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자존심? 중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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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깟 자존심? 중요치 않다
  • 김학중 목사
  • 승인 2020.02.18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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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 목사/꿈의교회

첨단 문명을 자랑하던 세계가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 하나에 벌벌 겁을 내고 있다. 우주 정복, 바다 정복을 외치던 세계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하나에 겁을 내고 있다. 이 바이러스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된 이유는 시시각각 들려오는 무지막지한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 때문이다. 통계에 의하면 지금까지 7만 명이 넘는 사람이 감염되었고, 그중에서 약 2.5%쯤 되는 1,700명 이상의 사람이 죽었다.

그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어떻게 해서 이렇게 퍼지게 되었는가? 우선 중국을 보자. 이 바이러스는 작년 12월 1일 우한시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그리고 12월 12일에 처음으로 보고되었다. 물론 최초 발생 원인과 전파 경로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지만, 잠복기를 고려하면 작년 11월경에 처음 들어왔다고 보는 게 맞다. 하지만 우한시는 이것을 20일 가량 쉬쉬하고 있다가, 새해가 되고 사태가 심각해지자 ‘울며 겨자 먹기’로 인정한다. 그리고 바이러스의 존재를 폭로한 의사를 경찰서로 끌고 가서 그런 일이 없었다는 식으로 조서를 쓰게 했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을 왜 쉬쉬했는가? 이유는 하나이다.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절’과 중국 공산당의 중요한 회의들을 통해 ‘행복한 중국’을 선전할 필요가 있었던 권력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윗분들의 눈치만 보며 손을 놓은 결과, 우한시에 바이러스가 급격히 퍼졌다. 자체적인 의료 인프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결과 많은 사람이 죽었고, 국가 이미지가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코미디를 보여주는 곳이 바로 일본이다. 지난 2월 3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대형 크루즈선이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견된다. 일본 회사에서 운영하는 배인데다, 일본 영해에서 벌어진 일이므로, 이 배는 일본 정부가 책임지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크루즈선을 사실상 방치한다. 그저 시간이 지나라는 식으로 방치한다. 심지어 일본 정부는 이 배가 일본 육지에 접촉된 것이 아니므로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그 결과 1명으로 시작된 확진자가 350명 이상으로 전파되었다.

그럼 일본 정부는 왜 사태가 이렇게 되도록 방치했을까? 이유는 하나이다. 몇 달 뒤에 있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청정국가라는 이미지를 주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우선 본토와 배를 분리시키기 위해, 배 안에 있는 승객들을 내리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배 안에 있는 확진자들을 자신들의 통계에서 빼기 위해, 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논리를 만든다. 배 안에 있는 사람들이 죽든지 말든지, 국가의 이미지를 높이려고 결정했다가 결국 최악의 결과표를 받았다.

이번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우리나라와 국민의 자세는 완벽하다. 정보가 나오는 대로, 온 국민들과 전 세계에 공유한다. 국민들도 너무 과잉이다 싶을 정도로 조심한다. 그 덕분인지 확진자들도 마치 독감에 걸렸다가 나은 것 같은 수준의 고통을 느꼈을 뿐, 그 외에는 문제 없이 지나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또 다시 물어야 한다. “뭣이 중한가?” 국가는 국민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히 한 명의 국민이라도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공유하고 지키고 기본적인 돌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의 지도자도 그렇다.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 현실을 외면하게 해서는 안 된다. 상황을 쉬쉬하면서 좋은 이미지를 얻은들 오래 가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교인이다. 한 교인이라도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끊임없이 체크하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과연 한국교회는 잘하고 있는가? 다시 한번 고민할 때이다. 그깟 자존심? 이미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생각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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