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준비하고 다음세대 포용하는 ‘영안공동체’ 이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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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대 준비하고 다음세대 포용하는 ‘영안공동체’ 이룰 것”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9.12.3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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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설립 40주년 맞은 ‘영안장로교회’, 양병희 담임목사를 만나다
1980년 영안교회를 개척해 40년을 이끌어온 양병희 담임목사.
1980년 영안교회를 개척해 40년을 이끌어온 양병희 담임목사.

 

1980년 1월 개척 후 3년 만에 300명 돌파… 교회 건축까지 불과 4년
복음·선교·통일 중심의 ‘균형 목회’ 지향, 20% 제직들이 앞장 서 헌신
40주년 기념으로 ‘하와이 광야교회’ 설립, 다음세대 위한 100억 기금도

교회를 개척해서 40년을 목회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흠 없이 40년을 지켜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대형 교회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편견 앞에서도 두려움이나 거침없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데 늘 당당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며 성경에 반하는 것들과 맞서 싸웠다. 세상의 시선은 그의 기준이 아니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바라보실까’, 그 걱정으로 기도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렇게 40년이 흘렀다. 

서울시 중랑구 묵동에 위치한 영안장로교회. 1980년 1월 13일 12명의 성도가 모여 시작된 교회를 이끌어 간 사람은 당시 전도사였던 양병희 목사다. 개척 후 6개월 만에 성도 100명이 모여들었고, 이듬해 12월 250명으로 부흥했다. 1982년 10월 목사 안수를 받았을 때 성도는 300명을 돌파했다. 개척 후 3년 만에 부지를 매입해 4년 만에 첫 예배당을 지었다. 매주 금요일마다 부르짖는 철야기도회는 영안교회를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0년 동안 금요철야는 늘 양병희 담임목사가 인도하는 가장 중요한 예배 중 하나였다. 오는 12일 설립 40주년을 맞는 영안교회  양병희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광야생활이었다”고 고백했다. 그에게 40년 목회 여정과 앞으로의 사역에 대해 들어보았다. 

복음중심, 선교중심, 통일중심의 교회로 지난 40년 간 목회를 해오셨습니다. 핵심적인 목회철학이 있다면?

“저는 ‘균형 목회’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모델은 초대 교회죠. 철저하면서도 독선적이지 않은 교회, 뜨거우면서도 광신적이지 않은 교회, 가족적이면서도 무례하지 않은 교회, 질서가 있으면서도 자유로운 교회, 십자가 복음과 생명력이 있는 교회, 기도와 말씀이 역사하는 교회,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 중심인 교회, 더불어 나누며 이웃과 함께 하는 교회, 이런 초대 교회의 모습을 닮고자 했죠.”

영안교회는 특이하게도, 이런 목회철학을 수행하기 위해 제자훈련이 아닌 제직훈련에 사활을 걸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우리 교회는 ‘창조적 소수’에 집중합니다. 파레토의 법칙에 의하면 20%의 창조적 소수가 80%의 대중을 리드한다고 하죠. 그래서 전체 재적의 20%를 제직으로 세우고 철저하게 훈련시켜 성장과 성숙을 향해 달려가게 했습니다. 올해도 4천345명의 제직을 임명했고, 목회 협력자로 책임을 맡겼습니다. 직분을 받은 제직들은 각 분야의 무한한 자원입니다. 제직을 임명해놓고 관중석의 구경꾼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제직은 구경꾼이 아니라 ‘선수’로 뛰어야 합니다. 박수도, 상급도, 관심도 제직이 받아야 합니다. 제직이 바로 서면 교회는 건강해지고 생명력이 넘치게 됩니다. 우리 교회 40년 성장 그래프를 보면 늘 상승곡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중심에는 제직들의 헌신과 결단이 있죠. 복음은 실제이고 실천이듯이 삶의 자리에서 실천하면 성숙한 신앙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영안교회를 대표하는 사역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통일 사역은 한국교회의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2001년부터 북한 이탈 주민을 섬기고 계시지요? 

“통일은 우리 민족의 남은 과제입니다. 반드시 통일을 이루어야 하지만 그것이 성급하게 추진되는 것은 반대입니다. 빠른 통일이 아니라 ‘바른 통일’, 땅의 통일이 아니라 ‘사람의 통일’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역사적 접근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현 정부가 통일정책을 우선시 하지만 완전한 비핵화가 배제된 통일정책은 우리의 안보만 무너뜨리고 국민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북한의 종교탄압, 인권탄압 문제에 눈을 감아서도 안 됩니다. 보다 포괄적이며 포용적인 통일정책을 바탕으로 하되 반드시 북한인권문제 해결과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또한 에서와 야곱이 만나 갈등이 해결됐듯이 남북 교류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남한에 들어온 3만4천여 명의 탈북자를 품는 것은 중요한 과제가 되겠지요. 우리 교회는 북한선교부가 있어 탈북자들의 의료, 취업, 결혼, 법률, 신앙 등에 대한 상담과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670여 명의 탈북자들에게 세례를 주었습니다. 이들은 통일시대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목사님은 한국교회 연합활동에도 적극 앞장서셨죠? 교회를 보호하는 활동뿐만 아니라 반성경적 사상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목소리를 내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성경을 바탕으로 기독교인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부족하지만 때마다 사용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고백합니다. 연합기관에서 활동하다보면 교회가 협력해야 할 사안이 발견되기도 하고, 교회가 반드시 저지해야 할 일들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2015년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으로 추대되면서 동성애자들의 퀴어축제를 허용한 서울시와 싸우느라 1인 시위를 한 적도 있고, 우리 성도들과 함께 매일 나라를 위해 정오 1분 기도를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2010년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으로 있을 때는 이슬람 채권인 수쿠크법 반대운동에 앞장서기도 했습니다.”

양병희 목사는 성경이 금하는 것에 타협하는 법이 없다. 한장총 대표회장을 역임할 당시 수쿠크법의 진입을 막는 것과 더불어 학생인권조례가 동성애를 비롯한 불건전한 가치관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여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펼쳤다. 2006년 최연소 백석총회 총회장에 선출된 후에는 5천 교회 비전영성대회를 추진했고, 교회 재산을 총회에 기탁하면서 유지재단 설립의 기틀을 마련했다. 2008년 교시협 회장을 맡았을 당시 뉴타운 지역 교회 폐쇄를 막기 위해 개발보상과 이전 비용 협의 등을 이끌어 냈으며, 2013년 교경중앙협의회 대표회장 임기중에는 공직사회에 팽배한 종교편향 논리를 극복하고 249개 경찰서 중 경목실이 없는 곳에 경목실을 세워 경찰관을 위로하고 영혼의 휴식을 얻도록 도왔다. 이처럼 그가 머문 자리에는 반드시 교회를 향한 사랑의 흔적이 새겨졌다. 

목사님께서는 ‘건강한 보수’로 불리는데요,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목사님의 생각, 나아가 진정한 보수의 역할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보수가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진보는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전한 보수와 진보가 균형을 이루면 미래는 발전적으로 나가게 된다고 확신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극단적인 대립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옳고 그름이 아니라 진영 논리에 빠져 분열하고 있고, 사회주의 형태로 운동장이 기울어가고 있습니다. 교육과 경제의 하향평준화, 무상복지 포퓰리즘 등은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고 전통적인 대한민국의 가치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교회도 지나치게 문화에 편승한다는 사실입니다. 전통적이며, 정통적인 가치는 오직 성경이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모든 가치의 중심에는 예수를 믿는 믿음이 전제되어야 하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연합해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도 동성애나 통일 문제, 정치적인 이념갈등으로 서로를 공격하며 신앙의 정통적 가치를 무너뜨리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어떠한 선한 영향력을 끼칠 것인가, 더 멀리 내다보고 큰 그림을 그려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영안교회는 10년 전에 ‘2025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외적으로는 선교를, 내적으로 는 성숙을 향해 가겠다고 선포한 바 있습니다. ‘2025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주시지요?

“첫째는, 다음세대를 향한 비전입니다. 청년들의 창업을 돕기 위해 ‘청년희망펀드’ 기금을 조성했고, 6명의 청년에게 창업비용을 전달했습니다. 교회 내적으로 멘토제도를 만들어 후속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둘째는, 통일 한국의 비전입니다. (사)동북아한민족협의회를 통해 끊임없이 통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매일 정오에 전 교인이 나라를 위해 1분 기도를 드리고, 매월 1일이면 전교인이 금식함으로 통일헌금을 드립니다. 통일헌금 적립은 벌써 17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셋째는, 해외선교 비전입니다. 인도네시아, 미얀마, 필리핀 등지에 센터를 건립했고, 신학교를 세워 현지인 지도자를 양성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반 동성애 운동에 앞장선 교회들을 지원하는 사역입니다. 동성애를 거부하다가 교회를 빼앗긴 뉴저지 필그림선교교회에 10만 달러를 지원했고, 최근 하와이 광야교회가 동성애 문제로 교단을 탈퇴해 교회를 빼앗겼다는 소식에 이번 40주년 기념교회로 ‘하와이 광야교회’ 설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양병희 목사는 지난해 미국 고든콘웰대학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동북아평화연구소 소장에 추대됐다. 오랜 대북지원 활동과 탈북자 선교를 해외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새해부터는 미국 교회와 주정부가 힘을 합해 북한 선교를 진행하게 된다. 그 일에 양병희 목사가 총 책임을 맡게 됐다.

앞으로의 영안공동체가 기대됩니다. 미래 비전을 듣고 싶습니다. 

“우리 교회는 국내 100곳, 해외 100곳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40주년을 맞아 다음세대를 위한 선교와 장학재단 설립에 100억 기금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성도 1인당 1구좌, 1천만 원 기부활동인데 1004명의 성도가 자원함으로 실현됩니다. 현재까지 237명이 자원해주셨습니다. 이 기부헌금은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 제가 은퇴하고 나서도 다음세대 인재를 양성하는 일은 멈춰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보험회사와 함께 기부헌금을 적립하면 성도들 사후에 다음세대를 위한 목적헌금으로 사용됩니다. ‘생명을 흘려보내는 영안공동체’라는 표어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학교 등 이웃에게 받은 은혜를 나누는 40주년이 될 것입니다. 내 교회를 넘어 우리 시대, 우리 사회를 포용하고 더 나아가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미래를 열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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