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붙든 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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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붙든 자들
  • 김한호 목사
  • 승인 2019.09.1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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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호 목사/춘천동부교회

얼마 전 종교개혁지를 다녀왔습니다. 개혁의 역사가 묻어난 장소를 갈 때마다 새롭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루터는 1483년 아이슬레벤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그는 아이제나흐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이곳에서 청소년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때 다니던 교회가 있었는데, 바로 ‘게오르게 교회’입니다. 이후에 루터는 비텐베르그 도시에서 30년간 목회생활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목회와 교수 생활을 하면서 타락할 대로 타락한 가톨릭교회의 부패성을 지적하며 개혁을 시도하였고, 이로 인해 루터는 목숨의 위협을 받게 되어 바르트부르크 성에 숨어 지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키기 100년 이전에 이미 종교개혁의 불씨를 지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체코의 ‘얀후스’입니다. 그는 잘못된 가톨릭 교회를 향해 세 가지의 개혁을 시도했습니다. 첫째, 체코말로 설교를 했습니다. 당시에는 일반인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라틴어로만 설교를 했던 가톨릭교회에 반하여 체코말로 설교를 하는 개혁을 시도했습니다. 둘째, 당시 성찬식에서는 일반 성도들은 떡만 먹을 수 있었는데, 포도주까지 회중들이 먹을 수 있도록 시도하였습니다. 셋째, 면죄부에 대해 비판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잘못된 가톨릭교회를 향하여 지적을 하고 개혁을 시도하자, 이로 인해 얀후스는 파문을 당하게 되고, 결국 화형을 당해 죽게 되었습니다.

성경에도 보면 얀후스나 루터와 같은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가 바로 예레미야입니다. 약 2,600여 년 전, 유대인들과 제사장들은 신명기 12장 11절 말씀을 근거로 “예루살렘 성전을 잘 보전하고 예배에 열심히 참석하면 복을 받는다”고 가르쳤습니다. 이 말은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것이 본질은 아니기에 예레미야는 이것에 대하여 잘못된 생각이라고 백성들을 향해 외쳤습니다. 성전을 잘 보전하고 아무리 예배에 열심히 참석을 한다고 해도,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 등 약자들을 돌보지 않으면 잘못된 신앙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레미야는 진정한 신앙이란, 성전에서 통과의례와 같은 진정성 없는 의식만 잘 드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신앙에 따른 이웃을 돌보는 삶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잘못된 것을 향하여 ‘개혁’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내놓고 뛰어들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루터 역시 목숨을 걸고 바른 성경의 진리를 외쳤고, 얀후스는 화형으로 순교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모두가 개혁을 감당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요?

스위스 제네바에 가보니 파렐, 칼뱅, 베자, 존 낙스가 한 자리에 모여 있는 동상이 있었습니다. 그 동상들은 모두 손에 ‘성경‘을 붙들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개혁자들이 목숨을 내놓고, 개혁을 외칠 수 있었던 근본적인 힘은 바로 ‘말씀’에 있었습니다. 우리가 말씀을 붙들고 살아가는 것이 목숨을 바쳐 개혁을 외쳤던 개혁자들의 신앙의 유산을 계승하는 길입니다. 어떠한 환경에 처해 있을지라도 우리의 힘의 원천이 되는 말씀을 붙들고 살아가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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