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기독교 역사를 기념할 울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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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기독교 역사를 기념할 울타리가 필요하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8.0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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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3·1운동 100주년 준비는?
▲ 한국교회가 내년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한교총과 평통연대가 주최한 3.1절 기념예배.

36년간 일제 압제에서 벗어나 해방의 기쁨을 맞본 지 올해로 73년이 됐다. 
특히 해방으로 나오는 긴 터널에서 우리 민족의 저력을 보여주었던 1919년 3·1운동이 내년이면 100주년을 맞게 된다. 

우리나라 헌법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건국의 뿌리를 3·1운동에서 찾고 있다. 

이러한 3·1운동 역사와 해방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기독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 안에서는 다양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사업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점검해 보고 방향성을 검토해본다. 

교회사 속 3·1운동의 의미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해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최근 출범하고 부총리를 지낸 한완상 장로를 임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100주년을 맞는 3.1운동 기념사업을 남북 공동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며, 독립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 종교계를 고려해 교회협 이홍정 총무, 한기총 엄기호 대표회장 등 기독교계를 비롯한 종교계 인사들을 출범식에 초청하며 협력을 당부했다. 

한국교회 역사적 차원에서도 3·1운동은 각별하다. 고신대 이상규 교수는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기독교인은 절반에 해당했고, 3·1운동이 전국에서 일어나는 과정에서 교회와 기독교 학교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며 “1919년 전체 인구 1600만명 중 당시 기독교 인구는 많아야 1.5%(약 20만명)였던 사실을 생각하면 신앙인들의 결단과 참여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만열 장로는 “3월 1일 첫날 서울 외에 8곳이 대부분 기독교계 중심이었고, 평양과 의주는 목사들이 주동했다. 주동세력이 뚜렷한 지역 311개 곳 중 기독교는 78지역, 천도교는 66지역,(당시 교세 100만여 명) 양 종교 합작지역이 42개 지역이었다”며 “그해 6월 30일까지 투옥된 9458명 중 기독교인은 2,087명(22%)였고, 12월 말에는 19,525명 중 기독교인은 3,373명 (17%)이나 됐다. 그나마 지방 자료에서는 기독교인 여부가 빠진 경우가 많다”고 3·1운동에 임했던 신앙인들을 높이 평가했다.  

당시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민족의 고난 앞에 목숨까지 내놓았던 역사를 현재의 가치로 다시 살리고 조명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은 당연한 것이다.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은? 
교단 가운데는 예장 통합과 기독교대한감리회가 그동안 가장 적극적인 노력을 해왔다. 통합총회는 2016년 제101회 정기총회에서 2019년까지 3개년 기념사업을 허락했으며, 특히 3.1운동 당시 수감됐던 장로교인 추전 1440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위한 ‘1440 프로젝트’를 결의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도 2016년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진행을 위해 ‘기독교역사문화진흥원’ 설립을 추진했다. 이후 기념사업위원회를 가동한 감리회는 3.1운동 당시 투옥된 기독교인과 문화유산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해 지난 연말 자료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예장 합동, 기성 등 교단들도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교단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연합기관 중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일치감치 기념사업과 준비위원회 구성을 의결해 활동해왔다. 통합, 감리회, 대한성공회, 기장, 한국YMCA와 한국YWCA 등 회원교단과 단체들이 연대하며 관련 사업들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교회협은 2017년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공동합의문을 발표하고 3.1운동 100년을 공동기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내년 3.1절을 전후해 기념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교회총연합이 국민대회, 국내외 행사, 문화와 학술행사 등 12가지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에서 그치지 말고 역사를 남겨야”
평양대부흥 100주년, 광복 70주년 등 여러 기념사업을 추진하면서 무엇을 남겼는지 한국교회는 돌아보면서, 내년 100주년을 보내야 할 것이다. 

주요 23개 교단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교회교단장회의는 4월에 이어 지난달 30일에도 한국교회 전체가 10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하자고 했다. 

회원교단과 단체가 추진해온 사업들은 그대로 추진하면서, 큰 틀에서는 한국교회가 한 울타리를 쳐보는 것은 어떨까. 1919년의 한국교회는 지금과 같은 심각한 분열은 없었다. 장로교단은 조선예수교장로회뿐이었다. 그 역사를 기억하고 한국교회가 3·1운동 100주년을 같이 기념하고 공동의 신앙유산을 남기는 것은 어떨지 진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예장 통합 변창배 사무총장은 “각 교단과 단체들이 준비해온 사업들이 존중되는 가운데, “회의 테이블이 마련된다면 3·1운동을 더 의미있는 교회역사로 조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현재는 정상적인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진보와 보수 기독교계가 매년 함께해온 한국교회부활절예배 준비위원회와 같은 사례가 있다. 의미에만 집중한 나머지 공감과 영향력 없는 기념사업이 되어서도 안 되고, 행사에만 치중하거나 교세 과시에서 그치는 대규모 기념사업도 안 될 일이다. 

또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전국에 산재해 있는 3·1운동 유적이다. 무관심 속에 상당수가 소실됐지만, 지금이라도 유적들에 대한 관심과 보존 노력이 요구된다. 

전국의 골목길을 돌며 역사유적을 발굴해온 서울신대 최석호 교수(관광경영학과)는 “무관심 속에 독립운동의 유산들이 사라지고 있다. 한국교회가 더 이상 늦지 않게 3·1운동 정신과 문화유산 지켜야 한다”고 관심을 촉구했다. 특히 전국 3·1운동을 전개됐던 교회들을 보전하고 지역 관광자원들과 연계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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