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교회교육 어플과 콘텐츠를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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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교회교육 어플과 콘텐츠를 만드세요”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2.1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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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미래를 말하다 ③ 교회교육의 미래 어떻게 변할까
▲ 다음세대 교회교육을 위해 투자하지 않으면 회복은 어렵다. 복음의 본질은 지키되, 세상의 변화에 맞춰 교육환경을 잘 만들어줘야 할 책임이 신앙선배들에게 있다. 사진=부천 성만교회 아동부

다음세대 교회교육을 위해 투자하지 않으면 회복은 어렵다. 복음의 본질은 지키되, 세상의 변화에 맞춰 교육환경을 잘 만들어줘야 할 책임이 신앙선배들에게 있다. 사진=부천 성만교회 아동부

최근 세계적 기업 애플이 내놓은 영상광고에 등장하는 꼬마 아이는 태블릿 PC를 다재다능하게 이용한다. 집 앞 잔디에서 누워있는 아이에게 엄마가 컴퓨터로 뭐하냐고 물었을 때, 아이의 대답으로 광고는 끝이 난다. 아이의 대답은 “컴퓨터가 뭐예요?”이다. 

첨단기술로 대표하는 컴퓨터가 미래에는 구식 도구가 된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컴퓨터를, 지금은 거의 사라진 ‘무선전화기’처럼 여길지도 모를 일이다. 컴퓨터를 활용한 다음세대 교육환경에도 커다란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는 현실이다. 

다음세대 신앙교육도 이런 미래교육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며 나갈 필요가 있다. 교육분야에서 교회학교만큼 변화가 더딘 곳이 있을까 싶다. 섣부른 예측과 결행은 안 되겠지만, 미래 교회학교 상상도를 지금부터 써내려가야 할 때인 것은 분명하다. 

언제 어디서나 교육이 가능한 시대
전통적인 교육방식에 대한 저항은 언제나 있었다. 기성교육에 대한 신세대의 저항은 어떨 때는 시대가 발전하는 동력이 됐고, 어떨 때는 전통교육의 강점을 재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부 박세훈 사무총장은 “미래 교육제도는 단순한 학교 성적보다 사회적 활동을 많이 하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시키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해가 갈수록 기존 학교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교육여건이 많아질 것이 예상된다. 홈스쿨링이 증가하는 것은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아진 것도 있지만 교육재료가 그만큼 다양하고 좋아진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며 교육여건은 크게 나아질지 모르지만, 인성교육이 자칫 간과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할 부분이다.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분노와 우울감 등 병리현상이 오히려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인성역량에 기반을 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지식격차로 오는 상실감을 겪는 아이들도 있을 수 있다. 삶과 존엄이 같이 교육되는 것이 미래교육을 디자인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리타분 교회학교(?), 가정-교회 패러다임으로
교회학교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교회 전체가 큰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교회학교가 사라진다는 것은 그만큼 다음세대들이 교회를 떠나가고 있는 것이며, 그들이 장성해 청장년이 됐을 때 교회는 비어있게 될 수 있다. 

다음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가장 큰 핵심을 생활여건 개선, 사회의식 변화, 놀이문화 급변 등에서 찾기도 한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 말하면 더 이상  교회학교가 재밌고 흥미로운 공간이 아닌 것이다. 

또 일부에서는 재밌고 흥미로움을 만들려는 듯 물량공세를 쏟아내는 곳도 있다. 교회학교에 와서 한번이라도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하는 것은 좋지만, 교육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사회의 미래교육 환경은 바뀌고 있지만 교회학교는 선도하기는커녕 뒤따라가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본질적으로 다음세대 교회교육은 변화할 필요가 있다. 

교회학교 붕괴의 책임을 교회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회복의 방법을 찾으려면 교회와 가정, 교단, 미션스쿨 등 모든 신앙교육 주체가 의지를 모아야 할 때이다. 
최근 미국 교회 안에서는 가정과 교회가 함께 다음세대 신앙교육을 협력하는 움직임들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매튜 링 목사(세계변혁운동 가정챌린지 퍼실리테이터)는 교회와 가정의 동반자적 자세를 필요하다며 자녀 신앙교육을 강조한 바 있다.

매튜 링 목사는 “가정에서 신앙교육을 감당할 수 있도록 교회 지도자와 성도들이 책임감을 함께 지고가는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교회는 가정에서 제자화가 효과적으로 이뤄지는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에서 꾸준히 교회와 가정이 연계하는 교회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한국교회를 향해 촉구해온 기독교학교교육연소장 박상진 교수(장신대)는 “이러한 교육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교회에서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승할 부모의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며 “교육목회의 구조도 부모와 가정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서는 교회 내부 인적자원과 물적자원, 프로그램 재구축을 위한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교회교육 투자 없이 미래 없다
교회학교 회복에 대한 관심은 커졌지만 교회가 그만큼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투자하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일선 교회 가운데 전체 예산 중 교회학교 예산비율은 10%를 넘기는 교회가 많지 않은 곳이 많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가 지난 2015년 발표한 연구프로젝트 설문을 보면, 담임목사 중 교육예산 비율이 5% 수준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대부분 대답도 5% 미만이었다. 예산이 투입되지 못하면 당연히 교육 환경은 뒤쳐질 수밖에 없다.  

교회정보기술연구원 원장 이동현 목사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교회들이 활용할 수 있는 교육자원들이 무궁무진하지만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한국교회가 교육용 어플리케이션이라도 우선 만들고 관련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목사는 “어플리케이션은 특별한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용 툴이 있기 때문에 시도만 한다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조언하면서, “교단이나 연합기관 차원에서 기술교육을 실시해 작은 교회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상현실(VR)을 활용하면 성지순례를 경험하고, 다윗과 골리앗 전투도 목격할 수 있는 시대이다. 과거 교회를 가면 비디오로 성경 만화영화를 접할 수 있었다. 최신 기술과 콘텐츠를 만나는 흥미로운 곳이었다.

교회가 지금 그런 환경을 만들 수 있지만 못하고 있다. 기껏 만든 어플리케이션이 교회 홈페이지 축소판 정도여서는 아이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그것이 관심없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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