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헌법이 말하는 직분 “바로 알고 제대로 섬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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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헌법이 말하는 직분 “바로 알고 제대로 섬깁시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0.02.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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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직분론 - (5) 직분의 본분

어릴 적엔 교회 어른들은 모두 집사님인줄로만 알았다. 어른들은 모두 서로를 집사님, 권사님, 혹은 장로님이라고 불렀다. 기자 본인도 어른이 되면 집사로 불리게 될 거라는데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

얼핏 어른이 되면 당연히 받는 호칭이라 오해할 수 있는 직분. 하지만 교회의 기둥 역할을 담당하는 직분자의 본래 직무는 그리 가벼운 것이 아니다. 엔진과 기름이 있어야 자동차가 움직이듯, 직분자들은 교회를 지탱하는 뼈대이자 장기이고 혈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주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예장 통합·합동·백석 헌법을 바탕으로 직분자들의 본분을 찬찬히 살펴봤다.

 

# 교회의 버팀목, 장로

장로하면 일반적으로 평신도를 대표하는 직분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목사 역시 장로직분에 포함된다. 통합과 합동 헌법은 항존직을 설명하는 조항에서 장로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설교(강도)와 치리를 겸한 자를 목사라 하고, 치리만 하는 자를 장로라 한다고 명시한다. 다만 백석의 경우 목사는 강도와 치리를 겸하며 장로는 치리만 한다고 간결하게 서술돼 있다.

치리하는 자라는 항존직 설명에서 알 수 있듯 장로의 가장 중요한 직무는 교회 운영이다. 세 교단은 모두 목사와 협력해 행정과 권징을 관장한다는 항목을 장로 직무의 첫 번째로 내세운다.

그렇다고 장로의 직무가 행정에만 집중돼있는 것은 아니다. 교리에도 밝아야 하고 교인 한 명 한 명의 상황도 파악해야 한다. 세 교단 헌법에선 장로는 교인들이 교리를 오해하거나 도덕적으로 부패하지 않도록 권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만약 권면하였으나 회개하지 않는 자가 있다면 당회에 보고하는 것도 장로의 직무 중 하나다.

교인들을 심방하고 위로하는 일 역시 장로가 놓쳐서는 안 되는 직무다. 따지고 보면 교회의 제반 사항이 모두 장로의 할 일과 연결돼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통합과 합동 헌법에선 교회의 신령상(신령적) 관계를 살핀다는 다소 낯선 말로 표기돼 있지만 최근 개정된 백석 헌법에서는 교회의 영적 관계를 살핀다는 말로 풀어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장로의 역할은 단순히 치리하는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과 달리 헌법이 말하는 장로의 직무는 행정을 넘어 영적 영역과 관계의 문제까지 포함하고 있다. 최홍준 목사(호산나교회 원로)대다수 장로들이 행정에 집중하는 모습은 성경이 요구하는 장로 역할의 10%를 수행하고 있을 뿐이라며 장로들은 목회자와 함께 양떼를 돌보고 영적상황을 돌아볼 사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 교회의 어머니, 권사

장로교단 내의 권사는 한국교회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직분이다. 과거 여성에게 안수를 허용할 수 없었던 장로교단이 궁여지책으로 여성에게 역할을 주기 위해 만들어낸 직분이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유래야 어찌됐든 권사는 한국교회 부흥과 성장에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왔다.

장로교 헌법이 말하는 권사의 가장 중요한 직무는 심방이다. 세 교단 헌법에선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권사는 당회의 지도 아래 교인들을 심방하되 특히 환자와 궁핍한 자, 환난 당한 자, 시험 중에 있는 자, 믿음이 연약한 자를 위로하고 격려해야한다는 의미를 공유하고 있다.

다만 권사로 임명받을 수 있는 자격은 세 교단이 조금씩 다르다. 통합은 ‘35세 이상의 여자로 무흠 세례교인 5년을 경과한 자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백석의 경우 ‘40세 이상된 무흠 입교인으로 집사 5년 이상 근속한 여성도’, 합동은 여신도 중 만 45세 이상 된 입교인으로 각각 규정하고 있다.

 

# 교회의 뼈대, 집사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제쳐놓고 접대(재정 출납)를 일삼는 것이 마땅하지 아니하니칭찬받는 사람 일곱을 택하라 우리가 이 일을 그들에게 맡기고사도행전 62~3절에서 서술하는 일곱 일꾼들의 역할은 오늘날 집사 직분에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목사, 장로, 권사와 함께 항존직으로 분류되는 집사는 교회의 택함을 받고 제직회의 회원이 된다. 기본적으로 교회에 봉사하는 것도 집사의 직무 중 하나지만 헌금을 수납하고 구제에 관한 일을 담당하는 것은 집사에게 맡겨진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집사는 헬라어로 디아코노스, 즉 섬기는 자다. ‘교회를 세우는 행복한 집사의 저자 김병태 목사는 올바른 청지기 정신을 갖고 집사의 직분을 바로 이해하며 섬겨야 한다제일 흔한 직분이라 가볍게 여길 수 있지만 그 직분을 주시는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며 아름다운 목회의 협력자가 되는 집사님들이 되길 기대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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