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도쿄까지 2천km, 용서를 위한 자전거 여행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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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도쿄까지 2천km, 용서를 위한 자전거 여행 떠난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7.08.07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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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선교 다큐영화, ‘용서를 위한 여행’ 제작

자전거에 복음을 싣고 용서를 위한 34일간의 여행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 십자가에 못 박는 순례여정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과의 풀리지 않는 과거사의 매듭을 풀기 위한 여행이 시작된다. 일제강점기의 뼈아픈 역사는 아직 일본 역사왜곡과 위안부 문제 등으로 청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이러한 과거사의 매듭을 풀고 새 시대를 여는 자유의 여행이자, 그리스도 안에서 한국인과 일본인이 하나 되어 서로를 품고 떠나는 연합과 용서의 여행이다. 한국과 일본의 그리스도인 12명이 복음화율 0.4%밖에 되지 않는 영적으로 척박한 땅, 일본을 품고 서울에서 도쿄까지 자전거에 복음을 싣고 떠난다.

▲ 일본을 품고 서울에서 도쿄까지 자전거에 복음을 싣고 떠나는 여정으로 여행의 전 과정은 한 편의 다큐영화로 제작된다.

일정은 오는 9월 18일부터 10월 21일까지 34일간 2,000km에 달하는 대장정으로 서울에서 부산, 부산에서 시모노세키, 시모노세키에서 오사카, 오사카에서 도쿄까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여정이다.

참가인원은 한국인 6명, 일본인 6명으로 총 12명이며, 대상은 자전거를 사랑하고 즐겨 타는 목회자, 선교사, 일반성도 등이다. 이들이 이동하는 34일간의 여행 기록은 카메라로 담아 일본선교 애니 다큐영화 ‘용서를 위한 여행(A journey to Forgive, 제작·감독:이성수)’으로 제작된다.

이번 영화를 제작·기획한 이성수 감독은 “과거 충무로에서 영화를 만들었지만, 하나님을 깊이 만나고 세상 영화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기독영화에 사용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특히 우연한 기회에 일본에서 잇따라 집회를 열게 되고, 일본 내 한국 선교사들의 헌신과 섬김을 보면서 일본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용서는 기독교인들에게 이어 당연한 의무였지만, 역사적 고난을 생각한다면 일본을 용서하고 품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역사 속에서 한국교회에 허락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고, 용서할 수 없는 일본을 용서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이번 다큐영화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영화 제작을 위해 역사자료를 조사하고, 현재 진행 중인 독도문제, 교과서 왜곡문제, 위안부 문제에 대한 내용을 깊이 있게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자료조사를 하면할수록 더욱 일본을 미워하고 증오하는 내면과 직면해야만 했다. 머리로는 알지만, 삶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일본과의 오랜 과거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용서를 위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영화의 제목도 ‘용서를 위한 여행’이다.

▲ 일본선교 애니 다큐영화 ‘용서를 위한 여행(A journey to Forgive)’을 제작, 기획한 이성수 감독.

이 감독은 “용서해야 하지만, 용서 못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일본에 간다. 일본의 근대화와 군국주의화 과정에서 일본은 도쿄에서 시모노세키까지 철도를 놓고 시모노세키에서 부산까지 뱃길을 열고 다시 부산에서 서울까지 철도를 놓은 다음 정치가들과 군인들, 상인들을 실어 나르며 조선을 유린했다. 그래서 나는 그 길을 거슬러 가며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기로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용서할 수 없는 그 길을 자전거로 달리며 용서하지 못하는 정욕의 마음을 십자가에 못 박으며 고난의 순례여행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행이 끝난 후에는 생각과 지식이 아니라 마음과 가슴으로 일본을 용서하게 되리라는 소망을 품고 있다.

자전거 여행팀은 34일 코스(자전거 25일 일본 뱃길 2일, 탐사 3일, 주일 4일)로 한국교회 8곳, 일본교회 19곳을 방문하게 된다. 또 매 주일마다 한일연합 용서 예배를 드리며, 수원 제암교회와 천안 매봉교회, 오사카 백제사적과 왕인박사묘 등 7곳의 역사유적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자전거 여행이라는 동적인 영상과 양국의 역사적 아픔을 차분히 분석하는 정적인 영상, 아픈 사실의 재현을 어색한 사람들의 연기가 아니라, 아름다운 채색의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낸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4계절을 통해 양국의 유사한 문화와 토양을 담아 동질감을 느끼게 하며, 여행에서 만나는 일본인과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반목과 대립을 화해와 소통으로 전환하는 반전있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담아낸다.

영화는 애니메이션을 선호하는 일본인들에게 ‘애니다큐’라는 새로운 장르로 눈높이를 맞추었다. 피해자인 한국인이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미안하다고 고백함으로써 일본인으로 그리스도의 마음의 다름이 어떠한지 깨달음을 주고, 일본인의 사과와 회개의 고백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백성이자, 한 자녀임을 깨닫게 하는 시간이다. 이러한 용서의 메시지가 일본 뿐 아니라 한국교회 내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키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성수 감독은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해 1988년 영화 ‘맨발에서 벤츠까지’, ‘어린연인’을 제작했으며, 1993~1995년 한국예술신학교 연극영화과 주임교수, YWAM 간사를 지내고, 북미원주민선교영화 ‘뷰리풀차일드’를 제작해 미주교회와 일본 교회에서 방문집회와 상영집회를 열며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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