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예배를 오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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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예배를 오해하고 있다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8.09.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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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작은교회동역센터 정기 포럼

예배 관람자가 아닌 참여자의 능동적 자세 필요

전문 사역자 초빙보다는 평신도 훈련이 더 효과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예배가 오해돼 왔다. 교회, 예배라는 극장에서 하나님만이 유일한 관객이어야 하는데, 회중들이 관객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설교와 찬양을 평가하고 점수를 매긴다. 이제 평가를 내려 놓아야 한다.”

예배사역연구소장 이유정 목사의 말이다. 교인들은 물론 목회자들까지 예배를 오해하고 있다고 했다. 교인과 목회자들이 하나님만이 할 수 있는 예배에서의 역할과 자리를 빼앗고, 온전한 예배가 되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 우리의 몫이 아니라는 말이다. 건강한작은교회동역센터가 마련한 정기 포럼에서였다.

# 예배에 대한 ‘평가’ 내려놓기

이 목사는 무엇보다 예배가 평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서부터 잘못됐다고 했다. “예배를 평가하는 것은 배우인 회중들이 할 일이 아니다. 유일한 평가자는 관객인 하나님뿐”이라고 했다. 교인과 목회자들이 예배에 대한 오해로 이 자리와 역할을 빼앗았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우리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나 예배의 구성을 이루는 것이 아닌, 오직 지금 이곳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실현하는 것이 교회이며, 예배요 설교”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교인들 모두가 예배의 관람자가 아닌 참여자로서 능동적인 예배자가 돼야 하며, 목회자는 평신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온전한 예배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격려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키에르 케고르의 극장 비유를 들었다. 사람들의 인식은 목회자는 배우, 평신도들은 관객, 하나님은 총감독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하지만 이 목사는 “건강한 교회의 구조는 모든 평신도들은 배우, 목회자는 프람프터(배우들이 연기 도중 대사를 잊어버릴 경우를 대비해 옆 커튼 뒤에서 대사가 적힌 판을 들고 있는 사람), 하나님이 그 극장에서 유일한 관객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회중과 목회자가 예배와 설교, 찬양을 평가하고 점수를 매기는 것은 이 구조를 모르고 관객의 입장에서 예배를 드리기 때문이다. 회중은 평가를 내려놓아야 한다”며 예배에 대한 바른 이해를 촉구했다.

▲ 건작동 포럼에서 이유정 목사는 예배의 회복을 말했다. 하나님이 유일한 관객이며 온전한 주인이 되는 예배로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설교 직후가 가장 중요

많은 교회가 ‘헌금송’으로 인식하는 설교 후 찬송. 하지만 이 목사는 결단과 파송의 의미를 담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했다. 교인들의 일주일의 생활 가운데 하나님의 부르심에 가장 적극적으로 응답하며 신앙을 고백하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시간을 설교가 끝난 직후로 보았다. “하나님께 결단하고 헌신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이 때인데, 목회자들 대부분이 이 시간을 놓치고 그 시간을 회중에게 돌려버리고 만다”며 안타까워했다. 헌금보다는 설교와 가장 적합한 찬송을 선정해 회중들이 설교에 대해 바로 반응하고 결단하게 할 것에 대한 요청. 그리고 그 고백을 신앙과 생활로 녹여내고 세상에서 행동하게 할 것을 주문했다.

“이 시간에 많은 교인들이 깨어지고 회복하며 하나님을 만난다. 그리고 회중들을 거룩한 왕 같은 제사장으로 세상에 파송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예배에서 회복돼야 한다.”

적은 인원이 더 친밀한 예배를 드릴 수 있다거나, 전문적인 예배 인도자나 찬양 인도자가 있어야 더 예배다워진다는 생각도 예배에 대한 오해라고 했다. 숫자보다는 공동체 속에서 누리는 친밀함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목사는 “예배 인도자와 회중의 간격이 가깝고 친밀하기 때문에 오히려 보다 분명한 예배와 말씀에 대한 훈련이 없으면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예배와 찬양 인도자, 심지어 설교자까지도 예배 인도자이며, 회중들이 하나님을 만나게 하는 가이드라면서 예배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주문했다.

전문 사역자 초빙에 대해서도, 개 교회 안에 음악성이 있고 예배하려는 마음이 있는 평신도들을 훈련시켜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면서 전문 과정 혹은 사역기관에서의 훈련을 제안했다.

이유정 목사는 예배의 회복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하나님의 관심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을 누리는 것보다 그들을 예배자로 회복시키는 것이었다. 시내 광야에서의 혹독한 훈련도 예배를 위한 훈련이었다. 한국 교회 안에도 예배를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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