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명이다! 입을 다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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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명이다! 입을 다물라
  • 류춘배 목사
  • 승인 2019.02.2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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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춘배 목사/정남중앙교회

우리 민족은 삼국 시대부터 중국의 한자를 들여다 사용했다. 쓰기도 어렵고 한자가 가진 뜻도 어려워 양반들의 전용물이 되었다. 한자는 서민백성들에게는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고충을 아신 세종대왕께서 집현전을 모아 사용하기 편한 말과 글을 만드셨는데 1443년 우리글인 ‘한글’을 창제하여 널리 백성들에게 알렸다. 원래는 28자였는데 4글자를 제외하고 지금은 24자를 사용하고 있다. 서울광장에 임금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동상을 세운 것이다. 

이 세종대왕의 부인인 소헌왕후가 절세의 미인이었다고 한다. 그 미모를 감히 넘볼 수 없는데 뜻밖에도 충신으로 나라군사를 책임지고 있던 병조판서가 연모하게 되었다. 언제인가 내가 황후를 한번 안아보리라 마음으로 계획했었다. 해마다 추석이 되면 한해의 농사를 감사하며 궁궐에서 왕이 신하들에게 연회를 베풀었는데 그날 밤에 연회가 한참일 때 갑자기 바람이 휘몰아쳐 등잔불들이 다 꺼져버렸다. 순간 궁궐이 깜깜해진 것이다. 그 기회를 타서 병조판서가 왕후를 끌어 앉았다. 왕후가 손을 만져보니 왕의 손이 아니었다. 그래서 갓끈을 잡아당겨 잡았다. 그 사실을 임금에게 고하며 이 갓끈의 주인을 찾아 엄벌하여 줄 것을 이야기했다. 순간 세종대왕이 소리쳤다. “불을 켜지 말라 그리고 갓끈을 잡아당겨 뜯어내라 그리고 갓을 다 벗어 던져라 내일 왕후가 그 갓끈들을 달아 줄 것이다” 그리고 불을 켰다. 병조판서는 목이 날아갈 위기에서 살아난 것이다. 대왕은 누구인지 알려고 하지도 아니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어느 날 오랑캐들이 쳐들어와 대치하고 있었다. 전세가 궁금한 대왕이 사복을 하고 나섰다. 사복을 한 대왕을 알아본 오랑캐가 불화살을 쏘았다. 날아오는 불화살을 이 병조판서가 목격하고 달려가 왕을 품에 안고 넘어지며 자신이 화살을 맞고 왕의 목숨을 구했다. 죽어가는 이 병조판서가 대왕에게 고백했다. “대왕이시여 지난 추석날밤 갓끈...” 세종은 죽어가는 병조판서의 입을 손으로 막으며 말했습니다. “어명이다 그 입을 다물라” 세종대왕은 병조판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았다. 그러나 죽어가는 그의 명예를 지켜주고 싶어 황급히 입을 틀어막은 것이다. 죽어가는 모습을 다른 장수들이 지켜보고 있었기에 지나간 날의 허물을 덮어주고 명예를 지켜 주고 싶었던 것이다. 

이런 리더십이 왜 지금은 없을까? 분열과 극과극의 대립만 있을까? 뉴스보기가 겁난다. 오늘은 어느 국회의원이 무슨 말을 했는지 화면이 바뀌면 겁부터 난다. 여야의 대표나 대변인들의 얼굴이 나오면 가슴이 뛴다. 그 분들의 모습들이 보이지 아니했으면 좋겠다. 국민들을 위해 무엇이 악법이며 편안하게 할 어떤 법을 만들고 나라살림을 좋게 할 경제 법안들을 만들어 사업하기 좋고 일자리를 기업 스스로 만들어가는 그런 토양을 만들어주면 감사하겠다. 제발 그 입들을 다물어 주시길 부탁한다. 

그럼 한국교계는 어떠한가? 우스갯소리로 자고나면 교단이 하나생긴다는 말처럼 사분오열되어있다. 주님이 보시면서 뭐라고 하실까 두렵다. 하나 됨을 위해 나의 생각과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 이게 주님의 가르침이다. 목사의 논리나 학식이 아니라 목사가 성경말씀에 순종하고 예수님의 제자로 사는 것이 은혜가 되는 것이다. 

제발 ‘그 입들을 다물고’ 행동으로 이 시대의 참 목사임을 보여 주시기를 바란다. 겨울 낙엽을 바라보며 주님 나로 참 목사가 되게 하옵소서. 기도하게 된다. 입을 다물고 기도의 입을 열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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