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되어가는 나라(The nation, becoming g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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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되어가는 나라(The nation, becoming gods.)
  • 정석준 목사
  • 승인 2017.09.2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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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의 시사영어 39

“아는 것이 병이에요. 그냥 즐기세요. 감상하고 만져보고 느껴보세요.” 걸으며 돌아가는 블록 하나가 모두 예술품이라는 로마의 도시를 누비면서도 고개만 갸우뚱하는 나에게 아내가 던진 말이다. 문득 머리에 가득한 의심과 회의의 짐을 내려놓고, 다만 사람이 이런 정도의 작품도 만들어낼 수 있겠는가 싶은 감탄사를 입에 담고 나니 비로소 구석구석 예사롭지 않은 건물과 조각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황제가 된 ‘베스파시아누스(Vespasian founded the Flavian dynasty that ruled the Empire for twenty-seven years.)’는 ‘티투스’ ‘도미티아누스’ 두 아들과 대규모 공공건축물 건립에 들어갔다. 대대적인 국가의 기강을 잡고, 로마제국의 건재함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콜로세움’이다. 플라비우스 가문에 의해 세워졌다고 하여 ‘암피떼아트룸 플라비움(Amphitheatrum Flavium)’이라고 한다. 
‘양쪽’이라는 뜻의 암피(amphi-)에 ‘극장’의 뜻을 가진 떼아트룸(theatrum)을 합성하여 만든 말이다. 그래서 두 개의 반원형극장을 서로 마주보도록 하게하여 붙이므로 하나의 ‘원형극장’이 되게 했다. 높이가 35m나 되는 ‘네로의 황금동상(Colossus)’의 얼굴을 ‘태양신’으로 바꾸어놓고 그대로 둔 채 건물이 지어졌기 때문에 중세 때부터 이 원형극장을 ‘콜로세움(Colosseum)’ 이라했다는 유래가 있다.

축조공사가 끝나고 2층까지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러나 그 웅장함에 스스로 매료됐던 그는 죽어가면서 유명한 말을 남겼다. “아, 나는 이제 신이 되어가는 모양이다.(oh dear, I think I’m becoming a god)” 그리고 “황제는 누워서 죽을 수 없다.”라고 하며 서서 죽기를 고집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이곳은 단순히 검투경기만 했던 곳이 아니다. 시민들에게 빵과 고기를 나눠주고, 갖은 오락과 스포츠 등을 통하여 쾌락을 주므로, 민심이 황제를 떠나지 않도록 하는 ‘populism’의 전형적인 곳이었다.

성경 속 이스라엘인들에게 가장 큰 모순은 ‘하나님과 산당’의 양립관계이다. 솔로몬조차 자신이 지은 성전을 놔두고 기어이 산당에 올라가 ‘일천번제’를 드렸다. 그렇게 수없이 하나님께 징벌을 받으면서도 끝내 그들은 ‘산당’을 버리지 못했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삶의 위로를 받으려했고, 즉위하는 왕들은 이를 민심으로 이용해 오히려 산당출입을 부추겼다. 그리고 그 산당의 제사 때문에 나라가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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