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사이드 더비, 오리지널 푸른 피가 흐르는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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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사이드 더비, 오리지널 푸른 피가 흐르는 팀
  • 이웅용 목사
  • 승인 2020.03.04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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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용 목사의 스포츠로 읽는 선교 ⑨

에버튼 FC는 영국의 축구 역사에서 아주 끝내 주는 더비를 지금까지 가지고 있어요. 어떤 팀과의 더비냐면요. 전 세계에서 가장 열광적인 서포터즈를 보유한, 그리고 현재 프리미어 리그와 유럽 축구를 씹어 먹고 있는 리버풀 FC와의 더비입니다. 이 더비의 이름을 머지사이드 더비라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간단해요. 에버튼과 리버풀 모두 머지사이드시의 팀이어서죠.

연고지가 같아서 더비기도 하지만요. 이 안에 다른 히스토리가 있어요. 들어 보세요. 원래는 에버튼 FC가 먼저 세인트 도밍고스 풋불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창단했어요. 그때 사용한 구장이 앤필드(안필드) 구장이거든요. 그런데 구장 주인이 존 훌딩으로 바뀌면서 임대료를 팍 올린 거예요. 그래서 에버튼은 구장을 떠났고 그 바람에 생긴 팀이 리버풀이 된 겁니다.

참 조그마한 도시에서 여러 일들이 벌어졌고, 축구가 그 도시의 역사와 같이 한다는 점이 신기해요. 게다가 더비라고 불리며 화제성까지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화끈한 에버튼과 리버풀의 역사의 출발점에도 교회가 있어요. 반복되는 이야기 같아서 약간 글이 지루할 것 같지만요. 영국 산업 사회 문제, 계층 문제를 교회가 섬기고자 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사실 축구는 가난한 노동자들의 스포츠였어요. 초기에 럭비와 연관이 있어서 아주 격렬한 스포츠였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여러 사람이 할 수 있고 동적이면서 럭비보다 덜 격렬하다 보니 점점 많은 노동자들이 즐기게 되었던 것 같아요. 당시 적극적으로 스포츠를 활용하던 영국 교회가 축구에 주목하게 된 것도 이런 점에서 기인하고 있어요.

사실 에버튼 FC는 1878년 세인트 도밍고스 교구 감리교회에서 창단한 팀이었어요. 원래는 크리켓 팀으로 시작했지만 크리켓이 여름철에만 경기가 가능하다는 단점 때문에 축구팀으로 창단하게 되었었어요. 에버튼 FC는 지역 교회가 만든 팀이 모태가 되어, 지역 노동자의 팀이 된 거예요. 혹시 당시 노동자의 울분이 담긴 건 아닐까요? 교회가 지역민의 상황을 안고 장을 마련한 건 아닐까요? 교회로 끌어 오는 일이 아닌 교회가 장을 마련해 지역 사회로 퍼진 건 아닐까요. 교회에서 비롯된 일이 지금 지역과 계층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이웅용 목사 / 국제스포츠선교사, 선교한국
이웅용 목사 / 국제스포츠선교사, 선교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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