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하락세 ‘가속’…변화 없이 기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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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하락세 ‘가속’…변화 없이 기회 없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7.1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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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목협,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 출간 ... 개신교 인구 증가했지만 내적역량 약해져

한국교회 현실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미래의 방향타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래야 무엇을 위해 기도할지 제목을 세울 수 있고, 구체적인 대응도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이성구 목사)가 2013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보고서를 출간했다. 전체적 결론을 언급하자면 한국교회는 전반적으로 기울고 있다. 하향세라는 말이다. 

2015년 정부가 실시한 종교인구 조사에서 개신교 인구는 967만6천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19.7%에 달해 불교 15.7%, 가톨릭 7.9%보다 크게 앞섰다. 그러나 한국교회를 더 내밀하게 들여다본 이번 조사결과는 우리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한목협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지앤컴리서치(대표:지용근)에 의뢰해 지난해 9월 22일부터 10월 2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표본을 대상을 실시한 설문 ‘2018 한국인 종교생활과 의식조사’가 그것이다. 

2018년 한국교회는 어디에 서 있나?
본인의 신앙정도를 평가해 달라고 질문했을 때, 응답자들은 2012년보다 2017년 조사에서 자신의 신앙수준을 낮게 보고 있었다. 

‘기독교 입문층’ 응답자는 39%로 5년 전보다 24.6%보다 크게 높아졌지만, ‘그리스도 인지층’, ‘그리스도 친밀층’은 오히려 7%씩 감소했다. ‘그리스도 중심층’도 15%에서 14%로 소폭 하락했다. 

‘신앙(성령)체험’ 질문에 1998년 52.7%, 2004년 52.3%, 2012년 50.6%가 ‘있다‘고 응답했지만, 2017년에는 46.1%로 절반 이하로 처음 줄었다. ‘신앙과 일상생활의 일치’ 정도를 물었을 때도 결과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1998년 ‘일치한다’가 64.7%, 2004년에는 61.3%였지만, 2017년 기준에는 48.2%로 감소폭이 컸다. 불교인과 천주교인이라는 응답자들이 꾸준히 증가한 것과는 상대적인 결과였다. 2017년 불교인은 ‘일치한다’가 54.6%, 천주교인은 62.9%를 기록했다. 대체적으로 개신교인들의 신앙 의욕이 높지 않다고도 볼 수 있는 결과이다. 

이런 교인들을 위해 한국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힌트는 또 다른 여론조사 항목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신앙수준이 하락세라고 하지만 양육 받고 싶어하는 마음은 여전했다. ‘교회 양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2017년 응답률은 2004년, 2012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78.2%는 여전히 양육교육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교회 봉사활동 의향에 대해서도 ‘하고 싶다’는 응답이 89.2%로 ‘줄이거나 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 10.8%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앤컴리서치 지용근 대표는 “교회봉사를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교회 양육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며 “더 구체적으로는 교회 내 전문화된 사역을 구축하고 공동체 의식을 높일 수 있는 소통 시스템을 강화한다면 더욱 적극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신앙인들을 길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가정 신앙교류 5명 중 3명은 ‘없다’
개신교 인구는 증가했지만, 문제는 고령화 현상이다. 교회에서 젊은이들이 떠나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른 종교에서도 젊은층 이탈현상은 심각하다. 그렇다고 교회가 방관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따른 2005년 대비 2015년 연령별 인구 증감률을 보면, 9세 이하 개신교 인구는 17.3%나 감소했다. 10대는 7.1%, 20대는 10%, 30대는 5.7%가 줄어들었다. 상대적으로 40대는 16.6%, 50대는 67.7%, 60대 이상은 80.1%나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향후 젊은 층의 이탈현상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예장 통합총회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중고등부의 경우 10년 전 2006년보다 2015년 현재 22%나 줄어들었다. 
해법은 가정교육에서 찾아야 한다고 기독교 교육 전문가들은 제안한다. 

기독교연합신문이 2014년 크리스천 중고생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무려 47.2%가 자신의 신앙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인물에 대해 ‘어머니’라고 답했다. 목사님이나, 전도사님이라는 11%보다 4배 이상 높다. 그만큼 가정 안에서 신앙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한목협 조사에서 가정 내 어떤 신앙교류 활동을 하는지 물었을 때(중복응답), 5명 중 3명은 ‘활동이 없다’(60.8%)고 응답했다. ‘신앙나눔/상담’ 23%, ‘가정예배’ 16.7%, ‘QT나눔’ 7.9%, ‘기타’ 2.4%였다. 절반이 넘는 가구에서는 신앙 교류활동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자녀의 신앙교육을 하고 있는지 질문했을 때 43.1%만 하고 있다고 답했다. 불교 13.9%나 천주교 21.4%보다는 훨씬 높지만 자녀의 신앙교육을 하는 개신교인은 절반도 안 됐다. 개신교는 주로 어머니, 중직자, 모태신앙, 교회 봉사계층에서 주로 신앙교육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교회봉사에 대한 상반된 평가
흥미로운 결과는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도 반응에서 나타났다. 개신교인의 76.4%는 ‘기여한다’고 본 반면, 비개신교인의 62.2% ‘기여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한국교회봉사단이 작년 8월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개신교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호감도를 물었을 때 45.8%만 ‘호감이 간다’고 답했고, 42.6%는 ‘호감이 가지 않는다’, 11.6%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호감이 가지 않는 이유를 물었을 때, 65.1%는 ‘전도 수단으로 삼아서’, 24.7%는 ‘보여주기식으로 활동해서’가 높았다. 

지용근 대표는 “교인들이 생각하는 교회의 지역사회 기여도와 실제 지역주민이 생각과는 차이가 매우 큰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지역사회에서 원하는 실제적인 필요를 파악해 봉사활동을 하면서 보여주기나 과시적 활동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천신대 조성돈 교수는 “사람들이 개신교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경험해보면 교회의 직접적인 봉사를 보게 된다. 봉사가 전도나 자기중심적 봉사에서 끝나지 않고 지역사회와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는 방식으로 세워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향후 한국교회 봉사활동에 대한 선입견을 넘어서는 것에 대해 더욱 진지한 고민과 해법 모색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 가장 가슴 아픈 대목은 ‘가나안 성도’의 급증이다. 교회출석 여부를 붇는 질문에 1998년과 2004년에는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은 88% 수준이었다. 2013년에는 오히려 89.5%로 소폭 증가했다. 그런데 5년 후 2017년 조사에서는 교회에 출석한다는 응답자는 76.7%로 낮아졌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가나안교인’이라는 응답자는 23.2%나 된 것. 직전 조사보다 가나안 교인이 무려 13%나 늘어난 수치이다. 

가나안 교인이 된 이유에 대해 ‘얽매이기 싫어서’가 44.1%로 가장 높았다. ‘목회자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아서’가 14.4%, ‘교인들이 배타적이고 이기적이어서’가 11.2%였다.  

조성돈 교수는 “불출석 교인들은 과거와 달리 개인의 의지에 의해 교회에 나가지 않고 있는 것을 여론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차이는 앞으로 커다란 변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며 “불출석이 정당화되고 주체적 선택이 되었다면 이런 경향은 더 많은 동조자들을 이끌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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