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는 것만큼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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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는 것만큼 힘듭니다
  • 류춘배 목사
  • 승인 2018.07.0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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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춘배 목사/정남중앙교회

수만 혹은 수십만 톤의 화물선 선장이 가진 최고의 권한 중 하나가 ‘제티슨’(Jettison)입니다. 이 말의 사전적 의미는 ‘버려라’입니다. 해외로 수출하는 수천억의 물건들, 수백 개의 컨테이너들, 그리고 고가의 수입품일지라도 이 제티슨 명령에 선원들은 어느 누구도 이유를 달지 않고 명령대로 바다 속으로 미련 없이 버립니다. 선장은 운항 중 뜻하지 않은 재난이나 태풍을 만나게 되면 이 제티슨 권한을 발동하여 운항에 필요한 물건 외에는 모두 버리게 합니다. 그렇게 배를 가볍게 해야 태풍의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로부터 배의 안전을 도모하여 배를 지키며 선원들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는 국민소득 3만 불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연휴에는 해외 여행객들로 공항이 북새통을 이룹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사들도 자신보다 작은 교회는 무의식적으로 업신여기는 마음들이 있고 자신의 교회보다 크면 괜히 잘못된 교회인양 비토 하는 말을 합니다. 그만큼 모자람의 인격이고 하나님의 것을 자신의 것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비극은 너무 많이 소유하는데 있습니다. 많은 옷들 속에 오늘은 무엇을 입고 출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많이 가진 지식 때문에 교만하고 손에 쥔 재산 때문에 주식에 투자할까 안전한 은행에 예금할까 은행이라면 어느 은행이 0.01%라도 이자가 높은가를 찾는 불행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 시대는 빈곤의 때라 배고픔의 나날이었습니다. 지금은 고단백질과 서구화된 식생활로 비만과의 전쟁, 성인병과의 전쟁 중입니다.

버립시다. 불가항력적인 문제를 돌파할 때 우리는 ‘제티슨’ 이란 말을 사용하게 됩니다. 항공기도 안전한 착륙을 위해 바퀴를 폅니다. 그때 기체 이상으로 작동 불가의 경보 등이 켜지면 기장은 중요한 결단을 합니다. 동체가 활주로와 부딪칠 때 생기는 대형 화재의 위험으로부터 비행기를 보호하기 위해 인천 앞바다를 날면서 바다에 연료를 쏟기 시작합니다. 때로는 그 연료가 수천만 원일 수 있지만 그 많은 돈을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미련 없이 포기합니다. 쏟아 버립니다.

오늘 우리의 불행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많이 가지려고 하는데 있습니다. 주의 종이라 고백하면서 남의 부흥방법을 배워 교회를 키우려고 합니다.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부흥을 위해 불신자들에게 미친 듯 전도 한번 하지 않았고, 성전에서 목이 쉬도록 부르짖지도 철야도 금식기도 않았으면서도 부흥을 꿈꾸고 있으니 참 종이 맞는지 나를 돌아봐야 합니다. 기도하고 말씀을 연구하고 그리고 그 말씀에 순종하는 생활에서부터 목회가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목사부터 버리는 생활이어야 합니다.

목회자에게 경건과 진실이 묻어나지 아니하면 안 됩니다. 주님은 오늘 내 자존심도 학력도 배경도 버리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내가 너를 인도하고 책임져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솔직히 내 손에 쥔 것을 내려놓으면 편합니다. 비우면 우리가 생각 못한 큰 기쁨과 은혜를 주십니다. 버리지 않고 모두를 얻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도 ‘제티슨’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뜻있는 일을 하면서도 감사와 기쁨이 없는 이유는 움켜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비우는 훈련을 합시다. 옆도 바라봅시다. 앞만 바라보면 독선이 됩니다.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웁시다. 하나님은 인간이 함께 살도록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주님 나로 내려놓고 버리며 베풀며 나누며 더불어 사는 지혜를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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