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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호 목사
  • 승인 2018.12.1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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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호 목사/춘천동부교회

5년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일스라는 5세 아이가 생후 18개월부터 백혈병 진단을 받고 침대에 누워 지냈습니다. 계속되는 항암 치료 중에 난치병에 걸린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국제소원성취기관(Make a Wish)’에서 배트맨이 되고 싶은 마일스의 소원을 알고 돕기로 하였습니다. 배트맨 분장을 해주고, 특별 제작된 배트맨 차를 타고 거리 퍼레이드를 한 뒤 펭귄 옷을 입은 악당에게 폭탄으로 묶인 여성을 구출합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2만 여명의 군중들은 배트맨 코스튬(분장)의 마일스에게 박수를 보내줬고, 오바마 대통령도 직접 영상을 찍어 마일스에게 ‘여성을 구해주어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연방 검사가 정식으로 거리의 악당 리들러와 펭귄에게 기소장을 작성하고, 가상 신문 1면에 마일스의 활약상을 특별로 다뤘습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배트맨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따뜻한 기적이다”, “정말 감동적이다” 등의 반응으로 호응해주었습니다.

저 역시, 5년 전 마일스의 이야기에 크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마일스의 기사를 보고 놀랐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 마일스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악당을 물리치듯 자신의 병을 물리치고 건강한 소년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마일스는 어린이 야구선수로도 뛰면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일스를 살린 힘이 무엇일까?’ 마일스를 지지해주며 그에게 다가가 따뜻하게 대해줬던 주위 사람들, 시민들과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용기를 주어 병상에 있던 아이에게 큰 힘을 주어 살려낸 것입니다. ‘우리’ 의식을 가진 사람들의 따스한 생명의 힘이었습니다. 

한편, 마일스에 대한 좋은 소식이 태평양을 건너올 때 우리 사회는 러시아인 어머니를 둔 혼혈 중학생이 집단 왕따와 구타로 도망치다가 15층에서 추락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다문화권 사람들의 아픈 현실을 다시 한 번 보면서 마일스의 아름다운 이야기와 대조되었습니다. ‘우리’가 함께하면 생명을 살리는 힘도 있지만, 우리 의식이 깨지면 무고한 생명을 죽이기도 한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어떻습니까? 사람들의 아픔을 얼마나 나의 문제처럼 여기며 살고 있습니까?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들은 주님이 가르쳐주신 ‘우리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함께 힘을 모아 주님의 뜻을 이루며 살리는 일들을 감당하며 살아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도 힘을 모아 누군가를 격려하고 힘이 되어 병든 자도 치료하는데, 우리는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영원한 천국 백성으로서 서로 만나면 생명을 살리는 일을 감당해야 마땅합니다. 말씀과 기도와 아낌없는 사랑의 놀라운 능력으로 살려야 합니다. 그런데 혹 누군가를 살리기보다, 세우기보다, 상처를 주고 깎아내리는 일을 더 많이 하고 있지는 않는지 우리는 함께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한 성도가 아파서 주님께 나온다면 우리가 같이 아파해야 하고, 우리가 그를 위하여 기도하며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어떻게 그를 도울 수 있는지 ‘사랑의 우리 의식’을 가지고 도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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