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안식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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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안식년
  • 조성돈 교수
  • 승인 2020.04.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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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코로나19로 인해서 온 인류가 고난 가운데 있다. 100일여 전 중국에서 시작하여 한국을 거치더니 이제는 전 세계가 고난이다. 특별한 백신도 없고, 치료약도 없으니 방법은 격리밖에 없다. 사람이 서로 안 마주치는 것이 가장 최선의 예방법이다. 그러다 보니 세상이 온통 멈추어 선 것 같다. 서로 만날 수도 없고, 여행은 가능하지도 않다. 심지어 생필품 조달도 어렵고 미국이나 유럽 같은 경우는 집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 한국의 공항을 보니 이전에 비해 비행이 약 5%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항공사들이 모두 직원들을 무급으로 휴가를 보내고 있다. 운항이 중단되니 별수 없는 일이다.

거리를 나서 봐도 차와 사람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학생들이 학교를 안 가고, 직장인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사람들이 없으니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일들이 줄어든 까닭이다. 요즘 차를 가지고 나가면 내비게이션이 전에는 이용하지 않던 새로운 길을 안내한다. 아마 차가 줄어드니 이전에 교통체증이 있었던 길이 뚫려서인 것 같다. 길은 가까웠으나 차량이 많아 오래 걸리던 길을 이제는 빠르게 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인간들의 일이 없어지니 신기한 일들이 일어났다. 매년 찾아오던 황사가 없어지고, 밤하늘에 별이 보인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동물들이 지구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나오는 보도를 보면 사람을 떠났던 동물들이 인간 가까이로 다가온다. 인간에 치여서 멀리 떠나갔던 동물들이 제 자리를 찾아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인간에게는 재난이고 재앙이지만 달리 보면 지구에는 안식년이 되었다. 인간의 삶이 무너지고 나니 동물들이 안식을 찾고, 자연이 쉼을 얻은 것이다. 아주 당연했던 동물들의 자리가 되찾아지고, 지구의 환경이 원래의 색을 찾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살기에 바빠서 지구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알지 못했다. 서서히 산업을 발전시키다 보니 그저 이렇게 살아야 되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인간이 멈추어 서 보니 지구가 많이 힘들었다. 세상에 자연이 원래 그랬던 것을 아니란 걸 이제야 깨닫게 된다. 

최근 들어 전염병이 자주 나타난다. 사스, 메르스, 신종플루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공포에 몰아 넣었던 전염병들이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바이러스와 병들이 우리를 공격해 오는 일이 잦아졌다. 이런 병들이 왜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있지만 유력하게 보이는 것은 ‘환경의 역습’이다. 

평온한 창조질서 가운데 있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결국 인간의 죄악이 벌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의 역습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무너진 생태계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결국 이런 재앙들로 인해서 구조조정이 되는 것이지 모른다. 

지구의 안식년을 통해서 우리는 지구의 원 모습을 보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지구에 저지른 죄에 대해서 벌을 치르고 있다. 이 재앙을 극복하고 반복하지 않으려면 결국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기도 제목이어야 하고, 우리의 삶이어야 한다. 이 코로나19의 시대에 인류의 반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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