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 시 속에 담긴 ‘아가페’를 길어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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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 시 속에 담긴 ‘아가페’를 길어올리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04.1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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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창 시인 신간 ‘사랑의 시학’ 발표
윤동주 박목월 등의 시인들 작품 분석

시를 읽고자 하는 마음가짐은 그 자체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 마음가짐을 한 가지로 한정 지을 수는 없으나 언어예술을 통한 자기 정화의 의도가 심리적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 무엇에 대한 기대 심리, 그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순수한 동기일 수 있으나 자칫 정도를 넘칠 소지가 많은 것이기도 하다. 신앙시에 대한 인식도 이 같은 차원에서 생각하면 적당하지 않을까.

1982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이자 기독 언론인 최규창 작가가 한국 기독교 시를 추적하여 분석한 책 ‘사랑의 시학’을 발표했다. ‘사랑의 시학’은 윤동주와 황금찬, 김현승, 박목월, 박이도, 이탄 등의 시인들을 인용하여 작품 속에 담겨진 아가페 사랑을 길어 올렸다. 이론서라기보다는 하나님의 마음이 깃들어 있는 사랑의 시를 감상할 수 있는 책이다.

최 작가는 “우리의 현대문학 속에서 기독교 문학은 큰 맥락을 형성해 왔다. 기독교는 신문학 초창기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선구자적인 역할을 감당한 것”이라며 “기독교의 영향은 산문형태(散文形態)에서 운문형태(韻文形態)로 전환시키는 계기도 주었다. 찬송가는 서양 시가(詩歌)의 번역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신시운동(新詩運動)도 창가(唱歌)로부터 비롯되었다. 이 창가는 찬송가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 책은 ‘한국기독교시인론’(대한기독교서회, 1984년)과 ‘사랑의 넓이와 깊이’(대한기독교서회,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 기독교시를 추적해 분석했다. 인용한 시들은 한국 기독교시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애송되는 작품들이다. 

최 작가는 “이 시들의 주제는 사랑이다. 그것은 아가페의 사랑”이라며 “타자 본위의 순수한 사랑으로 자기부정적이고 자기희생적인 사랑이다. 이 사랑의 본이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이다. 따라서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라고 말한다. 이러한 이 시들은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 거듭남을 위한 회개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연유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제1부는 2018년 6월부터 ‘창조문예’에 연재한 일종의 시인론이며, 제2부는 2018년 11월 말부터 매주 ‘기독교신문’에 ‘한국 기독교시 다시 읽기’란 제목으로 연재한 것이다. 그리고 제3부의 ‘한국 기독교문학 형성기의 활동’은 ‘한국기독교문인협회 50년사’(도서출판 기독교신문, 2018년)에서 초창기 기독교문학단체의 활동만 발췌해 게재했다.

전남 나주 태생인 최규창 작가는 강남대학교를 졸업하고 ‘기독교신문’에 입사한 이후 41년 동안 근무하고 있다. 1982년 ‘현대문학’지에 시추천 완료로 등단했으며, 그동안 시집 ‘어둠 이후(以後)’(영언문화사 1986년), ‘행방불명’(종로서적 1989년), ‘영산강비가’(영언문화사 1993년), ‘강물’(시와 산문 1996년), ‘환상변주곡’(고요아침 2007년), ‘아이야 영산강 가자’(시선사 2019년) 이외에 시론집 ‘한국기독교시인론(韓國基督敎詩人論)’(대한기독교서회 1984년), ‘사랑의 넓이와 깊이’(대한기독교서회 2014년) 등을 펴냈다. 서울장신대와 총회신학교 등에서 ‘기독교와 문학’과 ‘문장론’ 등을 강의하기도 했다.

그의 시는 자연과 인간, 인간과 신의 친화와 교감으로 형성되고 전개되는 특성을 지닌다. 그의 시에서 주제가 되는 것은 끊임없는 복낙원에의 꿈이며 갈망이다. 그러한 복낙원에의 꿈과 갈망은 고향으로서 영산강과 모성회복에 대한 지향으로 나타난다. 그의 시적 뿌리는 관념화된, 즉 현재라는 시간으로부터 떨어져 나간 어머니의 이미지와 상징의 존재양식으로 구축되고 있다. 여기서 어머니는 개인의식의 솔직한 자기 표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집단의식으로서의 영산강을 통해서는 시간적인 축적을 토대로 역사성까지 유도해 내고 있다. 

한국기독교문학상과 노산문학상, 한국기독교문화예술대상, 시선작품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기독교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명예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기독교신문’ 편집국장 겸 상무이사, 월간 ‘창조문예’ 주간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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