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맨’이 되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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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맨’이 되어보세요
  • 김학중 목사
  • 승인 2018.03.13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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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 목사/꿈의교회

무섭게 추웠던 겨울에도, 따뜻한 바람이 부는 지금 봄에도, 많은 사람들이 커피전문점을 찾습니다. 그런데 커피전문점들을 보면, 커피 중에서 유독 안 팔리는 커피가 있습니다. 맛이 너무 쓰고 양이 적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그 커피의 이름은 바로 에스프레소입니다. 사람들은 에스프레소가 너무 쓰고 맛이 없어 친해지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커피전문점이라면 어디나 이 인기 없는 커피가 우직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치 약방의 감초처럼 말입니다.

에스프레소는 왜 사람들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카페의 메뉴판에서 사라지지 않을까요? 알고 보면 이유가 있습니다. 에스프레소는 물과 우유와 생크림이 더해져 특별한 맛과 향을 내기 때문입니다. 에스프레소는 물과 함께 아메리카노가 되고, 우유와 함께 라떼가 되며, 아이스크림과 함께 아포가또가 됩니다. 인기 없는 에스프레소는 소리 없이 모든 커피를 뒷받침합니다.

커피에서뿐만 아니라 사람 중에도 에스프레소 같은 이들이 있습니다. 멋진 공연이 화려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무대 뒤에서 돕는 스태프들은 스포트라이트가 비껴간 곳에서 묵묵히 제 소임을 다합니다. 드라마 속 조연 배우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주연 배우에게 꼭 필요한 존재로 드라마를 빛나게 해줍니다. 또한 서로의 소리를 쌓아서 멋진 하모니를 이루어내는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는 함께 할 때 그 아름다움이 배가 됩니다. 그들은 타인과 협력할 때 더 큰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입니다. 스포트라이트가 비껴간 곳에서 묵묵히 제 소임을 다하는 사람, 크게 인기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 타인과 협력할 때 더 큰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 빛나는 스타는 아니지만 스타들을 존재하게 하는 그들이 바로 사람들 사이의 에스프레소맨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이런 에스프레소맨을 주목하지 않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보는 것처럼, 금메달을 따야 인정하고, 은메달, 동메달을 따면 패배자의 얼굴을 합니다. 많은 언론들이 메달을 딴 사람을 주목하지만, 그 뒤에서 함께 훈련한 동료나 코치들은 주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메달리스트들은 인터뷰 중에 동료나 코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러한 메달도 어려웠을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에스프레소맨은 버려져서는 안 되는,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나는 드러나지 못하는 존재인 것’에 속상해하고 안타까워하거나 혹은 ‘드러나지 못하고 주변인으로만 사는 것’에 속상해하고 안타까워하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게 주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물 밑에서 쉴새없이 움직이는 발이 있어야 오리가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드러나지 않지만 꼭 필요한 ‘에스프레소’맨이 있어야 우리 가정도, 세상도 아름답게 됩니다.

그런 자들에게 먼저 손을 내미셨던 예수님처럼, 내가 먼저 그에게 다가가면 어떨까요? 내가 그 사람을 도우면, 언젠가 그 사람이 내 인생의 에스프레소가 되어서 나를 더 빛나고 아름답게 할 날이 올 것입니다. 1등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함께 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만 잘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함께 손잡고 걷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중한 가족과 동료들을 돌아보는 하루가 되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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