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창의적 ‘콘텐츠’로 승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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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창의적 ‘콘텐츠’로 승부해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9.09.1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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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가본 2000호’ : 10년 후 기독언론의 미래를 그리다

인공지능은 2025년에 전 세계 일자리의 25%를 대체할 것이다.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15년 보고서를 통해 “2025년에는 로봇과 소프트웨어 등 인공지능이 전 세계 일자리의 25%를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사회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10년 후 미디어 시장의 판도는 어떻게 달라질까. 4차 산업혁명시대 인공지능(AI)의 출현으로 로봇기자가 인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기사를 써내려가는 시대가 됐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연합뉴스>는 기사를 로봇 알고리즘으로 작성하는 ‘올림픽봇’을 선보였다. 올림픽봇은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에서 받은 데이터로 올림픽 기간 중 15개 종목의 경기 기사를 홈페이지에 실시간 송고했다. 로봇이 작성했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지 않으면 모를 만큼 기사내용은 매끄러웠고 정확했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송출됐다. 

AI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언론은 생존과 성장을 지속할 것인가 아니면 몰락의 길로 접어들 것인가의 변곡점에 있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 기독교 언론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10년 후인 2030년이 되면 본지는 지령 2000호를 맞이하게 된다. 1500호를 맞는 오늘날, 본지는 지난 10년 동안의 변천사 과정에 비추어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기독교 언론의 미래를 그려본다.

4차 산업혁명시대 인공지능(AI)의 출현으로 로봇기자가 인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기사를 써내려가는 시대가 됐다.
4차 산업혁명시대 인공지능(AI)의 출현으로 로봇기자가 인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기사를 써내려가는 시대가 됐다.

문자에서 ‘영상·미디어’ 콘텐츠로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면서 오늘날 미디어산업 역시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각종 스마트기기의 발달로 SNS와 유튜브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뉴스를 만들어내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가 됐다. 과거 미디어의 주체가 제작자였다면 이제는 전 세계 모든 시민들이 미디어의 주체이자 소비자로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지령 1500호를 맞이한 본지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왔다. 2006년 3월 인터넷방송 아이굿뉴스TV를 개국해 영상시스템을 교계 오프라인 언론 중 최초로 도입했다. 2005년 1월 1일에는 교계 신문 최초로 인터넷신문 ‘아이굿뉴스(www.igoodnews.net)’를 펴냄으로써 기독교 언론 중에서는 선구적으로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해왔다. 또 종이신문의 한계에서 벗어나 SNS를 통한 뉴스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2014년 페이스북 페이지(기독교연합신문-아이굿뉴스)를 개설해 중요기사를 실시간 업로드함으로써 온·오프라인으로 독자계층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미디어 시장에서 영상채널인 ‘유튜브(Youtube)’가 막대한 영향력을 지니면서 문자중심의 콘텐츠에서 영상중심으로 발전·확대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1인 미디어’시대가 도래하면서 일반 언론의 역할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 언론이 살아남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본지는 2015년 처음 유튜브에 ‘아이굿뉴스TV’ 방송을 송출하기 시작하면서 영상뉴스 제작을 통한 매체의 영향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개편작업을 통해 유튜브 채널을 통로로 영상뉴스를 보다 활성화시킬 예정이다.  

AI·로봇, 인간 대체할 수 있을까

미디어가 문자콘텐츠에서 점차 영상 중심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종이신문의 미래는 어떠할까. 유엔미래보고서는 2020년 언론기업의 추락을 예고했으며, 2025년에서 2035년 사이 종이신문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050년대 현존하는 방송이 사라지고 수백만 개인방송, 개인 언론인이 대체하며, 그 결과 지적재산권이 사라져 모든 정보는 거의 무료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 AI의 출현과 로봇기기를 통한 자동화는 현재 인간이 담당하는 일자리의 많은 부분을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유엔미래연구보고서의 미래예측연대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약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학자들은 로봇기기의 발달로 미디어·콘텐츠 업계에서 가장 먼저 없어질 직업으로 ‘스포츠기자’를 꼽고 있다. 일정한 수치와 계산, 통계적 패턴에 따른 분석을 통해 가능한 업무일수록 ‘인공지능’에 밀려날 확률이 높다는 진단에서다. 특히 재난기사의 경우 신속성과 신뢰도 측면에서 로봇기자의 활용이 매우 효율적이다. 실제로 LA타임즈의 ‘퀘이크봇(Quakebot)’이라는 로봇저널리즘 알고리즘은 2015년 LA 워스트우드에서 발생한 진도 4.0의 지진을 인터넷판에 보도하는데 걸린 시간이 고작 5분에 불과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지금 우리의 일상을 통해서도 감지할 수 있다. 최근 대다수 패스트푸드 매장에서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무인결제기인 키오스크(KIOSK)를 통해 주문과 계산을 동시에 시행하고 있으며, 커피매장에서는 주문에서부터 커피제조까지 가능한 ‘로봇 바리스타’가 등장했다. 자율주행차량 기술의 발달로 10년 내 무인택시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질의 콘텐츠’로 기자 전문성 키워야

미디어·콘텐츠 분야에서도 수치와 계산 혹은 패턴이 있는 업무의 경우는 ‘인공지능’에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재난기사의 경우 신속성이나 신뢰도 면에서 로봇 기자가 작성한 기사가 훨씬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웨신대 박병기 교수(미래교육리더십 전공)는 “언론은 10년 후 보다 3~5년 내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미국 뉴욕타임즈나 AP 등은 이미 인공지능이 기사를 쓰고 있고,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 워싱턴포스트지는 AI를 통해 무려 860개의 기사를 양산해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인공지능은  우리 삶 속에 깊이 들어와 있다. 이미 4차 산업혁명시대가 시작됐는데, 한국 교육과 언론, 기독교계에서는 한참 후에 벌어질 일로 보고 있다”며 미래 변화에 둔감한 국내 언론계의 현실을 진단했다.

이러한 편리성에도 불구하고 AI가 가진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박 교수는 “자칫 잘못하면 인공지능이 진짜 뉴스처럼 포장한 가짜뉴스를 대량 생산해낼 수 있다. 로봇은 인간기자의 조력자일뿐 대체물은 될 수 없을 것”이라며 “언론사가 먼저 인공지능을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 자료를 분석해 작성할 수 있는 보도용 기사는 로봇을 통해 가능하지만 심층 분석이나 탐사보도 등 창조적인 글을 써내려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 기술의 발전으로 AI의 영향력이 날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인간 기자만이 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전문화가 필요하다.

박 교수는 “4차 혁명시대 언론은 인간의 ‘창의성’에 집중된 보도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AI가 발달할수록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인지하는 인간의 능력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뉴스시장에서 1인 미디어가 증가하는 만큼 보다 정확하고 전문적인 보도가 강조될 것”이라며 “독자 참여 코너를 확대하고 쌍방향식 의사소통을 위한 플랫폼 중심의 보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간소외 속 ‘기독교 세계관’ 담아내야

새로운 시대의 변화 속에서 기독교 언론이 가진 책임감도 더욱 막중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 기술의 발전에 따른 반작용으로 일어나는 인간소외현상을 기독교 세계관으로 풀어가야 할 책임이 기독교 언론에 있기 때문이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는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시대는 오늘날 사람의 질과 복지를 뒤흔들고 있다. 혁신과 파괴는 긍정과 부정의 영향을 동시에 주면서 새로운 불평등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과학기술의 발달에는 인간의 선용과 악용 사이의 갈등이라는 분명한 양면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대 흐름 속에 과학기술의 발달을 무조건 외면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조 박사는 “기독교는 과학 발전이 가져다준 인간 소외와 상실감을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과 샬롬 안에서 따뜻하게 회복시킬 것인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 기독교 언론이라면,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기독교적 사랑과 샬롬의 가치를 기사를 통해 담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과학기술이 주도하는 시대에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성경적 가치를 미디어를 통해 전파해야 한다는 것.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장은 “SNS의 활성화로 미디어의 소통방식이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독교 언론은 단순한 콘텐츠 생산자를 넘어서 소비자와 소통하고 상호작용함으로써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미디어 생태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아무리 미디어환경이 급변한다고 해도 결국 중요한 것은 스토리, 진정성 있는 이야기”라며 “기독교 미디어가 복음에 기초한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전함으로써 기계화로 삭막해진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중요한 담론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백 원장은 “하나님의 나라와 의, 사랑 등 기본적인 복음의 가치를 뉴스 속에 담아낼 때 변화하는 미디어 생태계 속에서도 여전히 존재 가치가 있는 기독교 언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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