회에 50만원씩 지원하기로
백석총회는 정죄로 인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발전적 미래로 나아가는 ‘대화합’을 선택했다. 

‘백석’은 역시 달랐다. 정치적 정쟁으로 인한 갈등을 말씀과 기도로 풀어내고 마침내 대화합을 이뤄냈다.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지난 회기 갈등이 사과와 자숙, 그리고 화해와 용서로 마무리 된 것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장종현 목사)는 지난 27일 실행위원회를 열고 41회기 분쟁을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특별재심원과 예결산조사처리위원회 보고를 다뤘다. 이미 지난 2차 실행위에서 총회장에게 전권 위임된 해당 사안은 사흘 전에 사전 조율을 거쳤다. 

지난 24일 특별재심원과 예결산조사처리위원회는 총회장에게 회의 결과를 보고하고 경중에 차이는 있으나 관련자 모두 징계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장종현 총회장은 “갈등은 상대적인 것이며, 정죄하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한다면 우리 총회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특별재심원 총무를 맡은 충남노회 이승수 목사 역시 “총대들은 징계보다 사과와 반성을 원한다”고 말했다. 

장 총회장이 ‘악순환의 되풀이’라고 표현한 것은 특별재심원 활동이 총회에서 결의한 2개월 시한을 넘긴 점, 이에 대한 감사가 다시 시작된 점 등을 들어 정치적 갈등으로 발생한 문제가 계속 반복될 경우 총회의 상처만 커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충분한 여론을 수렴한 장종현 총회장은 지난 25일 이주훈 직전 총회장을 총회로 불러 입장을 물었다. 백서 발간에 사용된 1억원 가량에 대한 환수 목소리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이주훈 전 총회장은 “제41회기 총회장으로서 총회의 모든 사건에 대하여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하고 향후 2년간을 자숙, 기도하는 기간으로 정하고 총회의 모든 직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발행을 준비 중인 백서에 대해서도 “5월 31일까지 총회에 납품하도록 독려하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계약금 상당의 재산을 채권 압류를 해드리겠다”고 확인서를 작성했다. 

총회장은 확인서를 받은 후 김종명 사무총장에게 백서가 정말 발행되고 있는지 확인을 지시했다. 김종명 사무총장은 실제 900페이지 분량의 총회 역사와 41회기 사역이 담긴 백서가 발간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예결산조사처리위는 백서 발간에 1억원이 사용됐는데 5천만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할 때는 실행위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환수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주훈 목사는 전체 1억의 예산 중에 7천만원 가량은 총회장 재임 당시 직접 협찬을 받거나 상비부서 광고비로 모금한 것으로, 총회 예산에서 실제로 5천만원이 집행되지 않았기에 실행위 허락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백서 발간은 총회장 선출 당시 공약사항으로 임기 초부터 꾸준히 자료를 취합하고 준비해 왔다는 것. 공금횡령과 관련된 사회법 고발에서도 모두 무혐의를 받은 터였다. 

이에 대해 이주훈 목사는 “백서 발간 이후 판매 수입금 전액을 총회에 기탁할 것이며, 발간된 백서는 전권 총회에 기증하여 총회 재정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주훈 직전 총회장이 총회 앞에 사과와 자숙의 뜻을 전하고, 백서도 문제가 생길 경우 채권압류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지난 회기 문제들이 하나씩 풀려 나가기 시작했다. 

실행위원들이 탈퇴자의 조건없는 복귀와 전면적인 사면복권에 동의하며 기립박수했다. 

영적 지도자, 회개할 줄 알아야
27일 열린 실행위원회에서는 총회장이 직접 총대를 멨다. 특별재심과 예결산조사 결과를 보고하며 총회 화합과 발전을 위한 결단을 촉구했다. 

장종현 총회장은 “모든 위원들이 참으로 수고가 많았다. 다른 사람을 조사하고 재판하는 일이 쉽지 않다. 총회법과 기강 확립을 위해 수고한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지난 회기 총회가 겪은 어려움을 생각하면 면직이나 제명 등 중징계를 해도 마땅한 상황인데, 징계보다는 총회의 화합과 발전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총회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것이 옳은 선택인지 고민했다. 징계도 중요하고 공금 환수도 중요하지만, 먼저 총회를 어지럽힌 잘못을 스스로 회개하고 자기반성을 하는 것이 영적 지도자의 자세”라고 말했다. 

영적 지도자는 법보다 양심이 우선해야 하며, 믿음과 사랑으로 총회를 섬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진정한 사과가 동반되지 않으면 어떠한 결정을 내려도 반쪽에 불과하다”는 것이 총회장의 생각이었다. 

장 총회장은 “총회를 사랑하는 영적 지도자라면 그 진정성을 보고 용서하고, 한 번 더 기회를 주어야 하며, 당사자는 총회 활동을 중단하고 근신하며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권력을 잡았다고 해서 그 권력이 평생 가는 것이 아니다. 물러나면 끝이다. 반성하고 자숙하는 것이 총회를 위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를 총회장에 세운 것은 화합과 화목을 위한 것 아니냐”며 “처벌해달라는 보고는 보고대로 받고, 나는 총회장으로서 화해와 용서를 요청하겠다”고 밝힌 후 김종명 사무총장이 이주훈 직전 총회장의 확인서를 낭독했다. 이 총회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자숙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약속했고 그 뜻이 전해졌다.

사과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주훈 총회장이 탄핵 위기에 있을 때 옆에서 모든 일을 앞장서 도왔던 서울강북노회 진동은 목사가 실행위원들 앞에 나섰다. 

진 목사는 “분노회 건으로 총회에 왔다가 본의 아니게 구덩이에 빠졌다. 상대적이기 때문에 한 번 부딪히면 끝까지 하다보니 교단 창립 이후 가장 어려운 일을 맞이하게 됐다. 제가 그 가운데 서서 여러분들 마음이 아팠으리라 생각된다. 이번 기회를 통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저 역시 마음이 편치 못하다. 제가 먼저 사과하는 것이 제 마음이 편하고, 이유를 불문하고 지난해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서 사과드린다”며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이주훈 총회장과 진동은 목사의 잇단 사과에 실행위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장종현 총회장은 “지난 회기 갈등에 연루된 분들 모두 사면복권을 선포한다. 죄인은 없다. 우리는 모두 화목하게 됐다. 과거는 묻지 말고, 앞으로도 이런 저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데 사적인 감정들이 노회와 교회까지 번지지 않도록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모든 실행위원들이 기립박수하며 사면복권을 축하하는 가운데 다시 한 번 대화합의 길이 마련됐다. 41회기 총회 갈등으로 인해 교단을 떠난 탈퇴자들이 복귀할 경우 조건 없이 받아주자는 안이 나온 것. 

탈퇴자도 모두 사면복권
장종현 총회장은 “지난 실행위에서 4월말까지 잔류 의사를 밝힐 경우 조건 없이 받아주기로 했는데,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나간 분들이 많다고 한다. 코로나로 봄노회가 연기됐는데 7월까지 실행위가 받아주면 효력이 발생하도록 해달라”고 동의를 구했다. 또 “주동자이건 아니건 오겠다고 하면 탈퇴자들을 조건없이 받아주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증경총회장 홍태희 목사는 “40년 간 백석 우산 아래 살았는데 잠깐 부주의로 나간 것이니 탕자의 아버지 마음으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해당 노회에서 받게 해달라”고 했다. 

탈퇴자 복귀에 대해 총회장은 “총회를 분리하는 것, 분열은 말할 수 없이 큰 죄다. 이주훈 총회장은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자숙하겠다는데 총회를 분열해서 나간 분들이 바로 총회 활동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형평을 맞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충남노회 이승수 목사는 “총회장님은 항상 교단 설립자로 나간 사람들까지 생각하고 있으시다. 나간 사람들의 책임도 적지 않은데 (누구는)제재를 받지 않고, 누구는 징계를 받고… 더 큰 그림을 그리고 교단 미래로 가자. 여기서 다 정리하고 조건 없이 해야 교단이 미래로 나갈 수 있다”며 이주훈 목사를 포함하여 탈퇴자까지 모두 사면하는 대타협을 이룰 것을 제안했다. 

결국 이날 실행위원회에서는 이주훈 직전 총회장을 포함하여 41회기에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불문에 부치고 사면복권을 비롯하여 탈퇴자의 조건없는 복귀를 만장일치 기립박수로 결의했다. 

이승수 목사의 “42회기 총회가 헌법과 규칙을 정지하고 초법적으로 시작됐고, 오늘 우리가 화해를 하고 끝냈으니 화끈하게 다시 안아주고, 총회의 연장선상에서 대화합을 이루자”는 안이 수용된 것이다. 

서울강북노회장 진동은 목사가 실행위원들에게 사과 발언을 하고 있다. 

정확하고 합리적인 공천 당부
41회기 관련 사건이 총회의 발전적 미래를 위해 ‘대화합’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총회장 장종현 목사는 영적 지도자로서 이 일에 도의적 책임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기도하는 자숙의 시간을 갖길 당부했다. 

또, 권력의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총회법에 명시된대로 한 사람이 1국, 1위원회만 맡도록 하는 정확한 공천을 강조했다. 

장 총회장은 “총회를 어지럽게 한 사람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고 2~3년 간 그 자리에 들어가면 안 된다”며 “이번 회기를 마치고 공천할 때는 투명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사람이 여러 부서에서 활동하는 것이 총회 법에 위반된다는 것. 총회의 법과 기강을 세우기 위해 2개 이상 배치된 사람들은 스스로 사퇴하고, 미래를 위해 살아 움직이는 총회로 만들어 갈 것을 거듭 요청했다. 

특히 혼란 중에도 통합정신을 지키고 백석에 남아 있는 구 대신측 교회들을 배려하여 공천에 우선 배정하는 화합의 정신을 간곡히 당부했다. 

부총회장과 서기에게도 “한쪽으로 치우친 인사를 추천하지 말라”며 “개인적 친분으로 공천하는 것은 총회의 공적인 임무를 방해하는 것이며 한 사람이 3년 동안 한 부서에 있었다면 내려놓고 다른 부서로 가는 정확한 순환”을 강조했다. 

다른 교단에서는 수년간 끌어도 해결되지 않을 어려운 문제들이 백석총회 안에서는 쉽게 풀린다. 총회장 장종현 목사의 리더십과 개혁주의생명신학을 바탕으로 한 신앙훈련의 결과다. 

장종현 총회장은 “정치가 싫어서 우리 총회로 오신 분들이 많다. 백석은 기도하는 총회, 은혜가 앞서는 총회라고 하더라”면서 “한국교회를 선도하는 모범적인 총회가 되도록 기도하고 힘을 모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자, 꿈과 미래가 있는 백석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백석총회는 지난해 이주훈 총회장과 임원회가 대립하면서 제명과 면직 등 초유의 교단 징계와 사회법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 총대들은 교단 설립자인 장종현 목사를 총회장으로 추대하고 갈등과 분쟁을 종식해줄 것을 요청했다. 

수습에 나선 장 총회장은 특별재심원과 예결산조사처리위원회 등을 구성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수습방안을 맡겼다. 이 과정에서 지난 1월 박경배 직전 부총회장이 사회법 소송을 모두 취하하면서 이주훈 총회장과 극적으로 화해했고, 얽힌 갈등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했다. 

이주훈, 박경배, 진동은, 윤양표, 음재용 목사와 신맹섭 장로 등 총 6명의 갈등 당사자들은 지난 1월 14일 “쌍방에 입은 피해에 대하여 서로 합의하여 이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으며, 여하한 사유가 있어도 민형사상의 소송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약하고 후일의 증거로 이 합의서에 서명, 날인한다”는 내용에 합의한 것이다. 

사회법 소송은 총회법에 따라 ‘면직’에 해당된다. 사회법 소송만큼은 총회에 절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장종현 총회장의 강한 의지가 실현된 것이다. 

법과 질서도 중요하지만 은혜 안에서 화해하고 용서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백석총회는 이날 실행위원들의 만장일치 기립박수로 지난 회기 갈등을 모두 끝내고, 미래를 향한 화합과 발전에 힘을 쏟기로 했다. 

미자립교회 500곳 지원 결정
한편, 이날 실행위에서는 미자립교회 지원에 대해 보고됐다. 총회는 지난 사순절 기간 코로나19로 인해 모이는 예배를 드리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자립교회 지원운동을 펼쳤다. 

사회복지특별위원장 마종열 목사는 “나눔운동에 현재까지 205개 교회가 동참해주셨으며,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미자립교회 임대료 지원 성금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총회는 최근 전국 노회에 공문을 발송해, 연 결산 3천만 원 이하의 교회 중 보증금 2천만원에 월세 50만원 이하의 교회를 노회당 2곳 씩 추천해달라고 했다. 실행위가 열린 27일까지 92개 노회에서 수혜자 명단이 들어왔다. 하지만 모금액수가 3억원을 돌파함에 따라 수혜 교회를 두 배로 늘리기로 하고 전국 105개 노회에서 각 4개 교회를 지원하는 것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김종명 사무총장은 “이번 지원으로 약 500교회가 50만원씩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행위원회에서는 각 부서 사업도 발표됐다. 규칙국과 헌법위원회는 오는 5월 11~12일에 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했고, 교육국이 주관하는 신임원교육은 5월 25~27일로 연기됐다. 교육국장 김강수 목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보다 넓은 장소를 선택했다.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강원도 평창 한화리조트에서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국도 6월 2일로 체육대회를 연기했다. 올 체육대회는 총회의 대화합을 기념하여 더 많은 노회가 참여하기로 했으며, 문화체육국장 이의순 목사는 “총회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총회의 신나는 축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종명 사무총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모이는 예배가 어려워지면서 총회주일을 지키지 못한 곳이 많다”며 “예년에 비해 총회주일헌금 납부가 저조하다. 예배가 재개되면 총회주일을 먼저 지켜 각 교회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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