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과 더불어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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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과 더불어 같이 한다”
  • 송용현 목사
  • 승인 2019.10.0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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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현 목사/안성중앙교회

여민동락(與民同樂). 『맹자』에 나오는 말이다. 「양혜왕」의 “백성의 지도자가 되어서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같이 하지 못한다면 또한 잘못이다”라는 데서 유래한다. 또한 “백성과 더불어 같이 한다” 뜻이다. 맹자는 『서경』의 민본사상과 천명사상을 왕도정치의 실현을 위한 애민(愛民)·중민(重民) 의식으로 발전시켰으며, 그 구체적인 방법이 여민동락이다.

맹자는 자신이 접촉한 제후들 가운데서도 특히 양혜왕과 제선왕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민동락을 말하였는데, 당시 패권만을 생각하던 제후들에게 백성을 위하라고 강조한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양혜왕에게는 『서경』 「탕서(湯誓)」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아무리 화려한 대(臺)와 연못, 새와 짐승들을 가지고 있더라도 민심을 잃는다면 어찌 왕 혼자 즐거울 수 있겠느냐고 하였다. 이러한 생각은 철저한 위민(爲民) 의식 속에서 나온 것이며, 당시의 군주들의 권한을 제약하면서 백성들에게 실제적인 혜택을 주려는 의도였다.

지난 달 필자는 기아대책기구 관계자들과 함께 남미 볼리비아의 산타쿠르즈에 있는 라스따히보스 002선교센타를 방문하여 사역점검과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사역을 마치고 돌아오는 항공기 안에서 함께 했던 먼저 귀국한 사역자들에게 이런 글을 보내었다.

“그대들과 함께한 순간이 아름다운 동행이었습니다. 인생은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만남 속에서 인생을 더 사랑하게 되고 삶에 대한 경외감을 갖습니다 이번 기아대책과 함께한 ‘회복’은 더 소박한 감사를 일깨워주었습니다. 살아 숨쉬는 일들이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지를 말이죠. 사실은 산타쿠르즈를 떠나 파나마를 거쳐 뉴욕에 오는 동안 제 눈엔 촉촉한 이슬이 맺혔습니다. 지금까지 목회현장 속에서 이런저런 아픔을 이해한다고 했지만 그들은 아픈게 아니라 삶이 힘든거였구나를 말이죠. 그리고 저는 아이들과 라스따히보스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눈으로 말하는 사랑을 보았습니다. 아직 때묻지 않은 소박한 부끄러움과 믿음에 대한 기대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입으로 말하는 아멘이 아니라 눈으로 말하는 아멘을 들었습니다. 더욱더 건강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더욱 함께 하시길.......”

우리 예수님은 진실로 여민동락하시는 삶을 사셨다. 요한복음 1장을 통해서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로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임하셔서 하나님의 섭리와 사랑을 보여주신 자체가 여민동락의 실체였다. 여민동락의 본질은 ‘함께 웃고 함께 우는 것’이다. 즉 ‘임마누엘’이시다. 로마서 12장 15절 말씀에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말씀 하신다. 오늘날도 세상은 참된 지도자를 원한다. 백성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말로만 위로하는 모습이 아니라 낮은 자의 섬김의 자세로 더불어 함께 하기를 원한다.

여민동락은 말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삶으로 생활로 그리고 그 자리에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참된 사랑을 이룬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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