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 염려하는 교회라면 ‘세대통합교회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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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 염려하는 교회라면 ‘세대통합교회학교’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8.10.02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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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6 코리아 대표 김치남 목사

교회학교가 없는 교회도 운영
세대 통합 교육은 ‘장기 목회’

인터뷰를 계획한 것은 1년 전이었다. ‘D6 콘퍼런스’를 위해 1년 전 한국을 방문했던 김치남 목사(D6 코리아 대표. 토론토예수촌장로교회). 하지만, 빠듯한 일정으로 경기도 안양과 서울 신도림역, 수원 성균관대 근처에서의 만남 등 세 번의 약속이 모두 어긋나고 말았다. 1년 후, 인터뷰 약속은 다시 진행됐다. 역시 그대로의 빡빡한 일정 탓에 캐나다로 돌아가는 당일 아침에서야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안양역 작은 커피숍에서 마주 앉은 김 목사는 ‘다음 세대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세대통합교회학교’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 D6 코리아 대표 김치남 목사는 이제 신앙교육은 가정에서 먼저 실시돼야 한다며 한국 교회가 가정의 중요성에 새로 눈을 떠야 한다고 강조한다.

#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통합 교육

“당신의 가정은 나의 교회다. 당신의 교회는 나의 가정이다.” 김치남 목사는 가정의 중요성을 말했다. 암울한 현실로 다가온 다음 세대를 살리는 길, 이를 통해 교회가 사는 길도 가정이 건강해야 한다고 했다. 신앙교육 또한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가정이 교회가 되고, 교회에서 가정의 행복을 맛보고 누리게 하기 위해서다. 이제 한국 교회 목회자들이 이런 생각과 목회 철학을 가져야 한다.

이것을 교회에 연결시킨 것이 ‘세대통합교회학교(주일학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단어이지만, 일부 교회에서는 세대통합예배와 함께 이미 실시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함께 참여하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교회학교 형태다. 소수의 인원이 출석하거나 부모가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아이들이 대부분인 교회에서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 세대의 통합을 통해 ‘또래 모임’이라는 벽을 허물고, 세대 간의 교류와 부흥, 가정을 통한 부흥운동을 이끌어 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세대통합교회학교를 위해 기존의 교회학교를 없앨 필요는 없다. 교회학교는 그대로 유지하되 별도의 학생들을 선발해 학교 체제로 운영한다. 학생 모집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입학생들을 위한 장학제도와 방학기간을 둔다. 입학한 후에는 꼭 1년을 다녀야 하며, 부모가 함께 입학해야 하는 것도 중요 조건 중 하나다.

김 목사는 “교회학교 출석 학생 중 20% 정도를 먼저 교육하고 점차 참여 인원을 늘려 가면서 5년 정도 교육하면 자연스레 세대통합교회학교로 분위기를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단기훈련을 통해 장기훈련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세대통합교회학교와 세대통합예배는 단기가 아닌 장기 목회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김 목사의 주장. “당장은 불편하고 어색하지만 이 한계를 극복하고 뛰어 넘는 시간과 과정이 있어야 한다. 어린 아이가 청년이 될 때까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신앙의 변화를 보아야 하는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가족들 모두가, 혹은 부모와 형제가 함께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가정에서 교회를 맛보고, 교회에서 가정의 행복을 누리는 과정에까지 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대통합교회학교를 구성하는 두 축은 가정과 교회. 김 목사는 “이런 의미에서 세대통합교회학교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프로세스다. 가정예배와 교육, 신앙을 한 번에 해결하는 가장 좋은 프로세스”라고 강조한다.

# 교회학교 교육 가정에서 그대로

▲ 김 목사는 하나님의 나라는 세대가 함께하는 곳에, 가정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세대를 통합하고 함께하는 교회에 주시는 하나님의 축복은 바로 가정이 화목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 목사는 세대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네덜란드 교회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가족 중심의 신앙생활이 김 목사가 말하는 네덜란드 교회의 강점. “자녀들이 성장해도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적다. 그 이유는 신앙생활의 중심에 가정이 있고, 가족이 중심이 되는 신앙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가정이 함께해야 다음 세대의 사역을 붙잡을 수 있다. 교회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이 좋다고 교회가 지탱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먼저 가정에서, 부모에 의한 신앙교육이 시작돼야 한다. 가정을 붙잡아야 한다. 가정이 살면 신앙이 살고 교회가 산다”고 강조한다.

교회학교 아이들을 또래별, 학년별로 나누는 것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한국 교회의 벽’이라고까지 표현한 김 목사는 “교회 안에 세상적인 교육시스템이 도입된 전형적인 유형”이라고 지적했다. 세대의 통합을 통해 교제하게 하고, 영적 입양으로 더 큰 의미의 가족 공동체를 형성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 “세상에서는 보기 어려운 모습을 보는 곳이 바로 교회가 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세대통합교회학교에서는 말씀 읽기, 듣기, 말하기 등 여덟 가지 학습능력을 가르치는 훈련을 하는데, 부모가 함께 교육을 받고 가정과 교회에서 교육하게 한다.

가장 중요한 시간은 식사시간. “네 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이 시간에 한자리에 앉아 말씀을 묵상하고, 하브루타식 질문과 대화를 이어간다. 함께 식탁을 함께 차리고, 치우고 설거지를 하면서 밥상머리 교육이 자연스레 이루어진다.” 이것을 가정으로 그대로 옮겨 집안의 식탁문화로 가져간다. 교육의 현장을 가정으로 옮겨 가정에서도 교회학교의 교육이 그대로 유지되게 하기 위해서다.

# 가정을 통한 부흥운동

쉐마교육, 하브루타, D6 등 한국 교회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유대식 교육은 어떨까. 김 목사는 “유대식 교육들의 기초가 성경에서 나왔다는 것은 중요한 공통점이지만 유대인 교육과는 다르다”면서 “유대주의로 가는 부분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를 교회 안에 세워가는 것을 배워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리고 “모든 교육들이 세대가 함께 교육하는 것이 돼야 하며, ‘가정을 통한 부흥운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가정과 교회, 사회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 성경이 말하는 제대로 된 교육이라고 말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세대가 함께하는 곳에, 가정에 있습니다. 세대를 통합하고 함께하는 교회에 주시는 하나님의 축복은 바로 가정이 화목하게 되는 것입니다. 손해가 되더라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말씀대로 순종하면 반드시 복이 되게 하십니다. 이것이 제가 D6를 하면서 눈으로 확인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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