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는 지더라도 전쟁에선 이기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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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는 지더라도 전쟁에선 이기는 교회
  • 김종생 목사
  • 승인 2019.10.0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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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생 목사/글로벌디아코니아센터 상임이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둘째 날인 24일 오후 회무시간에 총회 서울동남노회수습전권위원회가 ‘총회장이 자벽해 임명한 명성교회 수습전권위원 7인이 제104회 총회 폐회 이전에 수습방안을 보고하게 하자’는 조정안을 내놓았다. 총회는 언론들을 모두 내보내고 비공개로 진행한 표결에서 참석 총대 1,142명 중 1,011명의 압도적 지지로 해당 조정안을 받기로 하였다.

한 총대 목사는 “법위에 하나님 말씀이 우선이고 교회가 우선”이라며, “명성교회가 잘했다는 것 아니다. 그만한 수모 당하고 아픔 겪었으면 우리가 말씀 위에서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님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 이해하고 하나되자”고 하여 공감을 얻었다.

회무 마지막 날인 26일 오전 7개항의 수습방안을 총회가 토론없이 거수로 진행한 표결에서 참석 총대 1,204명 가운데 920명(76.4%)이 찬성하여 통과됐다.

통합총회 셋째날인 25일 오후 회무를 시작하면서 서울노회 총대 목사는 “서울노회 10개 교회의 부동산 경매 절차가 시작됐고, 이를 제재하기 위한 소송을 했지만 1심에서 기각됐다”면서 “항소심 1차 변론기일이 내일 26일이니 총대들이 함께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총회장 직속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총회가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총회에 모인 총대들은 서울노회 10개 교회 문제가 원활하게 해결될 수 있기를 한 목소리로 기도했으며, 총회장 산하 특별위원회를 조직하는 것에 동의, 재청했다. 교회개척보다 폐쇄가 많은 실정이요, 예배당 경매가 위기의 현실이 된 것이다. 

오월동주는 《손자(孫子)》<구지편(九地篇)>에 나오는 손자의 말로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은 서로 미워하지만, 그들이 같은 배를 타고 가다가 풍랑을 만나게 되면 서로 돕기를 좌우의 손이 함께 협력하듯이 한다”라고 한 데서 유래한다.

절박한 상황에서라면 원수와도 우정을 나눌 수 있다는 마음 자세는 비단 손자가 살았던 춘추 시대에만 요구된 것은 아니다. 어쩌면 예전에 비해 많은 사람들과 특별한 관계망을 형성하고 사는 지금 우리에게 경우에 따라 전략적 동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유연한 사고방식이 더욱 필요해졌는지도 모른다. 열린 마음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넬슨 만델라는 1994년 실시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자유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흑백의 인종차별정책을 청산하고 흑백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것이 국가의 최우선 정책임을 분명히 했다.

이듬해 6월 남아공에서 열리는 럭비 월드컵대회에서 실행해보였다. 럭비는 백인우월주의의 상징과도 같았다. 남아공과 뉴질랜드가 월드컵 경기 결승전에서 맞붙게 되자 만델라가 백인문화의 상징인 럭비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타나자 백인이 거의 대부분인 경기장은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잠시후 6만 2천명의 관중은 일제히 “넬슨! 넬슨!”을 외쳤다.

이 광경은 텔레비전을 통해 생중계되었는데 이를 시청한 흑백의 온 국민은 눈시울을 붉혔고 이때로부터 흑백간 용서와 화해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했다. 만델라는 흑백이 하나되는 궁극적인 꿈을 이루기 위해 작은 전투는 늘상 져줄줄 알았던 지도자였다. 개별전투 역시 중요하지만 그러나 궁극적인 전쟁에서의 승리가 더욱 중요한 것임을 잘 아는 지도자였다.
법으로 이기고 여론에서 이기고 표 대결에서 이기면 무엇하겠는가? 교회의 존재이유인 선교에서 실패한다면! 우리가 주장하는 보편적 정의, 온전한 정의가 우리를 구원에 이르게 하지 못한다. 돌을 던지는 비판의 자세가 아니라 형제애로 애통하는 곳에 주님의 구원이 이루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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