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대계가 5년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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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대계가 5년지계로?”
  • 강석찬 목사
  • 승인 2019.07.0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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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육부가 ‘자사고(자율형 사립 고등학교)’를 폐지하는 수순을 밟고 있어,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어떤 사건일까? 정부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하여, 시론자 한 사람이 가로막아 선다고 해서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한 마디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형설지공(螢雪之功), 한석봉과 어머니, 강남8학군, 스카이 캐슬(sky castle), 금수저흙수저, 치맛바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교육(敎育)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자녀교육에 대한 열풍은 온 세계인이 다 아는 바람이다. 자녀들에게 쏟아 붓는 사교육비는 가계부에서 늘 1위이다. 가난한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아 국가의 인구정책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는데, 낳지 않겠다고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자녀교육이 너무 힘들어서라고 한다. 교육문제는 늘 국민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며 관심갖는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10번이나 입시제도가 바뀌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었기 때문이고, 국가정책결정자의 자녀들 때문이라는 경우도 있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공교육이 “5년지계(五年之計)”가 되었다.

몇 가지 찾아보면, 1962년에 국가고시의 공동출제 방식이 등장했다. 1964년에는 ‘영수국’ 세 과목으로 입시과목이 바뀌었다가, 다음 해에는 다시 전 과목으로 확대했다. 1969년에는 강남8학군을 탄생하게 한 원인이 되는 중학교 무시험 입학으로 소위 ‘뺑뺑이’ 입학제도가 등장했다. 1974년에는 고등학교 평준화를 추구한다고 연합고사 제도를 시행했는데, 부작용으로 이때부터 전국적인 과외열풍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하였다. 1998년에는 내신성적 전형제로 바뀌어, 한 가지 특별한 기능만 잘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풍토가 형성되었다. 2010년에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환경을 제공할 목적으로 ‘자사고’가 추진되었다.

그런데 입시 명문고가 부활하고, 교육평준화 정책을 흔들어 교육기회의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자사고’를 폐지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왜 자꾸 바뀌었는가? 정치가 국가의 백년대계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리스 신화에 ‘프로크루테스 침대(procrutean bed)’ 이야기가 있다. 포세이돈의 아들 테세우스의 모험 이야기에 나오는 노상강도가 프로크루테스이다. 사람을 잡아다가 철로 만든 침대에 눕혀서, 작으면 팔다리 몸을 늘려 맞추고 죽이고, 크면 잘라서 침대에 맞추어 죽인 강도이야기이다. 각기 다르게 태어난 사람을 자기가 만든 ‘침대’에 맞추려 했던 ‘악당’이야기는 무엇을 말하려 한 것일까? ‘평준화’의 잘못을 지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스 신화는 사람을 틀 속에 넣어 똑 같이 만드는 것을 강도짓이라고 한 셈이다.

전국의 고등학교는 2017년 통계로 2,360개교이다. 자사고는 2019년에 42개교이다. 2%가 되지 않는다. 2%도 되지 않는 자사고가 고교입시의 주범이 되어 전국 고등학교를 서열화하고, 일반고를 황폐화시킨다고 평가한다.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 자사고를 없애야 한다고 한다. 전북 상산고를 세운 홍성대 이사장은 “과학, 외교, 경제 모든 분야에서 인재가 없어 쩔쩔매는 우리나라인데, 모든 교육을 획일화, 평준화하면 4차 산업혁명의 높은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겠는가?” 묻는다.

시론자의 생각은 어떻게 하면 공교육의 수준을 자사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지, 그 길을 찾는 것이 올바른 평준화라고 믿는다. 하향평준화 교육은 나라를 망치는 지름길이 된다. ‘100세 일기’를 쓰고 있는 김형석 교수는 “교육을 정치적으로 통제하는 나라가 정신적 자유를 약화시켰다는 역사적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귀를 열고 들어야 한다.                   

예따람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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